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its

리츠·부동산 펀드·크라우드 펀딩…부동산도 간접투자 해볼까

Bonjour Kwon 2016. 8. 1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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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8.12 15: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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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30일 오전 10시. 부동산 전문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업체 테라핀테크의 인터넷 사이트(테라펀딩)는 하마터면 마비될 뻔했다. 테라펀딩에 운정신도시 야당역 신축빌라 건축자금 모집 프로젝트를 올리자마자 투자자들의 동시 접속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마치 인기 연예인의 콘서트 표를 예매하기 위해 컴퓨터 클릭을 반복하면서 열을 올리는 열성팬들의 열기가 연상될 정도였다. 폭발적인 인기 덕분에 약 2분 만에 펀딩 목표액이었던 3억5000만원이 모여 미처 투자하지 못했던 고객들로부터 빗발친 항의까지 받아야 했다. 

리츠(부동산투자회사·REITs), 부동산펀드, 크라우드 펀딩 등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 알짜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떨어지면서 은행에 목돈을 맡겨도 이자소득세를 내고 나면 마이너스 금리인 셈이라 과거처럼 예·적금 중심의 재테크 방식으로는 돈을 불릴 수 없어서다. 

특히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은 부동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은 주식 등 직접투자 상품처럼 전문지식이나 노하우가 부족해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 열풍을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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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총자산 18조 넘어 

대표적인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REITs)는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줄임말로 ‘부동산 투자회사’를 말한다. 리츠는 여러 명의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아 부동산 개발사업에 투자하거나 오피스빌딩, 호텔 같은 부동산이나 물류, 리테일 등 부동산과 관련된 곳에 투자해 올린 수익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부동산투자회사법’에서는 운용 형태에 따라 리츠를 크게 △자기관리리츠 △위탁관리리츠 △기업구조조정리츠 등 세 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 있어 공실률이 낮은 오피스빌딩이나 유명 관광지에 위치한 호텔을 매입해 임대소득을 올리고 싶어도 평범한 개인이 투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오피스빌딩이나 호텔에 투자한 리츠에 투자하면 개인들도 수천억원에 달하는 오피스빌딩 투자자가 될 수 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리츠의 총자산 규모는 18조5341억원으로 지난해 말(18조180억원)보다 5000억원 이상 늘었다. 2014년 총자산 규모(14조9682억원)와 비교해 3조원 이상 증가했다. 단기간 리츠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지난 1분기에만 총 7개의 리츠가 영업인가를 받았다. 1분기 기준 기업구조조정리츠 32개, 위탁관리리츠 85개, 자기관리리츠 8개로, 총 125개의 리츠가 운영 중이다. 

한국리츠협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국내 리츠의 지난해 평균 배당수익률은 8.1%에 달한다. 2002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13.5%다. 리츠는 연 수익률이 8%대에 달하는 고수익 상품이지만 개인이 투자하는 것은 굉장히 제한적이다. 개인이 리츠에 투자하려면 공모리츠(쉽게 말해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리츠)여야 하는데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는 광희개발전문 자기관리리츠, 케이탑 자기관리리츠, 트러스제7호 위탁관리리츠 등 3개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리츠는 지금까지 기관투자가를 위한 상품처럼 인식돼 왔다. 2012년 이후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는 없다. 

국내에는 2001년 리츠가 도입됐다. 도입 초기만 해도 리츠는 개인이 직접 투자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소액으로도 수십억원~수천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에 간접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에 힘입어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2011년 다산리츠 대표이사의 횡령·배임으로 인한 상장폐지와 연이어 발생한 골든나래리츠의 주가조작사건으로 다수의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게 되면서 리츠 업계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리츠 투자로 피해를 입는 투자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리츠에 대한 관리 감독과 규제를 강화하고 상장의 문턱을 높이면서 리츠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국내 리츠업계가 위축돼 있는 동안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리츠를 도입한 일본과 싱가포르의 리츠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국도 일본이나 싱가포르처럼 리츠 상장규제완화 등으로 리츠 산업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지난해부터 리츠 산업 확장에 나선 상태다. 

▶리츠 상장요건 낮춰 공모 활성화 

정부는 리츠에 일반 개인들도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공모를 활성화하기 위해 상장요건을 낮췄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7일 열린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공모 리츠 활성화 대책을 담은 ‘부동산 서비스 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리츠 공모에 장애가 되던 상장 요건 중 하나인 매출액 기준을 개발형리츠 300억원, 비개발형리츠 100억원에서 뉴스테이 개발형 200억원, 비개발형 70억원으로 내렸다. 6개월이던 매출액 산정 기간도 1년으로 확대했다. 국토부는 또 사모리츠 여러 개를 묶어 상장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정부가 리츠 산업 활성화에 발 벗고 나서면서 일반인에게도 차츰 투자 문호가 넓어질 전망이다. 

우선 연내 모두투어리츠(모두투어자기관리 부동산투자회사)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국내 대표 여행사 모두투어 네트워크의 자회사인 모두투어리츠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데 이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모두투어리츠는 상장 자금을 기반으로 ‘모두투어리츠=호텔 투자 리츠’를 연상할 수 있는 호텔 전문리츠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이미 모두투어리츠는 △스타즈호텔 1호점(옛 써튼호텔) △명동 스타즈호텔 2호점 △화성 스타즈호텔 3호점 등 비즈니스호텔 총 3곳에 투자해 호텔 전문리츠로 발돋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모두투어리츠의 경영실적은 영업수익 30억원, 영업이익 10억원이다. 

이현석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리츠는 다수의 일반 투자자들에게 소액을 투자 받아 전문가가 운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데 부동산에 투자할 때 갈수록 전문지식이 필요해지면서 리츠 산업도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30개국 이상 리츠를 도입해 잘 운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도 국내 리츠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얘기다. 

그는 또 “리츠는 법률상 펀드가 아닌 회사이기에 정보가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므로 리츠가 활성화되면 부동산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주택 투자방식이 매각차익 중심에서 임대수익 창출로 패러다임이 점점 바뀌면서 임대주택리츠 등 주택전문 리츠 시장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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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 펀딩, 입소문 타고 흥행몰이 

리츠보다는 일반인에게 훨씬 친숙한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부동산펀드에도 초저금리 기조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부동산펀드는 2004년 6월 미래에셋맵스 자산운용사에서 처음 판매·운영되기 시작한 이후 증가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부동산펀드의 순자산총액은 35조9079억원으로 2014년(29조7413억원)보다 6조1666억원이나 증가했다. 부동산펀드의 순자산총액은 올 1분기에도 증가해 37조859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29일 기준 부동산 펀드 순자산은 40조1550억원에 달해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했다. 

리츠, 부동산펀드가 각광받으면서 또 다른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도 새로운 투자 창구로 급부상하고 있다. 개인들에게 십시일반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은 P2P (Person to person·개인 간) 대출이라고도 불린다. 

P2P 대출은 전문업체(P2P업체)가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빌라 신축 자금 모집 등에 관한 프로젝트를 띄운 뒤 개인이나 법인 회원들에게 보통 100만원 이상~수억원까지 자금을 모아 사업자에게 대출해주는 것을 말한다. 회원들은 돈을 빌려주는 대신 연 9~15%(세전) 정도의 이자수익을 사업자(빌라를 지어 분양한 사람)에게서 받는다. 온라인 플랫폼 공간을 제공해준 크라우드 펀딩 업체는 투자한 회원들과 돈을 빌려간 사업자에게 일정액을 수수료로 받는다. 

부동산 관련 P2P를 전문으로 하는 해외 기업에는 미국 리얼티모굴·패치오브랜드, 영국 렌드인베스트, 싱가포르의 코에셋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2014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테라펀딩(사이트명)을 운영 중인 테라핀테크가 업계 1위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7월 7일 기준 테라펀딩을 통해 집행된 누적 투자액은 262억8000만원, 투자 이후 투자자에게 돌려준 누적 상환액은 77억7300만원, 연간 평균 수익률 12.84%에 달한다. 올해 1월까지 테라펀딩을 통해 집행된 누적 투자액이 약 94억2000만원, 누적 상환액이 약 29억50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 급격히 성장한 셈이다. 골드만삭스에서 리서치 등을 담당한 민충기 대표와 도이치은행 등 IB 출신 등을 주축으로 설립된 루프펀딩도 지난해 12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서비스회사인 DTZ코리아에서 글로벌 투자자의 부동산 금융·투자자문을 담당했던 이지수 감정평가사가 차린 위펀딩도 지난 6월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지수 위펀딩 대표는 국내 부동산은 물론 해외 부동산 컨설팅까지 직접 맡아온 전문가인 만큼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 업계 최초로 해외 호텔·오피스빌딩 등 해외 부동산 프로젝트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 리모델링 후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비즈니스호텔도 발굴해놓은 상태라 이르면 연내 관련 프로젝트가 공개될 예정이다. 위펀딩은 해외 부동산이어도 원금 손실 가능성이 극히 낮은 안전한 상품 위주로 공급할 계획이다. 

다만 부동산 크라우드 펀딩에 투자할 때 주의사항도 있다.
 수익률은 높지만 개발업자가 도산하거나 펀딩 업체가 자금을 횡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부동산 금융업계 관계자는 “투자 대상의 미래 가치가 불확실한 경우가 많아 자금 관리를 맡은 운용역과 믿을 수 있는 회사인지 면밀히 따져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태영 테라핀테크 대표는 “테라펀딩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지은 빌라가 미분양될 경우 사업자가 신축 건물 전부 혹은 일부를 전세로 돌린 다음, 그 전세금을 테라펀딩이 받아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상환해준다”며 “전세 세입자를 못 구하면 담보로 잡은 신축 건물을 경매에 넘겨 투자금을 돌려주는 만큼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