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1
업계도 새 먹거리 공략채비 한창
비슷한 투자 구조에도 다른 길을 걸어왔던 부동산투자회사(리츠)와 부동산펀드가 한지붕에서 만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국토교통부가 ‘부동산투자회사법(리츠법)’ 개정을 통해 리츠와 부동산펀드 겸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20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리츠 AMC(자산관리회사)가 부동산펀드 설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자산운용사가 리츠 AMC 설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부동산펀드 근거 법령인 ‘자본시장법’은 자산운용사의 리츠 설립을 허용하고 있었지만, 부동산투자회사법이 이를 막고 있어서 불가능했다. 이번에 개정안이 수정되면 자산운용사의 리츠 설립도 가능해진다.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 개정안의 입법예고 기간은 다음달 21일까지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 기간에 리츠와 부동산펀드 겸업에 대한 시장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리츠와 부동산펀드 간의 경계가 사라지면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이 한층 더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토부는 입법예고 후 연내 시행령을 개정해 내년 1월1일부터 이 개정안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현재 마스턴투자운용과 제이알투자운용 등 여러 리츠 AMC가 부동산펀드 설정을 준비하고 있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리츠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마스턴투자운용과 제이알투자운용 등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부동산펀드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산운용사들도 리츠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리츠 AMC와 자산운용사를 넘나드는 인력 이동이 대거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진규 한국자산신탁 리츠사업본부장은 “리츠 AMC와 자산운용사 모두 새로운 영역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셈이라 적극적인 자세로 준비에 나설 것”이라며 “리츠 인력이 자산운용사로, 펀드 인력이 리츠 AMC로 이동하는 빈도가 잦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이들 상품의 겸업에도 주무부서가 나누어져 있다는 부분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현재 리츠는 국토부가, 부동산펀드는 금융위원회가 관리ㆍ감독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활동 범위가 넓어지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눈치를 봐야 할 시어머니가 둘로 늘어난다는 점은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다”며 “이번 기회에 리츠와 부동산펀드 주무부서를 일원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남영기자 hi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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