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금융

메리츠증권, 항공기 투자 1조원 펀드 띄운다.2500억원 지분 형태로 참여 연 10% 수익률 노려

Bonjour Kwon 2016. 11. 10. 08:52

2016.11.04

 

메리츠종금증권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과 손잡고 약1조원 규모 항공기 투자에 나섰다. 국내 항공기 투자 사상 최대 규모로 20대가 넘는 여러 항공기에 분산투자하는 첫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 등은 항공기 투자를 위해 내달초 까지 약1조원 규모 펀드를 결성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이 1조원중 약 2500억원을 지분 형태로 투자키로 약정했다. 일본계 IB인 미즈호증권이 글로벌 자산유동화증권(ABS) 을 발행해 1조원중 나머지 7500억원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펀드 결성 작업을 맡았다.

 

펀드 자금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계열 항공기 운용리스업체인 GE CAS가 관리중인 항공기 약 20대를 매입하는데 사용된다. 그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A380 같은 개별 항공기 몇대에 투자한 적은 있지만 다수의 항공기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에 인수하게 될 항공기는 기체가 작고 단거리 노선에 주로 투입되는 수백억원대 저비용항공사(LCC) 항공기 기종이 절반을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투자 회수가 쉬운 게 특징이다. GE CAS의 기존 리스계약은 승계되며 항공기 관리도 GE CAS가 그대로 맡게 된다. 특히 GE CAS는 공동투자자로도 참여해 투자 안정성을 높였다.

 

메리츠종금증권 등 투자자들은 항공기 리스료(임대료)를 배분받게 되며 항공기 매각 시 시세차익도 예상된다. 펀드 지분 투자자인 메리츠종금증권은 연10%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BS 투자 수익률은 등급에 따라 연4~7%대로 차별화 될 전망이다.

 

이번 항공기 금융프로젝트는 당초 미래에셋대우가 중심이 돼 추진하다 내부 사정으로 중도 포기하면서 메리츠종금증권이 바통을 이어 받아 마무리 짓게 됐다.

 

특히 투자 성사시 국내 최대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교보증권이 지난해 12월 에미레이트항공이 사용할 슈퍼점보기 A 380 4대(거래 규모 1조2000억원)에 대한 국내 투자자 모집이 무산된 바 있다.

 

항공기 투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어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투자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 2013년 교직원공제회가 최초 투자에 나선 이후 저금리로 갈곳 잃은 기관들의 자금이 항공기 투자에 몰려들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향후 항공기 투자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리스 산업은 여전히 공급이 달리는 성장 시장이라 당분간 국내 기관들에게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수익성 높은 투자처로 주목받을 것”이라며 “항공 산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추후에 보유 중인 항공기를 되파는 일도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항공기 투자 규모는 최소 4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10월 동부증권은 행정공제회와 노란우산공제회 등과 손잡고 에어프랑스가 임대 운항하는 B777 항공기에 약 400억원을 투자했다. 이보다 한달 전인 지난 9월에는 JB자산운용이 건설근로자공제회와 함께 일본 아나(ANA)항공이 임대 운항하는 항공기에 약 360억을 투자하기도 했다.

 

항공기에 투자한 한 공제회 관계자는 “수익성 제고에 중점을 둔 많은 기관투자가들이 자산 배분 전략 차원에서 항공기 투자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과거 부동산 위주로 대체투자 포트폴리오를 꾸려왔다면 최근에는 항공기 인프라 사모대출펀드(PDF) 등으로 투자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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