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양판점,대형슈퍼

어른들 놀이터로 변신한 백화점·마트.자주테이블·PK마켓 등 체험형 매장 소리없이 인기몰이..소비자들현명. 간접 체험하려는 놀이 문화로자리잡아

Bonjour Kwon 2016. 11. 7. 06:21

2016.11.06

체험 소비가 유통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제품이나 부가서비스를 체험한 뒤 구매를 결정하도록 유통사들이 몸단장을 새로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시식 코너에서 맛을 보거나 샘플 화장품을 써보는 수준에서 나아가 구매 결정 전에 체험을 하는 식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9층 생활관에 올봄 입점한 체험형 레스토랑 자주(JAJU)테이블은 소리 없이 인기몰이 중이다. 조선호텔이 직영하는 자주테이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친 뒤 방금 사용한 식기의 새 제품을 같은 백화점에서 즉시 구매할 수 있는데 IVV 할리우드 스파클링 와인잔은 강남점에서 매진되는 이변까지 벌어졌다.

 

준비한 물량 100개가 동나면서 현재 신세계백화점 측은 새로 해당 상품을 주문한 상태다. 호텔급 식사와 디저트를 한 끼 식사로 즐기고, 체험해본 식기류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폭증한 것이다.

 

특히 자주테이블의 음식 및 식기류를 자신의 모습과 함께 찍어 올리려는 여성 셀카족이 늘어난 것도 자주테이블 인기몰이의 한 원인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자주테이블'이나 'jajutable' 등을 검색하면 4000여 개의 인증샷이 쏟아진다. 체험형 레스토랑이란 콘셉트가 '숙녀들의 놀이터'로서 각광받는 것이다.

 

김정래 자주테이블 지배인은 "소비자들이 현명해지면서 간접적으로 체험하려는 놀이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험형 소비는 마트와 홈쇼핑 업계로도 번지는 추세다.

 

스타필드 하남점의 PK마켓은 '체험형 슈퍼마켓'을 지향한다. 전체 매장 면적의 40%를 즉석 델리 코너로 구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해산물 생물을 구입하면 바로 튀겨서 주거나 축산물을 구입해 가져가면 즉석에서 취향대로 구워주는 서비스 등도 간접체험의 일부다. 세계 11개국의 골목길을 재현한 듯한 델리 코너도 체험 소비와 무관하지 않다. PK마켓이 시식 코너에 불과했던 식음료 할인 매장을 '식객들의 놀이터'로 변화시킨 셈이다.

 

일렉트로마트는 '아재(아저씨의 낮춤말)들의 놀이터'이자 체험 소비의 최전선이다. 가전제품과 피겨의 성지라 불리는 일렉트로마트는 캠핑용품, 자전거, 갤럭시기어, X박스, 턴테이블, 자이로드론 등 남성들이 즐길 법한 구성품들을 체험한 뒤 구매를 결정하도록 꾸며졌다.

 

[김유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