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미국 금융권 150곳에 10억달러(약 1조1900억원) 이상의 채무 관계가 얽혀있는 나타났다. 트럼프 당선자가 앞서 공개한 채무규모보다 3배 이상 많다. 트럼프 정부와 금융권 간 이해 상충의 문제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5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펀드평가사 모닝스타가 분석한 트럼프의 금융권 부채 규모는 1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뱅가드 2억2570만달러, 티 로 프라이스 9820만달러, JP모간 5100만달러, 핌코 4950만달러 등으로 150여개 금융사가 직간접적으로 트럼프 및 관련 기업들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5월 트럼프는 사업 관련 부채가 10개 금융사와 3억1500만달러 규모라고 밝힌 바 있다. 이것과 비교하면 3배나 차이가 난다.
트럼프는 전세계에 호텔, 골프장, 리조트 등을 경영하는 부동산 대기업 트럼프재단의 회장이다. 그의 재산기록에 따르면 최소 25개국에 150여개의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채무는 독일, 중국 국적의 은행에도 있는데, 트럼프 회사에 가장 많은 돈을 대출한 은행은 독일계 도이체방크다.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10월 개장한 워싱턴의 트럼프인터내셔널호텔에 1억7000만달러의 신용대출을 포함해 트럼프 기업에 실행한 총 대출금이 3억4000만달러에 달한다.
'부동산 재벌' 트럼프는 부동산 사업을 하면서 통상적인 채무와 달리 채권을 유동화하는 등 '복잡하게' 거래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주요은행 웰스파고는 트럼프 관련 채권을 최소 5개의 뮤추얼펀드에 편입해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트럼프 개인이 돈을 빌리면서 보증을 선 유가증권인 셈이다. 또 웰스파고는 2억8200만달러의 대출을 포함한 유동화증권 관리자이기도 하다. 트럼프 소유의 부동산에 9억5000만달러를 대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웰스파고는 금융당국으로부터 200만개 유령계좌를 만든 사실이 적발돼 1억8500만달러의 벌금과 징계를 받을 처지다.
문제는 대통령 트럼프와 개인 사업가 트럼프의 이해관계 충돌이다. 대통령으로서 역할과 개인적인 이익 사이에 발생하는 잠재적인 갈등과 충돌이다.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금융감독기관장의 임명권을 갖는다. 그런 그가 금융권을 관리 감독하는 독립적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트럼프 기업들이 빚을 상환하지 못하는 등의 최악의 경우에 금융권은 트럼프 기업을 상대로 자사 압류, 변제 요청 등에 나설 수 있다. 채권을 보유한 금융권이 채권자로 트럼프 사업에 영향력을 숨길 수 없고, 대통령 트럼프도 이를 외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 로렌스 노블 전 변호사는 "잠재적인 이해 상충 위협이 심각하다"고 했다.
특히 부동산 사업은 국가의 규제, 정책과 연관성이 크다. 트럼프가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자녀들에게 물려준다고 하더라도, 그 자녀들이 트럼프 정부의 요직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면 이해상충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일단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이후 자신의 부동산 관련 사업과 투자, 채무 등 이해상충의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입장발표를 지난해 12월초에서 오는 11일로 연기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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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弗 빚진 트럼프, 월가에 휘둘리나
2017.01.06
관련 회사채 보유 금융사 150여곳
뱅가드·JP모건 등 막강 영향력 지닌
대형은행·펀드들도 상당수 포함
금융기관 수장 임명에 입김 가능성
처벌 앞둔 웰스파고·도이체방크 등
금융사들과 이행상충 우려도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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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소유한 기업들이 150여곳의 금융회사에 총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부채를 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대통령 업무 수행과정에서 금융권을 둘러싼 이해상충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차기 정부에서 대통령이 월가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트럼프 당선인 재산현황 분석 결과를 보도했다. 트럼프가 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은행들이 이 대출을 유동화해 채권으로 판매하면서 트럼프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채권규모는 1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회사채를 보유한 금융회사는 무려 15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 중에는 트럼프가 개인 자격으로 보증을 선 것도 포함됐다고 WSJ는 전했다. 신문은 “트럼프는 과거 10개 회사에 최소 3억1,500만달러의 빚이 있다고 신고했지만 분석 결과 실제 부채는 그보다 훨씬 많다”고 지적했다.
월가 금융회사에 광범위하게 분산된 빚은 결과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월가의 입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트럼프 회사가 빚을 갚지 못해 부도가 날 경우 금융회사들은 트럼프가 소유한 회사 자산을 압류할 수 있으며 개인보증을 선 채무의 경우 트럼프에게 직접 채무상환을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존 매케인 대선후보 진영에서 선거 자문역을 맡았던 트레버 포터는 “금융권에 채무가 많은 대통령은 빚 상환의 어려움에 처할 경우 금융권의 위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 트럼프와 관련된 회사채를 보유한 금융회사에는 월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형은행과 펀드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가장 많은 채권을 가진 금융회사는 뮤추얼펀드 운용사인 뱅가드로 6개 펀드에 2억2,570만달러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티로프라이스(9,820만달러), JP모건체이스(5,100만달러), 핌코(4,950만달러) 등도 트럼프의 ‘큰손’ 채권자들이다.
게다가 당장 미국 당국의 조사나 처벌을 받을 처지인 금융사들도 트럼프 채권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남 따라 복잡한 이해상충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고객 정보를 도용해 ‘유령계좌’를 만든 사실이 적발된 웰스파고는 1,440만달러의 트럼프 채권을 가졌으며 러시아 부유층 고객의 돈세탁에 연루된 혐의로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도이체방크도 트럼프 관련 기업에 총 3억4,000만달러를 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골드만삭스·뱅크오브차이나(BOC)·UBS 등은 지난 2012년 트럼프가 지분 30%를 가진 부동산회사에 9억5,000만달러를 대출해줬다. 이들 대출금의 상당액은 금융기관들이 유동화해 채권 형태로 발행됐다. 트럼프 취임 직후 각종 금융감독기관 수장 임명에 월가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WSJ는 “부동산 투자자가 여러 금융기관에 빚을 지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월가 전반에 퍼져 있는 트럼프의 부채는 ‘개인’ 트럼프와 대통령으로서의 트럼프 사이에서 복잡한 이해상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초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운영하던 기업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소할지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달 11일로 연기한 상태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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