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its

일반투자자에 장벽 높은 리츠…공모리츠3개에 불과."추가 완화책 필요해".사모로도 잘되는데 관리감독.인센티브도 없는 공모를 왜?

Bonjour Kwon 2016. 8. 4. 11:18

2016.08.04

 

저금리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중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인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는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인기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에게 리츠의 벽은 턱없이 높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일반인들이 손쉽게 투자할 할 수 있는 공모 리츠가 거의 없다. 이에 공모 리츠를 늘리기 위한 대책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상장 요건을 보다 완화하고 공모시 혜택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4일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리츠는 142개에 이른다. 리츠가 처음 도입된 2002년 4개였던 것이 14년 만에 35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에만 새로 생겨난 리츠가 41개에 이른다. 총자산도 2002년 5584억원에서 6월 말 19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부동산 실물 등에 직접 투자·운용하는 자기관리리츠, 특수목적법인(SPC)를 세워 투자금을 모은 뒤 자산의 투자·운용은 별도의 자산관리회사에 위탁하는 위탁관리리츠, 기업구조조정용 부동산만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기업구조조정(CR)리츠로 나뉘는데 위탁관리리츠가 13조8000억원(101개)로 가장 규모가 크다. CR리츠는 5조6000억원(33개), 자기관리리츠는 4000억원(8개)다.

 

수많은 국내 리츠 중 현재 거래소에서 지분을 사고팔 수 있는 공모 리츠는 단 3개뿐이다. 대부분 사모로 운영돼 일반투자자들은 접근하기 어렵다. 지난해 국내 리츠 평균 배당률은 8.1%으로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보다 3∼4배 이상 높지만 일반 투자자는 이 같은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공모 리츠가 적은 것은 공모를 했을 때 특별한 추가 혜택이 없는 데다, 리츠들은 최근 부동산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공모를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사모형태로도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데 굳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공모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리츠 업계 관계자는 “인센티브도 없는데 공모로 하면 사모로 운영했을 때 받지 않아도 되는 관리·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모를 위한 최소 매출액 등의 요건이 까다로운 탓도 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이달 초 리츠 활성화를 위해 위탁관리리츠와 뉴스테이에 투자하는 리츠에 한해 상장할 수 있는 매출액 기준을 각각 1년 70억원(기존 100억원), 200억원(기존 300억원)으로 낮췄다. 하지만 완화된 기준을 적용한다고 해도 최소 매출액 조건을 충족하는 리츠는 CR리츠를 제외한 전체 109개 중 30개(27%)에 지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상장 요건을 정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지적한다. 제조업에 적용하는 기준을 부동산업에 똑같이 적용하는 게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영곤 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얼마나 해당 리츠가 꾸준하게 순이익을 내고 있는지 실적 건전성을 따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며 “상장에 필요한 최소 조건을 충족할 경우 일단 상장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차후에 공시 등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엄격하게 퇴출시키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를 했을 때 세제혜택 등 추가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현재 위탁관리리츠, CR리츠는 배당가능금액의 90% 이상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면 법인세가 감면되지만 공모에 유리한 자기관리리츠는 이 같은 혜택이 전혀 없다. 최우석 건국대 미래지식원 부동산학전공 교수는 “자기관리리츠에만 법인세를 부과하는 것은 이중과세에 해당할 수 있고, 일반부동산펀드와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 리츠 관계자는 “시장은 리츠 역시 일반 금융투자상품으로 보는데 법적으로는 국토부에서 관리하는 일반 부동산 임대업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괴리가 나타난 것”이라며 “펀드와 마찬가지로, 리츠를 국토부에서 관리할 것이 아니라 금융당국으로 관리를 일원화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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