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8
출범 1년을 넘긴 개인간(P2P) 대출업체들이 중개수수료 도입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P2P 누적 대출액 1100억원으로 시장은 커졌지만 마땅한 수익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소비자 반감은 풀어야할 과제다.
18일 본지가 8퍼센트, 렌딧, 펀다, 빌리, 테라펀딩, 어니스트펀드, 피플펀드 등 상위 7개 P2P대출업체를 분석한 결과 4곳이 하반기내 수수료 도입 및 가격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P2P업체가 전자상거래업자로 등록하고 자회사나 관계사를 대부업체로 등록해 대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대출 중개수수료를 받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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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
어니스트펀드는 하반기부터 투자자에게 2~3% 플랫폼 이용 중개수수료를 받을 계획이다. 현재? 대출자, 투자자 모두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수수료를 받게 되면 연평균 투자자 수익률은 6~10%에서 4~8%로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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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딧창업자 김유구 이사(좌측부터), 김성준 대표, 박성용 이사
렌딧도 아직 대출자, 투자자 모두에게서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지 않지만, 하반기 수수료를 책정할 예정이다. 렌딧 관계자는 “사업 초기 마케팅 전략으로 수수료를 받지 않았지만 사업이 정착되면서 일정 수수료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빌리도 하반기 내 투자자에게 1% 중개수수료를 책정할 계획이다. 지난 1월부터 대출자에게는 대출금액에 따라 1~3%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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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대출업체 `빌리` 로고
주홍식 빌리 대표는 “투자수익에서 세금으로 27.5%를 제하다보니까 투자자 수익발생이 너무 저조할까봐 수수료 받기를 고민했다”며 “미국 렌딩클럽이 대출자 5%, 투자자 1% 수수료를 책정하는데 우리 업계도 이런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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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퍼센트 이효진 대표
8퍼센트는 현재 일부 투자자, 대출자에게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하반기 내 수수료 확대 적용을 시행할 방침이다. 8퍼센트 관계자는 “현재 수수료 수익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하반기 사업 유지와 수익 개선을 위해 수수료 확대 적용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업 초기부터 수수료 체계를 마련해 수익 구조 안정화를 꾀하는 업체도 있다.
부동산 투자전문 P2P업체 `테라펀딩`은 대출자에게 3%, 투자자에게 연 1.2% 수수료를 받고 있다. 테라펀딩 관계자는 “개인신용대출 위주인 여타 P2P대출과 다르게 우리는 건설업자 등 사업자 대상 대출을 진행한다”며 “대출을 통해 사업자가 수익을 내면 이를 투자자와 공유한다는 의미에서 수수료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지역상점 전문 P2P업체 `펀다`도 대출자에게 1% 플랫폼이용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전북은행과 연계 대출영업 개시를 앞둔 `피플펀드`도 투자자에게 일정 수수료를 받을 예정이다. 차입자로부터 연 2.99~23% 수수료를 받아서 이 중 1.2%를 피플펀드가 받는 구조다. 나머지는 투자자 수익으로 돌려준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금융은 인프라, 시스템 등 안정적인 사업 유지가 중요하다”며 “서비스 안정과 P2P산업 성장을 위해 적정한 수수료 책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P2P업체들이 수수료 수취를 본격화하면 소비자 반발이 예상된다.
과거 배달앱 `배달의 민족` 등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비난에 소비자 신뢰도가 급감하는 낭패를 겪은 선례가 있다.
P2P 업계 관계자는 “P2P는 대출, 투자가 연결된 금융업으로 단순 플랫폼으로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P2P업체들이 사실상 초기에 유치한 투자금 기반 운영중으로 수익을 내고 있지 못해 적자나 다름없다”며 “수수료 체계를 정비해야 P2P시장 지속 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