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보험사 자산운용 먹구름… “방법이 없다” 2012-09-13 한국금융신문

Bonjour Kwon 2012. 9. 13. 10:14

 

공시이율 내려도 금리리스크 여전 / “SOC 없고 부동산시장 마저 불안”
저금리 장기화와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해 보험사 자산운용 부문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좀처럼 걷힐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13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적지않은 상황이어서 보험사 자산운용파트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뾰족한 수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보험사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보험사 경영 패러다임까지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9월 들어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공시이율을 일제히 내렸다. 삼성생명이 4.9%에서 4.8%로 인하한 것을 비롯해, 생보사들이 4.7~5.1% 수준, 손보사들은 4.5~4.8% 수준이다. 5%대 중후반에 달하던 연초와 비교하면 무려 0.5~0.8%P 가량 낮아졌지만 여전히 자산운용 부담이 크다.

우선 보험사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국고채 금리가 12일 종가 기준 3년물 2.80%, 5년물 2.87%, 10년물이 3.02%까지 떨어졌다. 11일 첫 선을 보인 30년물의 금리도 3.02%로 보험사에 큰 위안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30년물의 경우 보험사가 선호하는 초장기상품인데다 금리가 최저보증이율 보다는 높다는 점에서 선호하고는 있다.

회사채·부동산이나 SOC 등 다른 투자처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2010년까지는 대형 건설 토목공사가 많아 투자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말부터는 SOC 투자처도 마땅치 않다”며, “부동산 시장 역시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 자산운용 부문에서는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는 고객에게 장기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어서 ALM(자산부채종합관리)관점의 채권, 대출 중심의 안정적 자산운용 기조를 유지해야 될 필요성이 은행 등 타금융 기관보다 높다”며, “최근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ALM 스탠스에 급격한 변화는 없겠으나, 시중금리 하락으로 신규투자금리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과거 판매한 고금리 보험 상품의 부담금리 영향으로 이차역마진이 우려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입장에서는 일본식 장기 저금리 진행이 가장 부담되는 시나리오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향후에도 현재와 같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에 대비해 보유자산의 이원제고 차원에서 우량 대출자산을 운용자산비 20%수준 이상으로 확보할 예정이고, 사모투자펀드, 기업금융 등 대체투자자산 기회 발굴을 강화하고 있다”며,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매물로 나오는 저평가된 우량자산 확보를 통해 미래 잠재이익을 확보해 나가는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자산운용 환경 악화에 업계안팎에서는 보험사들의 경영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보험학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은 그간의 고성장 고금리 기조에 기대, ‘보험영업에서 본전만 해도 자산운용으로 이윤을 만들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영업을 해왔다”며, “이제는 자산운용이익을 제로로 놓고 보험영업을 통해 이윤을 내야 하는 만큼 전보다 더 정교한 리스크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자산운용보다는 보험영업을 통한 위험률차 이익·사업비 차익을 통해 이윤을 내는 구조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견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생명·손해보험 할 것 없이 최근 몇 년 사이 다시 MS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인데, 이로 인해 각 보험사들의 금리리스크가 커지는 ‘치킨 게임’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이 역시 나중에는 각사에 큰 부담이 되는 만큼 금리경쟁 만큼은 자제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산운용 비상 보험사…공시이율 두달 연속 인하

 

 서울=뉴시스】박기주 기자 = 저금리 시대에 투자수익을 올리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보험사들이 지난달에 이어 두달 연속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인하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줄곧 5%대의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유지해왔던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지난 달 0.1~0.2%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이달에도 대폭(0.2~0.3%포인트) 인하된 공시이율을 발표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지난 달보다 0.3%포인트 인하된 4.6%를 적용하고 있고, 동부·LIG·메리츠는 0.2%포인트 낮아진 4.5%를 적용하고 있다.

공시이율은 은행의 예금금리처럼 고객에게 지급되는 이자로 시중금리와 연동해 적용되는 일종의 보험 예정금리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각 보험사들은 최대한 높은 공시이율을 제시하며 고객을 유치하는 데에 혈안이 돼 과당경쟁이라는 지적까지도 나왔었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자산운용수익이 예전같지 않아 역마진을 우려한 보험사가 공시이율을 인하하고 있는 것.

이같은 공시이율 인하 기조는 생명보험사들도 마찬가지.

생보업계 빅3인 삼성·대한·교보생명은 저축보험 공시이율을 두달 연속 인하했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저축보험 공시이율은 4.9%에서 4.8%로 인하한데 이어 이달 또다시 4.7%로 인하했다. 대한생명과 교보생명도 각각 0.1%·0.2%포인트 줄어든 4.8%, 4.7%의 이율을 적용해 운용하고 있다.

각 보험사가 이렇다 할 자산운용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은 수치로도 드러나고 있다.

삼성생명의 지난 2분기 운용자산이익률은 4.3%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대한생명은 5.20%로 1분기 대비 0.20%포인트, 교보생명도 5.32%로 같은 기간 0.23%포인트 낮은 수치를 보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도 침체, 채권 금리도 낮아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자산운용수익 악화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확신할 수 없다"며 "보험사들의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공시이율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jpar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