2016.04.21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작년 국내 주요 연금 및 공제회 중 가장 우수한 기금운용 성과를 냈다. 지난해 주식·채권 투자 성적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가운데 부동산 사모펀드(PEF) 등 대체투자에서 승패가 갈렸다.
21일 매일경제가 3대 공적연금(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과 운용규모 상위 3개 공제회(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행정공제회)들의 지난해 금융투자자산 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교직원공제회가 연 5%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다. 교직원공제회는 투자자산 20조원 등 총26조원의 자금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규모 공제회다. 2014년에도 5%대 수익률을 기록한 3대 기관(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가운데 유일하게 2년 연속 5%대 수익률로 안정적 운용능력을 보여줬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수익률 4.57%로 2위를 차지했지만 2014년(5.25%)에 비해서는 다소 뒤처졌다. 행정공제회는 2014년(4.40%)과 엇비슷한 4.3% 수익을 냈다. 공무원연금(3.9%)과 사학연금(3.72%)은 모두 3%대 수익률이지만 전년과 비교해 향상됐다는 점에서 다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들 연기금 및 공제회 수익률을 이끈 힘은 대체투자다. 글로벌 증시가 정체돼 있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근 몇 년간 유일한 수익원은 대체투자뿐이라는게 연기금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사학연금이 지난해 대체투자 부문을 국내와 해외로 분리하며 전문성 강화에 나선것이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대체투자 분야 중에서도 특히 부동산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교직원공제회는 국내 부동산부문에서 2014년 대비 95억원 증가한 679억원의 이익을 실현했다.해외대체투자의 60%를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 사학연금은 미국 워싱턴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투자한 오피스빌딩의 성과가 우수했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해외대체만 따로 보면 9.12% 수익률로 전체 대체투자수익률(7.61%)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행정공제회도 부동산 분야에서 작년초에 세운 연간사업목표치(수익률)을 100% 이상 달성했다. 장동헌 행정공제회 사업부이사장(CIO)는 “오피스빌딩, 물류센터 등 해외부동산에서 받은 배당금과 차익실현한 부분이 수익률 제고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대체투자 중 기업금융 관련분야도 호재로 작동했다. 교직원공제회 측은 “프로젝트 및 선순위 인수금융펀드의 고정이자 분배금과 금호패키지딜 매각 등을 통한 수익 회수 등으로 기업금융 부문에서 전년 대비 237억원 증가한 760억원의 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최영권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CIO)도 “금호산업 매각과 블라인드펀드에 담았던 LIG 넥스원의 상장으로 큰 이익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반면 2012년 이후 대체투자를 확대하며 운용 성과가 급격히 개선됐던 군인공제회는 지난해 부동산과 PEF 등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4년 만에 운용수익률이 또 다시 1%대로 추락했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대체투자(-0.8%)에서 가장 많은 손실이 발생했다. 과거에 투자한 부동산 중 자산 가치가 떨어진 자산을 손절매 한 데다 2007년 PEF를 통해 투자한 씨앤앰 건에서 발생한 손실 등을 반영한 영향이 컸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잠재적 손실을 사전에 털어내기 위해 부동산, PEF, 선박, 에너지 등 대체투자에서 평가손실 난 부분을 지난해 일괄 반영하면서 수익률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주식부문은 국민연금이 해외주식에서 5.73%의 좋은 성적을 냈지만 국내주식에서 1.67% 수익률에 그쳐 빛을 바랬다.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도 국내주식에 직접 투자한 것보다는 위탁운용 등 간접투자에서 더 우수한 성과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최영권 CIO는 “벤치마크가 직접은 코스피200, 간접은 코스피인데, 작년에 중소형주가 좋아 상대적으로 간접투자 수익률이 더 높게 나왔다”며 “다만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은 직접투자 쪽이 좀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채종원 기자 / 송광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