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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인프라 건설 지원 펀드 역할 커진다.GIF (3500억약정) 등

Bonjour Kwon 2016. 10. 24. 08:30

2016-10-24

 

그동안 한국 기업들의 해외 인프라시장 진출을 뒷받침해야할 국내 금융권의 움직임은 전무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출범으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인프라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프로젝트의 정치적인 리스크와 초기 운영비용이 높아 투자기구들이 선뜻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유가 급락,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텃밭이었던 중동발 해외 인프라사업 자체가 줄어들었던 점도 한몫했다.

하지만 정부가 나서 그동안 잠잠했던 해외건설 지원펀드를 속속 선보이면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GIF 해외건설 지원 징검다리 = 그동안 해외건설 지원펀드로는 글로벌인프라펀드(GIF)가 대표적이다. 국토부는 건설정책국 주도로 2009년 GIF를 처음 조성했다. 해외건설 프로젝트에 ‘묻지마 단순도급’ 위주로만 참여해 수익을 내지 못하는 국내 건설업체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다.

GIF는 약정금액 3500억원 규모의 민·관 공동펀드이며 한국철도공사 등 6개 공공기관과 산업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건설공제조합 등의 기관들이 펀드에 투자했다.

GIF는 도로, 철도, 상수도, 발전 등 인프라시설과 산업단지, 도시개발 등 민간투자법이 규정한 시설과 부대사업 등과 관련된 해외공사를 투자대상으로 한다.

특수목적회사(SPC)의 주식(equity) 또는 대출(loan)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글로벌인프라펀드가 리스크가 높은 후순위대출 및 자본금을 투자해 민간금융기관의 선순위 대출참여를 유도한다.

GIF는 3호까지 설정됐다. 먼저 1호 펀드는 그동안 성과를 내지 못하다 지난 2014년 투자운용사를 한국투자운용에서 KDB인프라자산운용으로 바꾼 후 첫 투자에 성공했다.

GIF 1호는 지난해 삼성물산과 사우디 국영기업인 아쿠아파워(ACWA Power Int)가 터키 키리칼레에 926㎿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ㆍ운영하는 투자개발사업에 450억원을 투자했다.

총투자비는 10억7000만달러이며 수익형 민자사업(BOOT) 방식으로 사업자가 30년간 운영권을 갖는다.

GIF 1호보다 먼저 투자가 이뤄진 GIF 2호는 지난 2012년 파키스탄 파트린스 수력발전사업과 포르투갈 태양광 발전사업에 투자가 진행됐다.

파키스탄 수력 발전소 사업은 총사업비 3억9700만달러(약 4664억7500만원) 규모로 147MW 급이다. 전략적 출자자로 한국수자원공사가 참여했고 건설출자자는 대우건설이다.

이 사업에서 GIF는 교환사채(회사채 보유자가 의사에 따라 주식이나 다른 유가 증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사채)로 약 400억원을 투자했다.

포르투갈 태양광 발전소 사업의 경우에도 GIF는 대출채권과 지분을 취하는 방식으로 400억원을 투자했다.

GIF 3호는 최근 본격적인 활동 준비를 마쳤다. KDB인프라자산운용은 이날 투자자들과 GIF 3호 펀드의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펀드 운용에 시작했다.

GIF 3호의 규모는 1230억원이다. 이 중 900억원 가량은 GIF 1호 잔액의 이월분이며, 나머지는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자금을 공급했다.

GIF 3호는 호주 태양광프로젝트와 터키 가지안텝 병원 프로젝트에 지분투자와 후순위대출 참여가 거론된다. 두 프로젝트를 통해 집행되는 투자금은 700억원 가량이다.

 

 

◇KOIF 1년만에 '기지개' = 정부는 지난해 7월 해외건설촉진법을 개정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된 해외건설ㆍ플랜트 수주선진화 방안의 일환이다.

해외건설특화펀드는 자산 총액 또는 자본금의 50%를 초과하는 금액을 해외건설분야에 투자하는 펀드다.

특히 이 펀드는 여러 특례 조항을 부여받아 자산운용 시 그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보증할 수 있다.

일반펀드의 경우, 집합투자업자가 집합투자재산으로 해당 투자기구 이외에는 채무보증이나 담보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또 운용자금이나 투자목적자금을 조달할 때 일정 비율로 자금 차입이나 직접 대출까지 허용하는 등 해외건설업계의 자금난을 해갈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전까지는 직접 대출이 불가능해 우회적으로 대출금을 지급해왔다.

이후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와 한국투자공사(KIC)는 건설사 등 국내 기업들의 해외 인프라사업 참여 활성화를 목표로 20억달러 규모의 ‘코리아 해외 인프라펀드(KOIF)’를 조성했다.

하지만 펀드를 조성하고 1년간 유명무실한 펀드로 전락했다. 국내 건설사들이 따낸 해외 인프라 사업지들을 투자 대상으로 검토했지만, 금융조건이 맞지 않았고 리스크가 예상보다 커 실제 투자로 이어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1년간의 개점 휴업상태던 KOIF가 최근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현재 국토부는 최근 KOIF 첫 투자 대상으로 2~3개 프로젝트 추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가 추천하면 KIC는 사업성을 검토한 후 연내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정책금융과 민간금융 지원 '활성화' 돼야 = 올해 해외 건설은 '수주절벽' 시기를 맞고 있다.

지난 12일까지 해외 건설 수주실적은 186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수주실적(347억달러)보다 54% 줄었다. 일부 대형 건설사는 해외 건설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도 추진 중이다.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시장에서 다시금 활기를 모색하기 위해선 자체적인 경쟁력 향상과 정책금융과 민간 금융사의 지원도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민간 금융사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외국계 대형은행들에 비해 신용도·조달금리·외화조달·네트워크 등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는 펀드 등이 활성화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가 조성한 해외건설 수주 지원 펀드 규모가 해외건설시장을 지원하기에는 너무 작은 금액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건설사업 규모는 461억 달러다. 그에 반해 KOIF와 GIF의 자금지원 규모는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중동지역 소규모 토목공사의 사업규모가 GIF의 투자약정금액과 동일한 규모”며 “전방위적인 지원을 해주는 중국, 일본 등과 비교하면 지원규모가 다소 아쉽다”고 밝혔다.

이재현기자 ljh@

 

〈건설을 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