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비지니스등 )

우후죽순 분양형 호텔 투자 경고등.. 수익률 10%보장? 어림없어

Bonjour Kwon 2016. 7. 18. 12:43

  2016.01.26   

시행사, 높은 수익률 내세워.. 하지만 현실은 5% 수준 불과
객실가동률 하락시 수익률 ↓.. 고위험·고수익으로 안전성 우려

#서울 강서구에 사는 S씨는 분양형 호텔 광고를 볼 때마다 화가 치밀어 오른다. 지난해 어머니가 친구들과 분양형 호텔 홍보관을 재미삼아 놀러갔다가 경기 평택에 있는 분양형 호텔을 덥석 계약해 큰 곤욕을 치렀기 때문이다.

당시 분양 관계자는 평택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들어와 수요가 풍부하고 시행사에서 2년간 확정수익률 10%씩 보장하기 때문에 더욱 안정적이라며 어머니를 설득했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S씨가 확인해보니 평택에 해당 대기업의 입주를 완료된 것도 아니고, 호텔 위치 역시 업체와 멀리 떨어져 있었다.


S씨는 "2년간 10% 수익률 보장이란 말에 어머니가 흔들렸지만 알아본 결과 이런 입지로는 수익률 10%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났다"면서 "분양홍보관에 찾아갔더니 계약해지는 불가능했고, 심지어 대출도 저축은행에서 받은 것이라 이자가 은행권의 두배에 육박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분양형호텔이 우후죽순 공급되는 가운데 투자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전조사 없이 섣불리 투자할 경우 손해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수익률 **% 보장"같은 문구에 현혹되더라도 계약서상에 문구가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서상 문구가 들어있더라도 사업자가 부도날 경우 확정수익률을 지키기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제주지역에서 이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제주 성산읍의 한 분양형 호텔은 무리하게 투자자를 모집하던 시행사와 시공사의 부도로 진통을 겪고 있다.

투자자들은 부도로 설계가 변경되면서 부실공사가 이뤄졌다면서 사기분양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 호텔은 영업을 시작했지만 소방시설과 냉방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기계실과 수영장에 누수가 발생해 손님을 받으면서 보수공사를 진행했다. 호텔의 만족도가 떨어지니 가동률이 떨어져 당초 약속한 수익률도 지키지 못했다. 결국 투자자와 시행사간 분쟁은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분양형 호텔은 아파트나 오피스텔처럼 분양.구분등기를 통해 객실별로 소유권을 부여하는 형태의 숙박시설을 말한다. 준공 후에는 전문 운영사에 호텔의 운영과 관리를 위탁하고 운영을 통해 발생한 수익 일부를 배분받는 수익형 부동산의 일종이다.

문제는 이들이 근거없는 고수익을 제시하며 투자자를 유인한다는 점이다. 최근 길거리에서 "수익보장", "고수익" 등 투자자를 유혹하는 광고문구를 내세운 분양형호텔 현수막과 전단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TV 홈쇼핑도 분양형 호텔 판매에 나섰다.

■대형건설사까지 손대기 시작

투자자 우려가 급증한 이유는 시행사들이 대형건설사 브랜드를 앞세워 마케팅을 하기 때문이다. 최근 분양형 호텔 시장에선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형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한 점이 눈에 띈다.

기존에 대형 건설사들은 대부분 수익률 과장광고나 먹튀 논란 등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분양형 호텔에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지금은 우선 먹거리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상황이다. 건설사는 의뢰를 받고 건물만 지어줄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분양 홍보관에서는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대형 건설사가 시공한다는 점을 앞세워 투자자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부터 강릉 경포대 인근 "스카이베이경포" 분양형 호텔 건설에 나섰고, 현대건설 역시 인천 영종도에 분양형 호텔 "메가스타 영종" 건설을 추진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라마다 앙코르 서울 마곡"을 분양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신금융사업본부 수석팀장은 "시공사(건설사)의 브랜드에 웃돈이 붙는 아파트와 달리, 분양형 호텔은 시행사와 운영사의 운영능력이나 재무상황 등이 중요하다"며 ""대기업 책임준공"이라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시공 이후의 상황을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수익의 함정, 가동률

최근 분양형 호텔 광고에는 "최저수익 보장", "월 300만원 수익", "월세 받는 연금형 부동산" 등의 문구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장밋빛 전망을 신뢰하긴 어렵다. 호텔 영업이 부진하면 그 부담이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돌아오는 구조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분양형 호텔이 수익보증기간 10% 이상의 수익률을 내세우지만 현실은 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가 직접 상담한 서울 강서구의 S호텔 분양 사무소에서도 이같은 혜택을 강조했다. 호텔 관계자는 "최저수익 6%에 객실 가동률이 60% 이상 올라가면 추가수익을 지급해 실제 수익률을 10% 이상 된다"면서 "카지노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가동률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선전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분양형 호텔의 수익률이 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국내 분양형 호텔의 35%가 몰려있는 제주도는 현재 숙박시설 공급과잉으로 분양형 호텔의 수익률 저하는 물론 기존 숙박업계의 악영향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객실가동률이 하락할 경우 시행사가 제시하는 확정 수익률보다 실제 수익률이 밑돌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은행제주본부 김민수 과장은 "분양형 호텔은 장기적인 투자대상이 아니라 고위험.고수익의 수익형 부동산으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가동률 하락이 예상되지만 신규분양 호텔들이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관광경기 녹록치 않아

호텔에 손님이 많이 찾아온다면 가동률이 올라가겠지만 최근 호텔시장은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조사한 2016년도 관광산업 경기전망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6%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메르스 영향으로 7.9% 가량 관광객이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그친 셈이다.

호텔 객실은 꾸준히 늘고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2만7156개였던 서울시내 관광호텔 수는 올해 4만5136개, 내년에는 4만9804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원측은 "올해 방한 중국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저가상품 문제, 동남아시아 경제성장률 하락 등으로 방한 관광시장 활기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특히 분양대행사에서 내세우는 대표적 관광객 유인책인 "외국인 카지노" 역시 중국 정부의 부패척결 장기화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형 호텔체인들까지 비즈니스 호텔로 사업영역을 넓혀 공급과잉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신라호텔은 2013년 "신라스테이 동탄"을 시작으로 서울 역삼.서대문.마포에 지점을 늘렸다.

호텔롯데는 2009년 "롯데시티호텔 마포"의 문을 연 이후 구로에도 지점을 확대했다. 올해에는 명동.충무로에도 호텔을 열어 서울시내 호텔 객수 증가가 예상된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범현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확정수익률 보장이라는 문구는 광고전단지에 있지만 계약서상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있어 법적 다툼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해당 호텔의 입지를 떠나 주요 관광지에 호텔 공급이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계약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