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실물펀드인 부동산형펀드에 큰손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9월 말까지 부동산형펀드에 21조2922억원이 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부동산형펀드의 순자산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며 9월 말 기준 역대 최고치인 44조107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큰손인 기관투자자의 사모펀드 자금의 유입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순 유입 자금 가운데 공모는 1329억원에 불과했고, 사모가 21조1593억원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강남의 슈퍼리치들의 사모 부동산펀드 열풍은 눈에 띈다. 저금리 시대에 드문 ‘고수익’ 상품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며 출시하자마자 거액 자산가들을 통해 조기매진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사모펀드의 장점은 공모펀드와 달리 400억~500억원 안팎의 자금을 모아 자유롭게 운용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치고 빠지기식’의 운용을 하거나 고수익을 노리는 장기 프로젝트에도 참여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 10월 14일 기준 사모부동산펀드 설정 잔액은 41조920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8월 40조원을 넘어선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신규 펀드 조성액도 7조9420억원으로 나타났다. 매달 8000억원 가량의 뭉칫돈이 유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부동산펀드 증가액인 5조5525억원보다도 2조원 이상 많은 수치다.
대표적으로 지난 2월 말 코람코자산운용은 20여 명의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제1호 블라인드 펀드를 설정해 연 6.5%의 안정적 배당(매각차익 미포함)을 목표로 운용 중이다. 블라인드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투자 전략과 투자 대상에 대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만 정하는 사모펀드와 유사한 상품으로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먼저 조달한 후 투자 대상을 발굴·투자하는 구조다.
신한은행 PWM센터를 중심으로 자산가들에게 판매된 ‘신한BNPP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18호’에는 600억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애초 목표 모집액은 220억원가량이었지만 이를 한참 넘어섰다. 이 상품은 서울 서소문 동화빌딩을 유동화한 사모부동산펀드로 연 5~7%가량의 수익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경PSG자산운용이 운용하고 IBK투자증권이 판매한 200억원 규모의 사모 부동산펀드는 한 달(3월) 만에 자금 조달을 끝냈다. 서울 합정동 삼성화재 사옥에 투자해 연 6% 수익률을 거두는 것이 목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국내 주택부동산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연기금을 중심으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부동산펀드 투자유형별로는 개발형, 임대형, PF대출형, REITs형 가운데 월세를 배당금형태로 분배하는 임대형 부동산펀드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임대형 부동산펀드는 2011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9월 말 현재 가장 많은 비중(52.4%)을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 PF대출형은 12.7%, 개발형은 4.5%, REITs형이 4.1% 순이다.
신한은행 PWM센터를 중심으로 자산가들에게 판매된 ‘신한BNPP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18호’에는 600억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애초 목표 모집액은 220억원가량이었지만 이를 한참 넘어섰다. 이 상품은 서울 서소문 동화빌딩을 유동화한 사모부동산펀드로 연 5~7%가량의 수익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경PSG자산운용이 운용하고 IBK투자증권이 판매한 200억원 규모의 사모 부동산펀드는 한 달(3월) 만에 자금 조달을 끝냈다. 서울 합정동 삼성화재 사옥에 투자해 연 6% 수익률을 거두는 것이 목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국내 주택부동산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연기금을 중심으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부동산펀드 투자유형별로는 개발형, 임대형, PF대출형, REITs형 가운데 월세를 배당금형태로 분배하는 임대형 부동산펀드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임대형 부동산펀드는 2011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9월 말 현재 가장 많은 비중(52.4%)을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 PF대출형은 12.7%, 개발형은 4.5%, REITs형이 4.1% 순이다.
▶높은 수익률에 손해보전
‘SOC펀드의 매력’
SOC펀드 역시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투자자로부터 모은 돈으로 도로·항만·터널·지하철 등 국가 기간시설을 건설한 뒤 도로통행료와 항만사용료 등의 수입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SOC펀드는 몇 년 전 큰 이슈를 일으킨 ‘맥쿼리인프라’가 대표적이다.
SOC펀드의 매력은 높은 수익률만이 아니라 손해보전에 있다. 대표적인 SOC펀드인 지하철 9호선이나 인천공항고속도로는 초창기에 투자시장에서 그리 환영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지하철과 고속도로가 개통되더라도 즉시 수요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된 이후 인근 집값이 들썩일 정도로 이용객이 몰렸고 최근엔 증차까지 시행했다. 인천공항고속도로 역시 해외이용객이 늘면서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만약 적자를 보더라도 큰 손해를 볼 일은 없다. 적자 폭을 정부가 일정 부분 보전하기로 운용사와 사전계약을 맺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어떤 상황이든 투자자는 배당금으로 최소 원금 이상의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당시 수입권을 독점한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SOC펀드는 개인보다 사모형태로 자산가들의 자금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민원 발생 가능성이 높은 개인투자자보다는 기관을 통해 거액의 투자자금을 한 번에 지원받는 것이 운용과 관리 측면에서 편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관심을 끈 SOC투자상품은 지하철과 태양광 투자 관련 펀드로 수익률은 5~10%대를 웃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013년 신한금융투자가 출시한 ‘신한BNP 서울시 지하철 9호선 특별자산펀드’ 4종은 출시 2년(연초 기준) 만에 11~12%대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KB투자증권이 판매한 ‘KB서울햇빛발전소특별자산’ 역시 1년 2개월여 만에 5.78%(4일 기준)의 준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출완화·재간접 투자 허용
제도개선 뭉칫돈 더 몰린다
부동산과 SOC펀드와 관련한 제도들도 속속 개선되며 자금은 더욱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상품이 사모형태로 운용되는 이유 중 또 하나는 투자자보호와 관련한 규제다. 금융당국이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사모펀드 관련 규제를 까다롭게 적용한 탓에 이 규제를 뚫고 개인투자자를 모집하기엔 운용사가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운용사는 금융당국을 핑계로,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근거로 개인투자자의 부동산·SOC펀드 참여를 사실상 차단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 개인투자자에게 희소식이 들린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부동산·SOC 등 실물펀드에 직접대출 기능을 허용키로 했다. 부동산·SOC 분야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도 마련할 예정이다. 부동산·SOC펀드에 일반투자자의 접근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선 자본시장법상 금지돼 있는 펀드의 직접 대출이 부동산·SOC 등 펀드의 주목적 사업에 대해 허용됐다. 실물자산 투자는 보통 대출과 지분 참여가 함께 진행된다. 이 때문에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상의 인프라펀드와 해외건설촉진법 상의 해외건설펀드 등은 대출방식의 운용을 허용하고 있다. 반면 자본시장법상의 실물펀드는 대출방식으로 운용할 수 없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펀드가 직접 대출을 할 수 없어 은행의 대출채권을 매입해 브릿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진행했다”면서 “직접 대출이 허용됨에 따라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실물펀드의 직접대출을 허용하면서 차입 규제도 완화했다. 현재 실물펀드 가운데 특별자산펀드(공모)는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특별자산펀드도 다른 실물펀드와 같이 사회기반시설 등의 자산 취득이 목적일 때 순자산의 30% 범위 내에서 차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지난 9월에는 금융위원회가 SOC 등 실물자산 투자에 특화된 공모형 재간접펀드로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재간접펀드는 특정펀드에 재투자하는 펀드다. 실물펀드가 주로 사모펀드라는 점을 고려해 개인투자자가 사모펀드에 100% 투자할 수 있도록 했고, 같은 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 최대투자비중도 50%에서 100%로 늘렸다.
금융위는 지난달 22일 ‘펀드상품혁신방안’을 통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령(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사모형태의 SOC펀드의 경우 은행이나 증권사의 PB센터를 통해 주로 모집된다. 일부 은행과 증권사의 경우 운용사로부터 위탁받아 SOC펀드를 특정 고객에게 판매하기도 한다. VIP 혹은 관리가 필요한 특정 고객들을 통해 판매하는 것. SOC펀드의 인기가 워낙 높다 보니 금융회사가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금융투자사들의 관련분야 진출도 눈에 띈다. 미래에셋그룹은 해외로 일찌감치 눈을 돌렸다. 2009년 업계 최초로 해외 투자 인프라펀드(SOC)를 선보이며 현재 8조원에 육박하는 대체투자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선두주자다. 2006년 중국 상해 푸동에 미래에셋타워를 시작으로 브라질, 미국, 호주 등지의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페오몬트 오키드’ 호텔에 투자했다.
올해에는 하와이와 시애틀에 위치한 ‘하얏트리젠시 와이키키 호텔’과 ‘아마존 본사 사옥’을 인수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랜드마크 72에 투자한 선순위 대출 3000억원을 기초자산으로 만기 6개월의 ABS 상품을 출시해 개인투자자들에게 공급했다. 이달에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스테이트팜 오피스’ 빌딩 4개동을 인수해 이를 자산으로 하는 공모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SOC펀드는 태양열 발전소 등 신재생에너지에도 투자하고 있으며, 호주 빅토리아 담수화시설, 호주 고속도로 이스트링크 프로젝트 등 해외 사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지주사 하나금융이 뉴스테이 사업에 진출해 올해 하나은행 8개 지점에서 3000가구, 내년엔 11개 지점 3000가구 등 최대 1만호를 공급한다.
지난해 대체투자팀을 출범한 NH투자증권은 최근 다양한 부동산 딜을 선보이고 있다. 밀리니움인마크자산운용과 함께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자국내 1위의 리테일 업체 울워스 본사 사옥을 매입했다. 울워스가 16년간 장기 임차하고 있는 사옥이라 연 약 6%의 수익이 기대된다. 또한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호주 적십자 건물을 FG자산운용과 부동산 펀드 수익증권으로 약 1000억원에 매입했다. 호주 적십자가 15년간 장기 임차 중이다.
이외에도 여러 금융투자사들은 부동산을 넘어 최근 금융사들의 대체투자는 더욱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기존 분야에서 더 나아가 항공기·선박·태양열 등 새로운 실물투자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금융투자사들의 대안투자처가 확대되는 추세”라며 “대규모 기관투자자들이나 슈퍼리치들에 한정됐던 것이 다양한 금융기법들이 적용되면서 소규모 투자도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