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M30, 마드리드강변 슬럼지역이 친환경 녹색지대로
2016.07.21
…스페인 지하고속도 현장
터널내 자동차 오염물질 배출 90% 이상 제거
옛 지상도로엔 공원·보행교 조성 시민 품으로
◆ 유럽 고속도로 지하화 ◆
만사나레스 강변 지하 고속도로 상부에 조성된 공원에서 시민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사진 제공 = 서초구청]
경부고속도로 양재IC~한남IC 구간 지하화가 본격 논의되고 있다. 서초구청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일 도시설계학회는 지하 40m 깊이에 12차로 고속도로를 뚫고 상부를 공원화하자는 마스터플랜 전략을 내놓았다. 이미 선진국 대도시는 2000년대 들어 도시 고속도로를 지하화하면서 도시 경쟁력을 크게 높이고 있다. 매일경제는 미국 보스턴 빅디그 프로젝트
M30은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도심을 순환하는 고속도로다.
이 도로는 구간이 무려 22.2㎞에 이른다. 터널 구간은 총 4개, 이 중 3개는 튜브가 2개다. 상행선·하행선 차량이 각각 3차로 튜브를 타고 달린다. 총 7개의 튜브 길이를 모두 더하면 43㎞에 달한다. 가장 긴 터널은 만사나레스 강변 터널이다. 구간 길이가 12.5㎞, 튜브 총길이는 25㎞다.
M30 주변에 설치돼 출퇴근족을 실어 나르는 몽클로아 환승 터미널 운영 회사인 이테페사(Itepasa)의 호세 루이스 모렐 국장은 "M30 터널은 유럽 도심의 지하 고속도로 중 가장 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초의 M30은 대부분 지상도로였다. M30 건설이 시작된 1960년대만 해도 지하도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마드리드가 M30 바깥으로 팽창하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 M30 안쪽과 바깥쪽이 고속도로 탓에 단절됐다. 특히 동쪽과 남쪽은 사실상 도심이 고속도로로 양분됐다. 도시의 효과적인 발전이 저해됐다. 지상을 달리는 차량 탓에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해져 갔다. 경부고속도로로 강남권이 단절된 서울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마드리드시는 M30 지하화 필요성을 절감하고는 관광교통국 산하에 '마드리드 M30 콜' 회사를 설립해 지하화를 추진하도록 했다. 예산 39억유로(4조9700억여 원)를 책정해 2004년 9월부터 2007년 중반까지 4개의 터널 구간을 뚫었다.
효과는 만족스러웠다. M30으로 단절됐던 양쪽 지역이 연결됐다. 만사나레스 강 양편이 대표적이다. 강변 광장인 '푸에르타 드 산 비센테'에서 만난 모렐 국장은 손끝으로 강 건너편을 가리키며 "강 저쪽 빨간 벽돌집이 우리 집"이라며 "고속도로 지하화 전에는 강을 건너는 데 자동차로 30분이 걸렸는데, 이제는 보행교를 걸어서 건너기만 하니까 참 좋다"고 흐뭇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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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도로를 걷어내 생긴 빈터에는 공원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돌려주었다. 현상 공모를 통해 멋진 디자인의 보행 전용교도 여러 개 만들었다. 물결치는 소용돌이 모양 디자인으로 관광명소가 된 '아르간수엘라 도교'가 대표적이다. 지난 2일 이 도교 인근 만사나레스 강변 공원에는 많은 시민이 나와 따뜻한 햇볕을 즐기고 있었다. 비키니를 입고 선탠하는 여인들, 분수 물줄기에 몸을 맡긴 아이들, 케이크에 촛불을 붙이며 어린 아들의 생일을 축하하는 가족까지 고속도로 지하화 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광경이었다. 더욱이 마드리드시는 강변 공원과 인근의 프라도 미술관, 국립 소피아왕비 예술센터와 연계해 마드리드 문화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M30 지하화를 통해 슬럼화하고 있던 만사나레스 강변 지역을 되살리겠다는 마드리드 시정부의 당초 목표가 온전히 달성되고 있는 셈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경부고속도로 한남IC~양재IC 구간을 지하화하고 상부에 공원을 만들면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오염도 크게 개선됐다. 이는 터널 내부에 최첨단 필터 시스템을 설치한 덕분이기도 했다. 하루 동안 지하 터널을 이용하는 차량 20만대에서 내뿜는 오염물질 중 90%를 제거했다. 마드리드 시의회에 따르면 오염물질 감소량이 2007년에는 3만5000t에 달했으며 2037년에는 6만4800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저비용으로 3년 만에 공사를 끝냈다는 점은 더욱 놀랍다. 보스턴 빅디그 지하 고속도로는 공사기간이 16년, 파리 듀플렉스 A86 터널은 12년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믿기 어려울 정도다. 공사 비용도 개착식 튜브 구간은 1㎞당 6210만달러, 굴착식 튜브는 1㎞당 1억5530만달러 정도만 소요됐다.
M30의 심각한 정체도 완화됐다. 마드리드에서 가장 교통 정체가 심하다는 M30은 점차 악명을 씻어갔다. 주말이던 2일 몽클로아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북쪽으로 M30을 내달렸을 때에도 정체는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주말이라서 출퇴근 차량이 없어 한산하다"는 모렐 국장에게 "서울의 고속도로는 평일과 주말을 구분하지 않고 막힌다"고 말해 주었다.
M30 지하 구간은 버스·지하철 환승터미널과 직접 연결돼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M30 인근 6개 터미널 중 한 곳인 '프린시페 피오'가 그런 예다. 터미널 지하 2층에서 모렐 국장과 30m 정도 버스 길을 따라 걸었더니, 어느새 편도 3차선의 지하 고속도로를 만날 수 있었다.
모렐 국장은 "터미널에서 나온 버스는 이 길을 따라 곧바로 M30 고속도로를 타고 전국 각지로 내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고속버스가 터미널을 빠져나가 고속도로에 오를 때까지 심각한 정체에 시달려야 하는 서울 반포 고속버스터미널과는 딴판이었다. 반포 터미널을 양재IC나 서초IC 인근으로 옮겨 지하화하고, 경부고속도로 지하 구간과 직접 연결하면 강남권의 정체도 상당 부분 해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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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층 상행·아래층 하행 2층 구조…통행료 받아 2조원 사업비 환수
◆ 유럽 고속도로 지하화 ◆
프랑스 파리의 신시가지 라데팡스. 유서 깊은 구시가지와 달리 고층 빌딩이 쭉쭉 뻗어 있다.
지난 6일 이곳에서 서쪽으로 차를 달려 파리 외곽 순환고속도로 격인 A86에 올랐다. 남쪽으로 4~5분을 달리니 차는 어느새 지하 터널로 쑥 들어갔다. 파리의 유명한 지하 고속도로 '듀플렉스 A86'이다.
이 도로는 '듀플렉스(Duplex)'라는 말 그대로 2층 구조다.
위층은 상행선, 아래층은 하행선이 달린다. 한국도시설계학회는 경부고속도로 양재IC~한남IC 구간 역시 듀플렉스 구조로 지하화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다만 듀플렉스 A86은 터널 높이가 낮았다. 2m 이하 차량만 진입이 가능하다는 표시가 붙어 있었다. 사실상 승용차 전용도로인 셈이다. 차로는 3개지만 폭이 짧은 한 차선은 갓길로 쓰고 있어 실제로는 편도 2차선이었다. A86은 파리에서 교통 정체가 심하기로 유명한 도로지만 지하구간만큼은 한가했다. 출퇴근 시간에도 정체가 없다고 했다. 운전사 말로는 높은 통행료 때문이다. 출퇴근 시간인 오전 8~9시에 뤼에유부터 벨리지까지 10㎞ 전 구간을 달릴 경우, 편도 기준으로 통행료 9.8유로(약 1만2330원)를 물어야 한다. 이는 결국 꼭 필요한 사람만 지하도로를 이용하라는 뜻이다. 경부고속도로 역시 지하화하면 과도한 정체를 막기 위해 통행료 부과를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6㎞에 이르는 양재IC~한남 IC 구간 지하에서 차량이 막히면 운전자에게 주는 스트레스는 상상보다 클 수 있다. 이에 대해 서초구청은 "디지털 기술로 지하 도로 벽면을 멋지게 꾸미면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듀플렉스 A86의 공사비는 22억3000만유로(약 2조8000억원)에 달했다. 민자사업자가 이 돈을 들여 1999년 공사를 시작해 2011년 전 구간을 개통했다. 사업자는 70년간 통행료를 받아 공사비를 환수한다.
파리는 이 구간을 지하화하는 데 30년간 논의를 거쳤다. 애초 지상에 도로를 놓자는 의견도 많았지만 대규모 녹지와 베르사유 궁전 인근 역사 유적지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지하화로 최종 결론이 났다. 이 과정에서 무려 22개안이 논의 중에 폐기됐다고 하니 파리 시민들의 '신중함'은 놀라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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