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동향>**********/현대상선그룹

정부, 현대상선에 6000억원 투입… '한국선박회사'통해 현대상선이 보유한 중고 선박 11척을 매입. CB 4500억원·유상증자1500억원

Bonjour Kwon 2017. 1. 24. 16:12
  • 2017.01.24

  • 정부가 현대상선 (7,790원▼ 30 -0.38%)에 6000억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한국선박회사를 통해 현대상선이 보유한 중고 선박 11척을 매입하며 싯가와 장부가 차액인 1500억원을 보전해준다. 나머지 4500억원은 전환사채(CB)를 통해 지원한다.

    24일 해운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선박회사는 현대상선에 총 6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한국선박회사 총 자본금의 절반 이상 규모다.

    한국선박회사는 국내 해운사가 보유한 중고 선박을 매입한 뒤 다시 용선하는 한국형 ‘토니지뱅크’다. 자본금은 1조원으로, 산업은행이 5000억원, 수출입은행이 4000억원, 한국자산관리공사가 1000억원을 투입했다.

    ▲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현대상선 제공
    한국선박회사가 현대상선에 지원하는 자금 6000억원 중 4500억원은 CB를 통해 집행된다. CB란 특정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한국선박회사는 당장 현대상선 지분을 보유하는 유상증자 대신 추후 경영 환경에 따라 조건을 달리할 수 있는 CB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선박회사에 자금을 투입한 국책은행이 더 이상 현대상선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은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며 “우선은 전환사채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6000억원 중 1500억원은 중고선박 매입을 통해 투입된다. 한국선박회사가 매입하는 가격은 선박의 시장가격으로, 해운사 입장에서는 장부가 대비 시장가격이 낮아 그 차액만큼 손실을 기록해야 한다. 한국선박회사는 이 차액만큼 해운사에 자본을 투입해 보전하는데, 이는 유상증자를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한국선박회사를 통해 받은 자금으로 악성부채를 갚거나 용선(傭船)하는 등 운영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지원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한국선박회사로부터 지원 받는 자금이 터미널을 인수할 수 있을 만큼 크진 않지만,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기엔 충분하다”며 “구체적인 자금 활용 계획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상선은 오는 4월부터 머스크, MSC와 미주‧아주노선에서 전략적 협력을 시작한다. 현대상선은 당분간 내실을 다지는 시간을 가진 뒤 2021년까지 시장점유율 5%, 영업이익률 5%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한국선박회사는 이날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발기인 총회를 갖고 법인 설립 등기를 한다. 초대 대표이사에는 나성대 전 산업은행 심사평가부문장이 내정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선박회사는 우선 현대상선의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유일하게 남은 국적선사 지원을 통해 국내 해운업 공백을 메꾸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