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31 20:25:22
사회간접자본(SOC)을 운용하는 국내외 회사들에 투자하는 인프라 펀드들이 안정적 수익률, 고배당으로 저금리시대 투자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생활필수재를 제공하는 데다 유관회사들과 10년 이상 장기계약을 맺어 경기와 상관없이 일정수익 이상을 벌어들이는 회사에만 투자한다는 게 인프라 펀드의 최대 강점이다.
이 중 국내 주식시장에 유일하게 상장돼 있는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MKIF) 펀드는 국내 주요 도로 11개, 항만 1개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하는 회사들의 80%는 현재 정부와 최소운영수입보장(MRG)계약을 맺어 최소 수입까지 보장받고 있다. MRG제도는 민간자본으로 지은 시설이 운영될 때 추정수입보다 실제수입이 적어도 사업자에게 사전에 약정한 최소수입을 보장해 주는 제도다.
해외 인프라 회사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들 중에서는 미국의 마스터합자회사(MLP)에 투자하는 펀드와 선진국의 상수도·통신 설비 등을 운영하는 회사들에 투자하는 펀드가 안정된 수익률, 고배당률을 나타내고 있다. MLP회사는 미국 석유화학회사 엑손 모빌 등 에너지 개발회사의 에너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중간 설비를 장기 대여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인프라 회사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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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상장 인프라 펀드, MKIF
MKIF는 국내 사회기반운영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12개 회사에 일정 지분을 투자함과 동시에 SOC 건설을 위한 초기 비용을 대출해 주고 그에 따른 이자수익을 주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이 중 10개 시설은 MRG제도가 적용돼 있어 현재 기준 평균 8년 이상 정부로부터 약정된 최소수입을 보장받고 있다.
MRG제도를 적용받지 않는 부산항 신항도 최근 물동량과 영업수익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해운동맹 재편으로 그동안 부산항만을 이용했던 해운동맹 오션3보다 처리 물동량이 2배가량 많은 초대형 해운동맹 오션 얼라이언스가 부산 신항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MKIF는 설정 이후 주가가 꾸준히 상승한 데다 시장 대비 높은 배당금을 투자자들에게 지급해 오고 있다. 지난 7월27일 기준으로 MKIF의 종가는 8030원, 연초대비 주가 상승률은 11.7%로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0.99%)보다 12배 가까이 높았다. 배당 재투자를 가정한 최근 3년간의 누적 수익률은 60%가량 된다. 연환산 시가배당수익률은 평균 5%가량이다. 주당 배당금도 꾸준히 올라 2015년 말 배당금(254원)은 2011년 6월 말(165원)과 비교해 1.5배 이상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MKIF의 수익률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투자 인프라 자산들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면서 실적개선이 예상되고 펀드의 배당도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세련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로 주변에 신도시들이 생겨나고 연결된 도로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통행량은 시간이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며 “투자자산의 11개가 전부 도로인 MKIF의 주가 상승률과 배당률이 모두 안정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들
해외 인프라 회사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월27일 기준으로 36개 국내 인프라 펀드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평균 6.85%로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0.99%)보다 약 7배가량 높다. 특히 수익률이 높았던 15개 펀드들은 모두 미국의 MLP회사에 투자하거나 신흥국을 제외한 선진국 지역의 인프라 시설을 운용하고 있는 법인들에 투자한 펀드들이다.
한화자산운용의 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자투자회사 펀드 7개(수익률 12.97%),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미국MLP특별자산자투자신탁 펀드 5개(16.90%), 하나UBS자산운용의 글로벌인프라증권자투자신탁 펀드 4개(13.8%)가 해당 펀드들이다. 배당률은 작년 말 현재 기준으로 한화자산운용의 인프라 펀드는 연 환산 5% 수준, 한국투자신탁운용은 7.09%, 하나UBS자산운용은 3.9%다. MSCI선진국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2.7%)보다 높은 수치다.
미국에서 셰일가스와 원유 등 에너지를 정제 및 보관하고 운송할 수 있는 에너지 관련 인프라 시설들을 보유한 MLP회사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장기적으로 고배당과 안정적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 미국 MLP회사들은 법인세를 면제받는 데다 에너지 개발업체들과 10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통해 시설물을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고 있어 유가하락 등 단기적인 시장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수입확보가 가능하다.
이에 더해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가 좋아지면서 향후 에너지 수송량이 더욱 증가하고 셰일가스 시추 시설이 발달하면서 추가적인 신규 파이프라인 설치 수요도 함께 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나머지 하나UBS자산운용의 인프라 펀드는 선진국에서 전기, 통신 등 필수재를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인프라 회사들에 분산투자하고 있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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