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7
[한스경제 허인혜] 지난해부터 매물로 나온 국내 보험사들의 매각 작업이 답보상태에 놓여 있는 가운데, 보험업계의 M&A(인수합병)과 시장가격 변화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보험사의 상당수가 올해 인수 계획을 세웠고, 국내 보험사들이 IFRS17(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맞춰 회계기준을 변경하면서 해외 시장에서의 인기가 상승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등이 지난해 매물로 나온 뒤 답보 상태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 탓에 국내 M&A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글로벌 보험사와의 인수합병도 방법이라고 조언한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이 지난해 매물로 나왔고, ING생명이 일단 기업공개(IPO)에 나섰지만 상장 직후부터 매각에 주력하리라는 관측이 높다. 이달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 인수를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경영 시동에 나선다.
지난해 매각 의사를 밝힌 보험사는 알리안츠생명, ING생명, KDB생명, PCA생명 네 곳으로 매각 비율로는 절반이 성공했다.
하지만 성적표는 초라하다. 알리안츠생명이 지난 4월 중국 안방보험에 300만달러(약 36억원)의 헐값에 매각됐다. 지난해 가장 긍정적인 매각으로 평가되는 PCA생명도 초반 예상가격인 3,000억원의 절반 수준에서 팔렸다.
흥행이 저조했던 원인으로 불확실성이 꼽힌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성이 답답한 상태고, IFRS17 도입과 신 지급여력비율(RBC) 탓에 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에도 물음부호가 붙었다.
최근 매물인 KDB생명의 경우 금융당국이 장부가 이상 매각을 고집하면서 최소 6,500억원에서 7,000억 가량을 들여야 인수가 가능하다. 수익성은 낮고 금액이 높으니 국내사에는 팔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국내사끼리의 인수합병보다 글로벌 기업에 팔리기를 기대하는 편이 낫다는 반응이 나온다.
글로벌 보험사 중 84%가 올해 기업인수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망은 밝다. 지난 3월 KPMG가 연간 매출 15억달러(약 1조6,000억원) 이상의 글로벌 보험사 경영진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84%가 1년 안에 1~3건의 기업인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67%는 해외 기업 인수를 노리는 중이다.
데이비드 코다니 시그나그룹 대표는 4월 열린 라이나생명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M&A에 주력한다는 뜻을 분명히 비치기도 했다. 사드 보복으로 주춤하기는 했지만 중국 자본인 안방보험도 ING생명과 KDB생명을 눈 여겨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사들의 국제 회계기준 맞춤 전략(IFRS17)이 오히려 해외 시장에 기업건전성을 투명하게 공개해 매각에 불을 댕길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글로벌 보험사들의 인수 대상국가로는 미국과 중국이 최우선으로 꼽혔지만, 국내사들의 회계기준이 국제화된다면 매각을 노려볼 만 하다는 관측이다.
서정우 IASB 위원은 지난 3월 열린 ‘IFRS17 도입에 따른 보험사의 영향과 대응전략’ 에서 “우리나라는 일본이나 중국이나 유럽에 있는 보험사들과 비교가 불가능하다”며 “보험사의 자본을 국제적으로 조달하고 싶을 때 (국제회계기준을 맞추면) 비교 가능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쿠퍼 IASB 위원은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보험사에 소극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를 물으면 ‘보험사의 재무제표가 이해하기 어렵고 불투명하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반대로 국내 대형 보험사가 해외 보험사를 일부 인수해 현지에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보험사들이 동남아 등 신흥시장을 노려왔지만 문화적 차이로 초기 오랜 고전을 겪자 아예 현지 보험사와 맞손을 잡은 것이다.
삼성화재는 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 손해보험사 PJICO 지분 2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2015년 기준 시장 점유율이 7%로 베트남 30개 손보사 중 5위다.
허인혜 기자 hinhy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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