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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 사학연금에 세컨더리 PEF 출자 신청 2012.08.24 머니투데이

Bonjour Kwon 2012. 8. 27. 11:29

 

4개사와 경합…3000억원 안팎으로 결성 계획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가 세컨더리(secondary) 사모투자전문회사(PEF) 결성을 위해 사학연금에 출자 제안을 했다. 오는 9월쯤이면 출자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벤처캐피탈 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은 최근 스틱을 포함해 총 5개사로부터 출자신청서를 접수받았다. 현재 현장실사를 진행 중이다. 오는 24일에는 신청사를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PT)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학연금의 최대 출자비율은 40%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9월쯤이면 최종 선정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신청한 5개사 중 한 곳을 선정하며 출자 규모는 300억원 이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틱은 사학연금을 비롯해 다수의 유한책임투자자(LP)들과 출자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책금융공사와 한국벤처투자, 국민연금 등은 스틱의 세컨더리 PEF에 출자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컨더리 PEF 규모는 3000억원 안팎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스틱이 세컨더리 PEF 조성을 위해 중동 투자자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며 "해외 투자자 없이 국내 LP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스틱이 세컨더리펀드를 결성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05년 10월 1190억원 규모로 스틱세컨더리펀드(한국모태펀드 05-08)를 결성한 바 있다. 이 펀드는 지난 5월 내부기준수익률(IRR) 26.03%를 기록하며 청산했다. 한국벤처투자가 최초로 출자한 펀드라는 부담감을 떨치고 잭팟을 터트린 것이다.

연기금 관계자는 "스틱이 세컨더리펀드로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에 고무돼 추가 결성에 나선 것"이라며 "단, 메인 LP가 어느 곳이 될 지는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구주유통망 활용해 세컨더리펀드 활성화

정유신 대표 "자조합 해산 1년 앞두고 포트폴리오 공개 의무화"

 

한국벤처투자가 구주 인수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벤처캐피탈 업계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다양화 방안의 일환으로 구주 인수 활성화를 통한 세컨더리 시장 형성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유신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대표이사(사진)는 23일 더벨(thebell)이 주최한 '2012 벤처캐피탈 포럼'에서 "엑시트 통로 다변화가 그 어느해 보다 절실한 만큼 △코넥스시장의 안착 △인수합병(M&A) 활성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안착 △세컨더리 시장 안정 등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모태펀드는 이 가운데서도 구주인수 활성화를 통한 세컨더리 시장 형성에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가 23일 오전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 서울힐튼에서 열린 '2012 더벨 벤처 캐피탈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정 대표는 "증권시장이 경색되면서 전체 벤처기업 중 2% 정도만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고 있다"며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벤처캐피탈 업계로서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태펀드가 출자한 자조합은 해산을 1년 앞둘 경우 엑시트를 하지 못한 구주를 의무적으로 벤처캐피탈협회의 구주유통망 홈페이지에 매물로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매물로 나온 구주는 벤처캐피탈 뿐만 아니라 엔젤투자자와 정부기관 등도 인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구주 거래 정보를 양성화 시켜 세컨더리 시장을 활성화 시킨다는 계획이다.

초기기업의 경우 다수의 엔젤투자자와 벤처캐피탈이 주요 주주로 들어와 지분구조가 복잡한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벤처캐피탈이 기존 구주를 일괄적으로 인수할 경우 주주구성이 단순해진다. M&A를 추진할 때 이해관계가 엇갈릴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지는 셈이다.

정 대표는 이어 "모태펀드뿐만 아니라 모든 기관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엑시트가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정책의 뒷받침은 물론 현행 인프라들을 잘 활용해 엑시트 시장이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컨더리(Secondary) 펀드 시장이 달궈지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국내 1호 세컨더리 펀드(스틱세컨더리)를 성공적으로 해산하자, 세컨더리 펀드 시장이 각광을 받고 있다. 세컨더리 펀드는 엔젤(개인투자자)·벤처캐피털이 투자한 비상장 스타트업·벤처기업 지분을 인수하는 펀드다. 기존 펀드 운용 벤처캐피털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피투자 벤처기업도 추가 자금을 받을 수 있다.

세컨더리 펀드 운용사는 고수익을 거둘 수는 없지만 검증된 기업 지분을 인수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이같은 장점에 벤처캐피털업계 뿐 아니라 기업 특허를 거래하는 지식재산업체도 펀드 결성 움직임을 나타내는 등 세컨더리 펀드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세컨더리 펀드가 주목받는 이유 중에는 시장 형성 초창기로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도 있다. 현재 정부 주도로 결성된 세컨더리 펀드는 키움인베스트·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IMM인베스트먼트 등 7개 2535억원에 달한다. 국내 벤처펀드 결성 잔액이 5조~6조원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5% 안팎 수준이다. 이는 10~15%인 미국 시장에 비해 적다. 여기에 미국은 M&A라는 확실한 자금회수(Exit) 시장이 있는 반면, 국내는 M&A 시장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해 세컨더리 시장 역할이 크게 부각된다.

정성인 프리미어벤처파트너스 대표는 “최근 초기 스타트업 투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는 세컨더리 시장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장기 투자를 했다가 중간에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도 세컨더리 시장은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윤종연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도 “미국에서는 세컨더리 펀드가 지분을 인수해 다시 세컨더리 펀드에 매각하는 경우도 있다”며 “벤처생태계에서 중요한 시장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선순환 스타트업·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세컨더리 펀드 시장 확대와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 시스템 마련을 주문한다. 시장 초창기를 감안해 투자 지분 매각을 희망하는 펀드 운용사와 세컨더리 펀드 운용사를 연결할 수 있는 인프라(시장)가 필요하고, 이들이 공정한 거래를 위한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 벤처캐피털업체 대표는 “벤처캐피털업체간 거래임에도 아직 사례가 많지 않다보니 벨류에이션(기업·지분가치) 자체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M&A시장과 마찬가지로 가치에 대한 차이가 세컨더리 시장에도 존재한다. 다른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는 “세컨더리펀드 시장을 만드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며 “원활한 거래를 위해 해외사례 벤치마킹 등 다양한 노력이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