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09 1
M&A로 큰 골드만삭스처럼 미래에셋대우 실적 기대 `쑥`
국내 최대 증권사인 통합 미래에셋대우가 연말 출범을 앞둔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과 금융그룹인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실적과 주가가 동반 급등한 것으로 조사돼 주목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주가는 2002년 말 주당 68.1달러에서 4년 뒤인 2006년 말 주당 199.4달러로 193%나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다우지수 상승률 49%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2000년에 뉴욕증권거래소(NYSE) 장내중개회사인 스피어 리즈&켈로그(Spear, Leeds&Kellogg)를 인수하며 주식 및 선물옵션 거래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2003년에는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재무 계획 및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코 인수를 통해 자산관리(WM) 부문 역량을 강화하며 체질 개선에 나선 바 있다. 이 같은 M&A를 바탕으로 골드만삭스 실적은 2003년 말 매출액 160억2300만달러(약 18조원), 영업이익 44억4500만달러(약 5조원)에서 4년 뒤인 2007년 말 매출액 459억8700만달러(약 53조원), 영업이익 176억400만달러(약 20조원)로 4배가량 늘어났다.
씨티그룹 역시 M&A를 통해 주가와 실적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양상이다. 상업은행 중심인 옛 씨티코프(Citicorp)는 1998년 10월에 투자은행 살로몬스미스바니(Salomon Smith Barney)를 보유하고 있는 트래블러스그룹(Travelers Group)을 M&A하며 명실상부한 투자은행인 씨티그룹으로 거듭났다. 씨티그룹 주가는 M&A 직전인 1998년 9월 말 주당 174.4달러에서 2년 뒤인 2000년 9월 말 502.8달러로 188%나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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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미래에셋대우가 가장 역점을 두고 강화하는 분야는 투자은행(IB) 부문이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초대형투자은행추진단을 신설해 글로벌 IB로 도약하기 위한 신사업 구상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 방안에 발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통합 미래에셋대우가 추후 자기자본 8조원을 넘어설 경우 새로 허용되는 종합투자계좌(IMA) 등 자금조달수단을 활용해 인수금융 등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 투자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IB로 도약하기 위한 국외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기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대우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홍콩 등 국외 거점 성과를 '금융 본산'인 미국시장까지 이어나가겠다는 포석이다. 미래에셋 뉴욕법인은 최근 글로벌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전문 인력 100여명을 확충 중이다. PBS는 헤지펀드 등 전문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모든 서비스를 한번에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의 PBS를 통한 미국 진출은 사업성과 상징성 두 가지 모두 중요한 만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 연금 분야에서는 올 상반기 말 기준 7조8000억원 수준인 연금자산을 내년에 10조원으로 늘려 시장 리더로 나서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서울 센터원빌딩에 3300㎡ 규모로 설립을 추진 중인 글로벌 트레이딩 센터는 국제금융시장 공략의 첨병이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업무 청사진이 실현될 경우 골드만삭스 등의 사례처럼 합병 이후 미래에셋대우 주가 상승세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날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0.57배와 0.74배에 불과해 주가가 저평가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