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UP&DOWN 365] '대표만 10년' 유상호 한국투증 사장... 인수합병 '낙제' vs IB사업 '절반의 성공'
삼성바이오로직스 선방 속 LS전선,화승엔터에 이어 두산밥켓 흥행 참패
잇따른 횡령사고 등 내부통제 허술...투자자 불신야기 등 이미지 실추 우려
대우이어 현대증권 인수전 불발...인터넷은행 등 퀄리티경영이 생사 판가름
박소희 기자
2016-11-10
▲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한국투자증권
10년째 최고경영자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올해 출발은 산뜻했다. 녹록치 않은 경영여건 속에서도 올 1분기 손익 기준 증권업계 선두로 올라서며 시장내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반면 인수합병(M&A)의 잇따른 실패로 그의 경영 성과에 옥의 티를 남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경영 최고의 목표로 삼았던 '2020년 아시아 최고의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자기자본 확대 등 외형 성장이 뒷받침돼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말 절치부심하던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 인수전에 이어 지난 3월 현대증권 인수전에서도 고배를 마시며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인수전 실패란 쓴 맛을 봤지만 다른 한편으론 회사 발전을 위한 발판을 꾸준히 모색해 나갔다. 올해 초에는 연초 IB그룹을 신설하고 기업공개(IPO)를 담당하는 기업금융본부를 1본부와 2본부로 세분화한 조직개편을 단행, 자체적으로 IB역량을 강화했다. 특히 김성환 IB그룹장을 영입해 IB 강자인 NH투자증권을 바짝 추격했다.
조직개편을 기점으로 한국투자증권은 국내외를 막론한 부동산 투자사업에 나섰다. 연초 호주 캔버라에 위치한 복지부 빌딩과 폴란드 브로츠와프 아마존 물류센터, 최근에는 프랑스 파리 노바티스 빌딩까지 무려 5개의 해외 부동산을 잇달아 사들이며 수익원을 발굴했다.
국내에서는 남대문 티마크그랜드호텔에 투자하는 '하나 그랜드 티마크 부동산펀드 1호'를 지난 7월에 출시, 불과 1시간만에 완판하는 성과도 올렸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한국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IB 부문에서 1000억원이 넘는 영업수익을 거둬들였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던 상황에서 해외 부동산 투자는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여타 증권사들도 투자처를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등 투자전략의 성공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기업상장 시장에서의 평가도 엇갈린다.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기업상장(IPO) 부문에서 한국투자증권은 올해의 경우 굵직한 기업들의 대표 주관사로 선정되면서 업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최근 기관과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마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얼어붙은 IPO 시장에 그나마 활력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반면 LS전선아시아,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경우 투자자들이 외면, 낮은 청약 성적을 거두며 공모가 거품 논란을 야기하는 한편 두산밥켓도 공모 흥행에 실패하는 등 참패를 맛보기도 했다.
◆자기자본 확대 등 기로에 직면 속 내부통제 강화 절실...카카오뱅크 성공 '관건'
IB 강화와 양호한 실적 등을 기반으로 유상호 사장은 내년에도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10년이란 충분한 검증기간을 거친 유일무이한 최고경영자이지만, 자칫 장기집권으로 인해 조직관리에 허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않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유독 직원들의 횡령사고가 빈번했다. 지난달에는 여수충무영업소의 직원이 고객이 맡긴 투자자금을 빼내 잠적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서울 강서지점에서도 고객이 맡긴 돈을 직원이 횡령한 사건이 발생했다. 불과 넉달 틈을 두고 횡령사건이 발생하자 내부통제 허술 등 논란이 적지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잇따른 횡령 사고로 인한 내부통제의 허점이 드러난 셈"이라며 "일부 직원의 일탈로 문제를 국한시킬 수도 있으나, 결국은 투자자들의 불안감 및 불신 고조, 업계에 대한 신뢰 하락 등 주요 경영진들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내년의 경우 인터넷은행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한다는 부담도 적지않다. 한국투자증권의 지주회사인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모인 자금을 관리하고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중금리 상품을 제공해 고객 기반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유일의 투자금융지주인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출범에 맞춰 은행지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도 참여하는 등 은행과의 협업이라는 측면에서 새오룬 수익모델로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기자본 확대는 중장기 과제로 꼽힌다. 증권사간 합종연횡으로 기존 대형증권사가 초대형사로 거듭나고 있는 기류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업계내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확대는 필수적이란 시각이 대체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 규모가 약 3조2000억원이다.
이에 대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지난 9월 채용설명회에서 "지주가 보유한 자금으로 충분히 한국투자증권의 외형 확대가 가능하다"면서도 "덩치를 키우는 것보다 퀄리티를 높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결론적으로, 지주 차원의 지원과 증자여부는 유상호 사장이 투자에 따른 질적 성장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느냐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즉 유 사장은 '퀄리티' 경영을 입증해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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