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한국 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가운데 절반이 올 상반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펀드시장의 업황이 전반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외국계 운용사 절반이 수익에 '마이너스'를 달자 일각에서는 한국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투자전략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전문가들은 국내보다 해외증시에 특화된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한국 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할 만한 투자전략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외국계 운용사, 절반이 '마이너스'
16일 한국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계 자산운용사 23곳 중 절반 가량이 올해 상반기(4월∼9월)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기업이 지분의 50% 이상을 보유한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총 23개사. 이 중 11곳이 해당 기간 당기순이익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올 상반기 가장 큰 당기순손실을 낸 회사는 도이치자산운용으로 손실액수가 38억8천만원에 달했다. 이는 외국계와 국내를 모두 포함한 전체 자산운용사 82개사 가운데 최대 손실 규모다.
그밖에 프랭클린템플턴투신(-22억4천만원)과 골드만삭스자산운용(-18억3천만원)도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는 등 전체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47.8%가 올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72억7천만원), 하나UBS자산운용(67억4천만원), 맥쿼리자산운용(63억원) 등은 올 상반기 양호한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실적부진 현상은 최근 몇 분기에 걸쳐 점진적으로 진행됐다.
회계연도 2011년도 4분기(올해 1월∼3월)를 기준으로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던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7개사였으나 2012년도 1분기(올해 4월∼6월)에는 9개사로 늘었다.
다만 손실액수는 크게 줄었다. 2011년도 4분기에 198억4천800만원이었던 순손실규모가 2012년 1분기 37억1천900만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도 해당 기간에 큰 폭으로 줄었다. 외국계증권사 23개사의 2011년도 4분기 총 당기순이익 합계는 732억7천900만원이었으나 2012년 1분기에는 192억2천800만원으로 급감했다.
◇ 국내보다 해외증시 특화…"韓시장서 유연성 부족"
최근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 5년만에 철수하기로 결정한 배경도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실적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맥쿼리ㆍIMM자산운용의 지분 100%를 취득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난 2007년 이후 5년 동안 적자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2011년도 4분기 이 운용사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72억7천만원에 달해 해당 회계연도의 외국계 운용사 전체 손실액수의 36.6%을 차지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 운용사는 보유 종목과 상품이 다양해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지만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펀드와 보유 종목이 상대적으로 적어 증시 상황에 대한 유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한국에서 주로 대형주를 운용해온 탓에 최근처럼 대형주가 부진하고 중소형주가 선방하는 장 분위기에서는 펀드 성과가 안 좋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이은경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 기준으로 올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이 전체 평균보다 낮은 외국계운용사가 전체 분석대상 10개사 중 7곳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계 운용사는 중소형 주식펀드보다 대형주 위주의 일반 주식형 쪽으로 운용을 하는 까닭에 대형주가 부진한 최근의 장 분위기에서 펀드 성과가 다소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해외 주식형펀드의 약세도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수익성 악화에 한몫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지난 14일까지 28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국내보다 해외증시에 특화돼 있어 주로 해외 주식형펀드를 운용했다"며 "요즘처럼 해외 주식형펀드가 부진하면 외국계 운용사의 수익성에 당연히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yk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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