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연내 '보험사 역마진 리스크' 도입
아시아투데이 김문관 기자 = 깊어가는 초저금리 기조에 보험사들의 운용자산 이익률이 급락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건전성 감독 기준을 강화하고 있으며, 보험사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구책마련에 전력하고 있다.
◇보험사 운용자산 이익률 급락....업계 비상
11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24개 생명보험사의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운용자산 이익률은 4.8%로 전년에 비해 0.6%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31개 손해보험사(외자계 지점 및 재보험사 등 포함)의 운용자산 이익률도 4.5%로 0.6%포인트 하락했다.
보험사의 운용자산 이익률이 낮아진 근본적인 원인은 시중금리 하락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 3거래일 평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3.02%에 불과하다. 연초 3% 후반대에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수십년을 이어가야하는 보험의 성격상, 함부로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대형 손보사의 한 임원은 "깊어가는 저금리 기조에 타격이 크지만, 외부 변수이기 때문에 이렇다 할 근본 대책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한탄했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도 "과거 판매한 고금리 보험상품의 부담금리 영향으로 역마진이 우려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식의 장기 저금리 진행이 생보사에는 가장 부담되는 시나리오"라고 우려했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3월말 기준 보험사의 총자산 규모가 620조원 가량인데, 간단히 보면 운용자산 이익률이 1%포인트만 떨어져도 연간 6조원의 손실이 생기는 셈이다"며 "연말에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보험사의 건전성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시이율 속속인하...고객에도 직접 영향
이러한 초저금리 기조는 고객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영향을 받는 부분은 은행의 예금금리와 비슷한 성격의 공시이율로, 보험사들이 이를 속속 인하하고 있다.
공시이율이 낮아질수록 보험 가입자가 받는 보험금은 적어진다. 보험사로서는 공시이율 이상의 자산운용수익률을 내야 보험금 지급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막을 수 있다.
대형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과 연금보험의 9월 공시이율을 지난달 보다 0.1~0.2%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현재 공시이율은 4.7~4.8%수준이다.
같은 기간 대형 손해보험사들도 저축성 보험 공시이율을 지난달 보다 0.2~0.3%포인트 인하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예상과 금융당국의 과당 경쟁 억제 방침 등으로 당분간 공시이율은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저금리 기조에 맞서자...당국 업계 총력
금융당국은 이르면 올해 말부터 보험사에 강화된 건전성 기준을 적용하고, 보험사들이 자산운용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토록 지도하고 있다. 보험업계도 신규 투자처 발굴 노력 등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금감원 보험감독국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말부터 '역마진 리스크'를 보험사의 지급여력기준에 반영, 보험사의 건전성을 강화할 계획이다"며 "이 안이 시행되면 함부로 이율을 올리는 관행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미 해당안에 대한 최종 검토를 끝내고 업계에도 내용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예금보험공사 리스크관리2부 관계자도 "2011년 3월 이전에는 손보사의 운용자산 이익률이 부담이율을 초과했으나, 지난 3월에는 두 수치가 역전됐다"며 "보험사의 이자율차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한 이율 산출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도 보험개발원을 통해 보험사가 감내할 수 있는 적정 금리수준을 파악하고 있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은 보유자산의 이익제고 차원에서 우량 대출자산을 운용자산비 20%수준 이상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또 사모투자펀드, 기업금융 등 대체투자자산 기회 발굴을 강화해 미래 잠재이익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 1월 자산운용 전문성 강화를 위해 김희석 국민연금 운용전략실장을 자산운용본부장(전무급)으로 영입한 대한생명도 계속해 자산운용 분야 우수인재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체 자산에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을 축소하고 초과 이자 수익 시현이 가능한 해외채권 매입과 안정적인 캐시 플로우가 발생하는 부동산펀드, 사모펀드 등의 대체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화재도 장기채권 투자를 통해 듀레이션 매칭을 강화하고, 국채대비 이자가 높은 자산 투자처 확보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등 해외사례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전문인력을 속속 영입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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