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21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국내 3대 공제회 가운데 한 곳인 군인공제회의 지난해 기금 운용수익률이 1%대로 곤두박질쳤다. 지난 2014년 5.1% 운용수익률을 기록했던 군인공제회는 부동산 투자 손실 등으로 인해 지난해에만 2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이 때문에 군인공제회는 교직원공제회와 행정공제회에 밀려나 3대 공제회 가운데 가장 저조한 운용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21일 연기금업계와 군인공제회에 따르면 지난해 군인공제회는 1.4%의 운용수익률을 올렸다. 이는 지난 2월 은행의 신규 취급 저축성 수신금리(1.58%)는 물론 3년만기 국고채 금리(1.50%·19일 기준)보다 낮은 수치다. 군인공제회 자체적으로도 지난 2014년 수익률에 비해 3.7%포인트나 하락하고 말았다. 앞서 군인공제회는 지난 2012년 7.2%, 2013년 4.0%의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투자자산 유형별로 보면 군인공제회는 전체 포트폴리오 중 46.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체투자에서 가장 큰 손실(-0.8%)을 냈다. 한때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큰 손으로 통하며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던 군인공제회가 그 부동산에 발목을 잡힌 셈이었다. 반면 나머지 두 공제회들은 대체투자에서 오히려 6% 이상의 수익률을 냈다. 교직원공제회가 5.0%, 행정공제회가 4.3%의 수익률을 올렸다. 군인공제회는 주식에서도 -0.3%로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물렀고 채권 투자에서도 1.7% 수익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총 23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년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주로 과거에 투자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들 중 일부를 손절매하면서 처분손실이 발생했다”며 “또 에너지·자원·선박관련 펀드에 투자한 부분은 평가손실로 잡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나마 이번에 잠재적 부실을 떨어냄으로써 투자의 선순환구조를 만들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최근 군인공제회는 지난해 평균 4.0%(복리)이던 회원 퇴직급여 지급률(회원 급여율)을 평균 3.26%(복리)로 낮췄지만 이는 지난해 수익률 저조와는 무관한 결정이었다는 설명이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급여율 인하는 경영실적과 무관한 부분으로 급여율은 정관에 따라 5개 시중은행 평균금리에 스프레드를 적용하게 돼 있다”며 “은행 금리가 10% 변동이 있을 경우 매년 한 번 급여율을 조정하게 돼 있는데 지난해 4.0% 급여율이었을 때의 은행 금리가 최근 25%나 떨어져서 조정해야 할 상황이 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호 (dew9012@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