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탐나긴 한데..부동산자산운용사 '고민'2012-11-19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55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의 부동산 펀드 투자 허용 이후 자산운용사들이 고민에 잠겼다. 일반인 대상 공모펀드와는 다르게 기존부동산펀드 대부분이 만기 전까지 환매할 수 없는 폐쇄형이기 때문이다.

19일 부동산전문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의 발표로 퇴직연금의 부동산펀드 투자가 가능해졌지만, 아직 투자 문의나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지난달 25일 저금리 상황 속에서 퇴직연금운용사들이 합리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도록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주식형ㆍ부동산펀드에대한 제한적인 투자를 허용했다. 이중 부동산 펀드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는 있는 임대형 상품에 한해 40% 이내에서 투자를 허용했으며, 이해상충 가능성을 고려해계열사 펀드는 제외했다.

이에 대해, 자산운용업계는 기관투자자 중심의 사모 펀드에서 일반인 대상 공모펀드로 시장이 커지는 길이 열렸다고 환영하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대부분 부동산 펀드가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환매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에 따른 부작용을 막고자 대부분의 부동산 펀드는 만기 3년 이상의 폐쇄형으로 운용된다. 이 영향으로 펀드 설정 이후 신규 가입자를 받아들이기 어렵고실물에 투자하는 특성 때문에 투자자들의 중도 환매 요구에 대응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확정기여형(DC)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가 수익률 등의 이유로 상품이나 자산운용사를 변경하려 할 때 부동산 펀드는 중도 환매를 해줄 수 없다.

신규로 투자자를 받고 싶어도 적기에 투자 대상을 찾기도 어렵고 매물이 나타나도 투자가 집행되기까지 최소 3개월이 소요되는 점도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들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정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다른 유형의 펀드보다 부동산 펀드가 퇴직연금과 가장 적합하다"면서도 "양자가 연계되기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B자산운용사 관계자도 "해외에서는 퇴직연금이 부동산 펀드의 주요 투자자"라며"국내에서도 길이 열렸지만, 제도적으로 정비되어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C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다수의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확정급여형(DB)을 선호하는것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라며 "부동산 펀드의 안정성과 수익률이 좋다지만 지금과 같은 시장 침체기에는 손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국공채 수익률이 3% 언저리를 맴도는 상황에서 먼저규제를 합리적으로 풀어준 것"이라며 "실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보도록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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