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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은행권, 부동산 자산 처분 가속화...손해는 눈덩이2012.09.24 머니투데이

Bonjour Kwon 2012. 9. 25. 07:38

2012.09.24

 

유럽 대형은행들이 금융규제 강화에 대응해 위험천만한 부동산 자산을 대거 털어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전했다.

부동산서비스업체 CBRE에 따르면 로이드, 산탄데르, 분데스방크를 비롯한 유럽 은행들이 올 들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팔아치운 부동산 자산은 75억유로어치에 이른다. 이들은 연내에 110억유로어치를 더 처분한다는 방침이어서 유럽 은행권의 부동산 채권 매각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유럽 은행들이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 부동산 자산을 대거 처분하고 있는 것은 규제 탓이다. 금융위기와 재정위기 여파로 유럽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권에 요구하는 자기자본 규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부실 위험이 큰 부동산 자산은 처분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전문 사모펀드(PEF)인 페이트런캐피털의 키스 브레슬라우어 이사는 "은행들은 보통 시장이 나아지기를 기다렸다가 손해를 만회하려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버티지만, 부동산 자산은 당장 처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재빨리 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압박감에 유럽 은행권에서는 수백 개의 대출 채권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모아 처분하는 게 새로운 추세가 됐다고 전했다. 이를 방증하듯 올해 거래된 14개 포트폴리오의 액면가는 무려 5억유로에 달했다.

문제는 사정이 전혀 다른 채권들을 하나로 묶어 거래하면 파는 쪽의 손해가 더 커진다는 점이다. 일례로 로이드는 지난달 미 PEF인 케네디윌슨과 도이체방크에 액면가 3억6000만유로인 아일랜드의 불량 부동산 채권 포트폴리오를 90%나 할인된 가격에 넘겼다.

필립 크로퍼 CBRE 부동산금융 부문 이사는 "유럽 은행권이 처분하는 부동산 채권은 앞으로 더 늘겠지만, 처분 자산의 가격을 매기는 데 따른 어려움이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