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국내)

국내 투자금, 해외부동산 쏠림 현상…펀드 잔액 50%↑

Bonjour Kwon 2016. 9. 12. 09:00

2016-09-12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부동산에 몰리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현재 국내에 설정된 해외 부동산 유형 공·사모 해외투자펀드 잔액은 16조8458억원으로, 작년 말(11조2779억원)보다 5조5679억원(49.4%) 증가했다.

 

펀드 수는 같은 기간 189개에서 242개로 늘었다.

 

부동산 해외투자펀드가 처음 설정된 2006년 말 설정잔액(2333억원)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70배 넘게 성장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말 설정잔액의 98%가 넘는 16조5605억원은 기관투자가와 법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사모펀드 돈이다.

 

국내 법인 가운데 해외부동산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미래에셋그룹이다. 지난 2006년 상하이타워 인수를 시작으로 호주 시드니 포시즌스호텔, 지난해 미국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특급호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호텔을 사들였으며 올해도 미국 페덱스물류센터, 독일 쾰른오피스빌딩, 텍사스주 댈러스의 스테이트팜 오피스 빌딩 4개동 등 6건의 해외부동산을 사들였다.

 

이처럼 해외부동산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주식이나 채권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오피스 임차 수요가 위축되면서 국내 부동산보다는 해외부동산 쪽으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과 해외 부동산 경기 부진 등으로 해외부동산 투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대체투자 상품의 투자수익률은 낮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부터 미국에서 주거용 부동산 매매는 활기를 띠지만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형적으로는 공실률도 높지 않고 연체율도 금융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이지만 수익률은 2007년 5월의 저점(6.28%) 수준인 6.31%까지 내려왔다"며 "2006~2007년 대규모로 발행된 상업용 부동산 저당채권(CMBS)의 10년 만기가 도래하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미국 부동산 시장 호황은 구조적인 요인보다는 시장환경적 요소, 즉 저금리 환경에 의해 견인됐다"며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에 따라 상업용부동산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