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기사입력 2016-09-19
금융권은 지금 부동산 열풍이다. 부동산간접투자를 막던 각종 규제들이 완화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개방됐다.
그동안 오피스 빌딩을 중심으로 투자했던 은행들은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정책과 맞물려 뉴스테이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국내외 부동산간접투자에 푹 빠졌다. 연평균 4~5% 대의 투자수익률을 꿈꾸는 개인투자자들이 진입장벽이 낮아진 부동산펀드시장에 뛰어들면서 관련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보험사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장기자금 조달에 따른 장기 투자자산을 선호하는 보험사들은 부동산투자회사(리츠)에 눈독 들이고 있다.
금융사들이 부동산간접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초저금리시대가 이어지면서 투자처를 다변화해 단 한푼이라도 수익을 더 거두기 위해서다.
◇은행 유휴지점 활용, ‘뉴스테이’ 경쟁 = 은행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뉴스테이다. 은행은 전통적으로 대면체널 영업방식을 고수했다. 돈이 오가는 곳이다보니 직원과 고객이 직접 만나 업무를 해야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핀테크(금융+IT)가 활성화되면서 이런 공식이 깨지고 있다. 은행들은 비대면채널 거래가 보편화되면서 문 닫는 은행 영업점이 늘어나자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기 위해 분주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은행 등의 사업 참여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제도를 개선해주면서 뉴스테이 사업이 안정적인 투자처로 떠올랐다.
현재 국내 은행의 점포 수는 2013년 말 7599개에서 2015년 말 7278개로 321개 줄어드는 등 최근 비대면 금융거래가 증가하면서 은행 점포 수 감소세가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임대사업은 은행들에게는 구미가 당기는 사업임이 틀림없다.
은행권 가운데 뉴스테이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곳은 하나금융지주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과 KEB외환은행 합병 등으로 문 닫게 된 지점들을 주거용 오피스텔로 재건축해 ‘도심형 뉴스테이’로 공급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국토교통부와의 MOU를 통해 앞으로 KEB하나은행 지점 60곳 이상을 활용해 최대 1만가구의 뉴스테이를 공급한다.
신한은행은 KT와 뉴스테이 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노후하거나 이전한 자체 보유 영업점을 대상으로 뉴스테이 개발을 위한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앞으로 KT와 공동으로 부동산투자회사(리츠)를 설립해 이르면 2017년 중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KB금융지주 등도 뉴스테이 사업 참여를 저울질 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노후한 영업점 건물을 리모델링해 영업점 이외에 사무실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부동산간접펀드' 열풍 = 기준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금융투자업계는 지금 부동산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펀드 등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에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8월 초까지 부동산 펀드의 순자산액은 42조1534억원이다. 순자산이 40조원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특히 국내에 설정된 해외 부동산 유형 공·사모 해외투자펀드 잔액은 16조8000458억원으로, 작년 말(11조2779억원)보다 5조5679억원(49.4%) 급증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투자까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국내에 리츠와 부동산펀드가 도입된 후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은 연기금·공제회·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과 일부 고액자산가들만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이었다.
하지만 올 5월 금융위원회가 개인들도 최소 500만원으로 부동산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재간접펀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갈 곳 잃은 자금은 현재 주식 공모주 시장이나 아파트 분양 시장, 중소형 빌딩 시장 등으로 몰려들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 참여가 제한적이고 공모주의 경우 리스크(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며 "이 때문에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고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동산펀드나 리츠가 대안 투자처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들이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그간 주로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자금을 모아 사모형 상품을 만들었던 증권사 및 운용사들도 공모형 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출시한 부동산펀드 상품들이 완판되는 등 큰 인기를 모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서 모집한 부동산펀드는 1시간만에 300억원을 다 팔아치웠다. 하나자산운용은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을 투자처로 설정해 모집한 펀드가 1시간만에 완판됐다. 높은 인기에 추가로 배정한 200억원도 바로 팔렸다.
부동산시장의 큰 손 이지스자산운용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퍼시픽타워’에 투자하는 펀드를 오는 10월께 출시한다는 계획 아래 이 건물 입찰에 나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 부동산 투자를 공모형 펀드로 진행한다.
◇보험사 '리츠 시장' 눈독 =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장기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보험사들은 리츠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보험사의 리츠 투자를 막는 규제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이 관심있게 지켜보는 분야는 공공임대리츠다. 공기업이 보증해 투자 위험이 크지 않으면서 수익률은 공사채보다 높기 때문이다.
최근 LH가 '공공임대리츠 10호' 대출 투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곳은 삼성화재와 미래에셋생명, 한화손해보험, 현대라이프생명, 흥국화재, 흥국생명 등 6개 보험사다. 6개 보험사는 리츠에 대출 투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차입금은 총 6600억원이다.
보험사들이 얻을 수 있는 금리는 최고 3.0%, 평균 2.6% 가량이다. 공공임대리츠 대출 투자는 최장 14년으로 장기 투자면서 리스크가 낮기 때문에 보험사들의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전략에도 적합하다.
A 보험사 관계자는 "장기적이면서 안정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사에서 공공임대리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현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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