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22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그동안 정부 정책에 따라 움직였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향후 부동산시장 전망에 국민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은 중산층은 물론 전월세 전전하며 정부 지원과 혜택으로 내 집 마련 꿈을 이루고자 하는 서민들까지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재 주택시장을 두고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새 정부가 기존의 부동산 정책을 유지하면서 시간을 두고 시장을 지켜볼 것이란 관측을 뒷받침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여기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대규모 입주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라 규제보단 부양책 강화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시장안정화 지향` 관측 우세
“우려 만큼 위축 없다” 전망
금리인상 우려·물량 폭탄 등
좋지 않은 대내외 여건에
시장 활성화 부정적 관측도
□ 입주물량 늘고 분양시장 `기지개`
우선, 대선 전후로 개점휴업 상태였던 부동산시장이 문재인 정권 시대를 맞아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은 다음 달 쏟아지는 입주물량과 더불어 부동산경기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는 6월 전국 46개 단지에서 총 2만9천386가구가 입주를 진행한다. 수도권은 전월대비 82%(4천622가구) 증가한 1만272가구, 지방은 18%(2천967가구) 늘어난 1만9천114가구가 입주민을 맞이한다. 특히 경북에서는 경주시 용강동 `협성휴포레용황` 1천588가구, 예천군 호명면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 2차 우방아이유쉘 1천86가구 등 총 5천555가구가 입주한다. 이는 경기지역 다음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입주물량이다.
대구에서도 다음 달 1천806가구가 `집들이`를 예고하고 있다. 또한, 수성구 주상복합아파트인 `범어네거리 서한이다음`이 청약접수에 들어가면 분양경쟁에 신호탄을 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분양업계 관계자는 “조기대선에 대한 관심이 컸던 만큼 한동안 분양시장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위축돼 있었다”면서 “건설사들도 대선기간에는 분양에 나서지 않다가 새 정부 출범 이후 다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건설업계가 활기를 띠면 도시재생, 공적임대주택 등과 관련해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대내외 여건 고려한 규제 필요
향후 부동산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 37만 가구, 내년엔 41만 가구가 쏟아질 예정이라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양적 공급량이 넘쳐나면 집값이 하향 안정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도시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라 주택과 공공시설 과잉공급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새 정권 등장 이후 부동산시장 관련 가장 큰 관심사는 `규제`다. 문 대통령이 대선기간 동안 부동산 보유세 인상, 임대소득 과세 강황, 전월세상한제 도입 등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들 대부분이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부동산 투기 세력을 조준하고 있다.
물론 투기 세력에 대한 철저한 단속은 필요하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의 비리를 감시하면서 지역주택조합원을 챙기며 서민들을 위한 주거 안정책도 확대돼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당분간 집값은 큰 변화가 없거나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새 정부 초기에는 이전 정부의 주택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큰 데다 대규모 도시재생과 임대주택공급 등 주거복지 확대를 제외하곤 부동산 관련 구체적인 규제 방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인상 우려와 입주물량 폭탄 등으로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고 시장 부양책도 뚜렷하지 않아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김진홍 부국장은 “현 정부가 가계부채를 심각한 사안으로 다룰 것으로 예상돼 올해 하반기까지는 기존에 계획된 부동산정책을 그대로 끌고 가거나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현재 경북동해안 지역에서는 개발투자에 따른 호재가 거의 마무리 단계인 데다 건축허가 및 착공면적이 감소하고 미분양 문제 등 경기회복을 위한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 시장 분위기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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