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등 유럽 부동산

브렉시트 쇼크] 영국.유럽 부동산.. 英 건설株 '우르르'…팔팔 끓던 부동산시장 빙하기 전조?미국 및 아시아지역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

Bonjour Kwon 2016. 6. 25. 13:11

2016.06.26

 

벌써부터 주택계약 취소 잇달아…英재무부 "집값 최대 18% 떨어질 듯"

 

런던, 금융중심지 매력 잃으면서 업무용 부동산 거래도 잿빛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뜨겁던 영국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브렉시트 투표에서 영국이 유럽연합을 떠나는 결정이 나오자 건설·부동산 관련주가 역대 최대폭으로 폭락했고 하루도 안 돼 런던과 인근 도시에서는 계약 취소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투자은행들은 영국 주거용 부동산 가격은 5∼10%, 사무용 부동산은 20%가량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영국 재무부도 브렉시트 때 부동산 가격이 18% 하락할 것으로 점친 바 있다.

 

브렉시트가 낳은 불확실성으로 경제심리가 움츠러들 공산이 크기 때문에 영국에서 시작된 부동산 시장 위축 조짐이 다른 곳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 英 건설·부동산 관련주 장중 16% 폭락…역대 최대폭 기록

 

브렉시트 우려가 현실로 바뀐 24일 영국의 건설·부동산 관련주는 사상 최대폭으로 폭락했다.

 

이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350 가사용품·건설업종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6.5% 폭락한 14,295.59까지 떨어졌다가 가까스로 15,359.43에 마감했다.

 

이 지수가 장중 16%까지 빠진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기업별로는 건설업체 레드로우의 주가는 장 초반 무려 76% 폭락했다가 19.1% 하락 마감했다.

 

주택 개발업체 퍼시먼 주가는 27.6%, 테일러 윔피는 29.3% 떨어진 채 장을 마쳤다.

 

부동산업체 주가도 수직 낙하했다.

 

부동산 대형주 중심의 FTSE 유럽부동산(EPRA) 영국 지수는 23일 1,524.87에서 24일 1,231.15로 19.26% 주저앉았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는 2014년 10월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영국의 건설·부동산 관련 주식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브렉시트 결정 후 건설 및 부동산 관련 주식이 일제히 폭락한 것은 투자자들이 그간 가파르게 올랐던 영국의 부동산 수요가 급감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영국은 전 세계에서도 집값이 손꼽히게 비싸고 빠른 속도로 뛰고 있는 국가였다.

 

모기지업체 핼리팩스에 따르면 지난 4월 영국의 집값 평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9.2% 오른 21만2천321 파운드(약 3억4천만원) 선이었다.

 

실제 지난해 런던의 폐가 한 채가 16억원에 팔려 전 세계 부동산시장에 화제가 된 바 있다. UBS는 영국 런던이 세계에서 부동산 버블 붕괴 위험이 가장 큰 도시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건설주의 폭락은 영국만의 일은 아니다.

 

유럽 증시에 상장된 부동산 대형주 중심의 EPRA/NAREIT 유럽 지수도 23일 2,226.99에서 24일 2,027.63으로 8.95% 폭락했다. 이는 올 2월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일본 토픽스의 부동산 지수도 24일 6.86% 미끄러지며 2013년 2월 이래 3년여 만에 최저치가 됐다.

 

한국 코스피의 22개 산업별 지수 가운데 건설업종은 같은 날 4.71% 하락하며 증권, 기계업종에 이어 세 번째로 낙폭이 컸다.

 

◇ 이미 성사된 계약도 줄줄이 취소…"집값 18% 떨어질 수도"

 

증권시장뿐만 아니라 부동산시장의 실제 매매계약도 얼어붙고 있다.

 

영국 런던 인근에서는 이미 체결한 주택 매매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었고 유럽 유명 펀드는 런던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거둬들였다.

 

스티브 빅터(33)는 런던 북부 베드퍼드셔주(州)에서 방 네 개짜리 집을 샀다가 브렉시트 개표 이후 이를 취소했다.

 

빅터는 "영국이 불황에 빠지고 금리는 올라갈까 봐 걱정된다"며 "집값이 내려갈 것 같으니 미래에 사는 게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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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주택가[AP=연합뉴스 자료사진]

 

켄싱턴에서는 외국인 투자가가 2천500만 파운드짜리 집을 샀다가 취소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브렉시트 결정으로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 이외에도 기업의 대규모 부동산 투자도 백지화되고 있다.

 

유니언 인베스트먼트는 24일 런던 금융지구인 '시티 오브 런던'에 계획했던 개발계획을 접었다.

 

이 회사의 마틴 브륄 국제투자관리 부문장은 "영국의 EU 탈퇴로 임대 전망에 불확실성이 생겼다"며 "시장이 단기적으로 타격을 받을 것 같아 투자를 연기한다"고 말했다.

 

투자은행과 연구기관들도 줄줄이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영국의 주택 거래량이 1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IHS 이코노믹스는 주택 가격이 올해 하반기에 최대 5%, 2017년에 추가로 5%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외국계 기업이 많이 찾던 런던의 업무용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내릴 전망이다.

 

리서치업체 그린 스트리트 어드바이저는 런던의 업무용 부동산 가격이 3년 안에 최대 20%까지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한 것은 영국 재무부다.

 

재무부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진행하기에 앞서 만약에라도 EU를 탈퇴하게 된다면 주택 가격은 최대 18% 떨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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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외국계 현지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투자 전략 들어보니…

입력 2016-06-25

대형주 위주 FTSE100지수 유망…美하이일드 인컴 테마도 유효, 亞매력도↑

 

브렉시트 현실화로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향후 유망 자산 등 투자전략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간다.

 

이에 외국계 현지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투자 조언에도 귀를 기울여 볼만 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베어링자산운용 마리노 발렌시스(Marino Valensise) 멀티에셋 및 인컴그룹 대표는 "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 발표 결과는 영국 경제에 심각한 손상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며 "당 사는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되는 영국 부동산에 대한 포지션을 추가로 줄여 나갈 계획이며, 향후 편입 자산에 대해 신중히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베어링운용은 앞으로 해외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다국적 기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통화 약세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파운드화로 실적을 발표하는 이들 기업들의 이익이 상승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베어링운용은 FTSE 100 기업들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발렌시스 대표는 "2016년에 반등한 적 있는 미국하이일드크레딧은 인컴 창출 자산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며 "소위 ‘캐리’(carry)와 인컴 테마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만약 다시 위험 선호(Risk-on)환경이 펼쳐 질 경우 당 사는 먼저 하이일드 포지션을 늘린 다음 신흥시장 채권과 같은 다른 자산에도 눈길을 돌려 추가적인 인컴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면서 "향후 2년간 영국은 과거 EU동맹국들과의 무역 협정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내고 약화 된 파운드화를 관리하려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랙록자산운용도 미국 및 아시아지역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영국의 경우 대형주 위주의 FTSE100 지수가 내수 위주의 FTSE250 지수에 비해 우수한 성과를 기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랙록운용은 "영국 통화 가치가 절하 될 경우 해외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대형주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주택건설업자, 리테일 및 금융 등 내수업종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고조되겠지만, 위기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파라스 아난드(Paras Anand) 피델리티 유럽주식 부문 헤드는 "이번 투표 결과로 시간이 지나면서 드러나겠지만, 파운드화 가치 하락은 수출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며 장기적으로 내수 시장에 대한 투자 관심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기업들은 현재 현금 보유율이 상당하고, 지속적인 비지니스 활동을 위한 여력이 있는 만큼 향후 몇 주 또는 몇달 동안 파운드화 가치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 사는 이러한 단기적인 거시경제 상황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회를 활용, 장기적으로 투자할 기업들에 집중한다"며 "영국의 EU 탈퇴 결정이 영국 및 유럽내의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지금의 예상보다 더 부정적이라 할 지 라도, 전체적으로는 일부에서 예측하는 정도로 기업의 향후 전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팀 오차드(Tim Orchard) 피델리티 아시아지역 CIO는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단기적으로는 금과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 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투표 결과로 인해 유럽 국가들내에서도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시장 불안은 지속될 것이며 오히려 아시아 지역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아 기자

kakim@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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