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7
공무원연금 적자 규모가 지난해 2조2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5년이 되면 7조1000억원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2025년이 되면 공무원연금을 포함해 군인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고용보험 등 8대 사회보험 중 5개가 적자로 전환되면서 여기서 발생하는 한 해 적자 규모가 34조6000억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가 공무원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개혁을 이해 세력의 반발에 밀려 대충 해 버린 결과가 엄청난 미래 부담으로 되돌아오는 셈이다.
7일 기획재정부는 송언석 기재부 2차관 주재로 서울팔래스호텔에서 `사회보험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 4차 회의를 열고 8대 사회보험의 중기(2016~2025년) 재정 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지금도 재정 적자 상태라 세금으로 보전하고 있는 공무원연금·군인연금은 2025년이 되면 수지 균형이 더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연금은 수입 대비 지출 비율이 2016년 0.81에서 2025년에는 0.66까지 내려간다. 군인연금도 0.49에서 0.44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매년 연금 수입이 지출액의 절반 수준도 못 미친다는 얘기다.
이는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이 용두사미로 끝나면서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당초 2018년까지 신규 공무원은 국민연금과 통합하고, 더 이상 적자를 국고에서 보전하지 않도록 수지가 맞게 보험료와 지급률을 설계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각각을 찔끔 건드리고 끝나버렸다.
김도형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2년 전에 실시한 공무원연금 개혁을 대충 하면서 생겨난 결과"라며 "하지만 더 아쉬운 건 극심한 사회적 진통을 겪고 나온 결과물이라 당장 올해 대통령선거가 있음에도 또다시 개혁을 하자고 하거나 지난번 개혁 내용을 뒤집자고 말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회보험들의 재정 상태도 급속히 안 좋아진다. 요양보험은 지난해 이미 400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그 폭은 2025년 2조2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적립금은 2020년이 되면 고갈된다. 2년 전 추계 때보다 적자 전환(2024년) 및 적립금 고갈(2028년) 시기가 각각 8년이나 당겨졌다. 고용보험도 작년에 6000억원 흑자를 냈지만 2020년 3000억원 적자를 내기 시작해 2025년에는 2조6000억원까지 당기 적자가 불어난다.
건강보험은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2018년부터 적자로 전환되고, 앞으로 6년 뒤인 2023년이 되면 현재 쌓아둔 21조원의 적립금마저 전부 소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정부가 처음으로 2060년까지의 `장기 재정 전망`을 추계하면서 2022년 적자로 돌아서고, 2025년이 돼야 적립금이 모두 없어진다고 본 데서 각각 4년, 2년 앞당겨진 것이다. 다만 건강보험은 현재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개편안 논의에 따라 향후 재정 여건이 바뀔 수 있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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