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동향>**********/현대상선그룹

현대상선의 고백 "5년내 톱10 안되면 몰락"

Bonjour Kwon 2016. 12. 16. 06:51

 

2016.12.15

해운산업 부활 중책 맡은 김충현 CFO "국내 조선소에 발주땐 정책 금리 낮춰야"

 

해운 생태계 복원 결의

15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해운·조선·금융업계를 대표하는 10개 단체가 해운산업을 살리기 위한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하황 서부발전 사장, 황훈하 해양보증 부사장, 이병우 철강협회 전무, 문일재 석유협회 이사장,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 김영무 선주협회 부회장, 유병세 조선협회 전무, 이상일 조선조합 이사장, 안완기 가스공사 부사장, 박인환 벙커링협회 회장(왼쪽부터). [사진 제공 = 한국선주협회]

 

"내년부터 3대 얼라이언스(해운동맹) 체제가 출범하면 글로벌 화주들이 노선 경쟁력을 확보한 상위 선사 10곳만 찾을 겁니다. 2021년 이후 현대상선이 `톱10` 안에 들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합니다. 단계별 성장 전략을 통해 세계 점유율 5%를 확보해 꼭 톱10에 진입할 겁니다."(김충현 현대상선 부사장)

 

한진해운 붕괴로 한국 해운 `맏형`이 된 현대상선이 다급해졌다. 반 토막이 난 국내 산업을 일으켜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글로벌 선사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우며 운임 하락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이 경쟁에서 뒤처지면 한국 해운산업은 몰락밖에 길이 없다.

 

15일 매일경제는 현대상선 경영·재무를 총괄하고 있는 김충현 현대상선 부사장과 인터뷰하며 격화되는 해운전쟁의 대응 전략을 들어봤다.

 

김 부사장은 컨테이너선 위주로 5년 내 세계 점유율 5%, 영업이익률 5%를 달성하겠다는 `5·5·5 전략`을 내걸었다. 현재 현대상선 운송능력은 45만TEU(점유율 2.2%·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로 세계 13위다. 점유율 5%로 톱10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수송능력이 80만~90만TEU는 돼야 한다. 5년 내 선복 운송능력을 두 배나 더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김 부사장은 "불황으로 선박 가격이 급락했지만 2020년 친환경 선박 규제를 앞두고 환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선박이 쏟아지며 다시 가격 하락 국면이 오게 될 것"이라며 "이 시기 싼 가격에 용선(빌린 배) 등을 들여오면 빠르게 운송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부터 황 함유량 0.5% 이내 연료만 사용하라는 내용의 선박 규제를 시작한다. 규제가 실시되면 노후 선박 운항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친환경 규제 적용 시점이 국가별로 다르다"며 "중고 용선을 도입해도 개발도상국 등 한동안 운항할 수 있는 지역이 많다"고 말했다. 종전 한진해운의 점유율도 착실히 흡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미주 노선(서안) 물동량이 전년 대비 61% 늘어나는 등 저변을 늘려가고 있다고 했다. 선대를 늘리는 과정에서는 신조펀드(해운사 등이 새로 배를 만들 때 정부가 지원하는 펀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만 그는 "현재 펀드 부채비율 요건(400% 이하)을 500~600%로 완화해야 효용성이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계속되는 불황에 재무구조가 악화돼 절반 가까운 해운사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한국처럼 조선, 해운, 금융, 무역업을 모두 갖고 있는 나라는 드문데 그동안 업종 간 협력 체계가 기능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책금융당국이 금리 수준을 조정해 해운사가 국내 조선소에 발주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며 "앞으로 현대상선도 신규 선박을 발주할 때 가급적 국내 조선사를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15일 해운·조선·금융·화주를 대표하는 국내 10개 단체는 연관산업 동반 발전을 추진하겠다며 상생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바닥까지 떨어진 해운 인프라스트럭처를 재건하기 위해서는 업종 간 상생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 부사장은 재계에서도 손꼽히는 `M&A통`이다. 컨설팅사 부즈앨런&해밀턴에서 활동하다 2003년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발탁해 LS전선에서 대형 딜을 담당했다. 2014년 현대그룹 구조조정팀장을 거쳐 연초 현대상선 재무총괄(CFO)로 옮겼고 외환위기 때 한국 외채협상단 고문을 맡았던 마크 워커 변호사와 힘을 합쳐 최대 난제인 용선료 협상을 성사시켰다. 이후 지난 8월 현대상선 부사장으로 승진해 경영·재무를 총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