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양판점,대형슈퍼

젊음의 거리 파고든 롯데 미니백화점 "엘큐브"2020년까지 생활밀착형 전문점 100곳…패션·화장품·리빙에 특화

Bonjour Kwon 2016. 12. 16. 06:56

2016.12.15

 

롯데백화점이 올해 첫선을 보인 패션전문점 '엘큐브(el CUBE)'가 3호점까지 늘리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엘큐브는 롯데백화점이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미니백화점' 형태로 도입한 생활 밀착형 전문점이다. 유통채널의 저성장 기조와 백화점 포화상태로 인한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규 고객을 창출하기 위한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의 야심작이다. 롯데백화점은 엘큐브의 성장을 발판 삼아 2020년까지 다양한 전문점 매장을 10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오픈한 엘큐브 이대점과 가로수길점에서 일평균 매출이 3000만원을 넘어서면서 기존 목표 대비 실적이 10% 이상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소비가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있는 불황 속에서도 틈새시장을 공략한 엘큐브가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엘큐브의 성공 요인으로 젊은 층을 겨냥한 입지 선정과 차별화된 브랜드 구성을 꼽고 있다. 우선 엘큐브는 미니백화점을 지향하는 만큼 대형 상권에서 벗어나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롯데백화점이 1~3호점 입지를 홍대입구, 이화여대, 가로수길 등 젊은 층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상권으로 정한 이유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자체 데이터 분석 결과 홍대점, 이대점, 가로수길점의 20대 이하 고객 매출 구성비는 약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이 엘큐브의 핵심 고객군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처럼 엘큐브가 젊은 고객을 핵심 타깃으로 하면서 롯데백화점은 '늙어가는 백화점' 문제도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을 이용하는 40대 이상 고객의 매출 구성비는 2010년 54.7%에서 2015년 60.8%로 5년 만에 6.1%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20대 이하 고객은 14.6%에서 10.4%로 4.2%포인트 감소했다. 백화점 고객의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젊은 고객들을 직접 찾아나서는 전략을 택한 엘큐브는 이런 문제점의 해결책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3월 엘큐브 1호점 홍대점 오픈 후 9개월 동안 과거 백화점을 방문하지 않았던 신규 고객 13만명이 엘큐브를 찾았고 이 중 약 20%는 엘큐브 방문 이후 롯데백화점으로 신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한 롯데백화점은 엘큐브를 이용하는 20대 고객들이 30·40대가 되면서 롯데백화점의 우량 고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엘큐브가 한국의 대표적인 쇼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SNS 등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홍대점, 이대점은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 구성비가 전체 40%에 달한다.

 

상권별 핵심 고객을 세분화해 매장별로 '맞춤형 브랜드'를 구성한 것도 엘큐브의 강점이다. 10·20대 중심의 '영 스트리트 패션 전문점' 홍대점, 합리적 소비를 선호하는 20대 고객을 위한 '영 라이프스타일 전문점' 이대점, 트렌드에 민감한 20·30대 패션피플을 위한 '트렌디 쇼핑 핫플레이스' 가로수길점은 고객과 상권에 맞게 브랜드 구성을 차별화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백화점 업계 불황을 겪은 일본에서는 이미 이세탄백화점이 2012년부터 소형 전문점 방식을 도입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롯데백화점은 향후 전문점 영역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에는 전국 '핫 플레이스'에 리빙, 화장품, 남성 전문점 등 다양한 콘셉트의 전문점 10여 개를 추가로 선보이고 2020년까지 전문점을 10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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