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3 17:22박승덕 기자(bluesky3@)
김병효 전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 사장이 에세이집을 냈다. 지나온 삶을 반추하며 쓴 에세이 '봄날이었다(사람과나무사이 펴냄)'는 70여편의 시와 함께 엮었다.
살면서 잊혀지지 않는 상황과 시를 적절하게 배치해 감동과 의미를 더했다.
마치 짜지도 맵지도 않은 담담한 '비빔밥' 같은 에세이로 불릴 만 하다.
봄날. 사전적인 의미로만 보자면 '봄날'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계절인 봄의 어느 하루를 의미한다.
다른 계절보다 우위에 있지도 않고 유별나지도 않은 계절 봄. 그리고 그 계절의 이렇다 하게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하루인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봄날'은 여름날이나 가을날, 혹은 겨울날과 마찬가지로 지극히 평범한, 새털같이 많은 365일 중 하루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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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견 화려하거나, 찬란하거나, 도드라지지 않아도 마치 들꽃 처럼 수수한 아름다움과 진한 향내와 은근한 여운까지 갖춘 정감 있는 글들로 빼곡하다.
저자는 꽃이 지고 난 뒤 들꽃이 자신의 소중한 씨앗을 바람에 실려 보내 어느 다른 산과 들에 떨어져 싹을 틔우고, 잎과 줄기를 키워 마침내 또 다른 꽃을 피우게 하듯 이 책에 담긴 한 편 한 편의 글들이 독자들의 마음 밭에 떨어져 작은 꽃 하나 피워 올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껏 글을 썼다고 귀띔한다.
최근 만난 지은이는 "최근 며느리가 저의 에세이를 읽고 눈물을 흘렸다는 아들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인생은 언제나 봄날만 있지 않다. 겨울도 있고, 궂은 날도 많다. 아마도 며느리는 지은이가 겪었던 슬프고 안타깝던 대목을 읽었을 것이다.
지은이는 우리은행 부행장을 거쳐 우리 아비바생명 대표이사, 우리프라이빗에쿼티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지금은 국제자산신탁 상임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저자는 평생을 금융인으로 살아왔다. 바쁜 일상생활에도 시와 문학을 가까이했다.
그의 일상의 페이지에는 늘 시가 함께해 왔고 문학의 향취가 남아 있다. 스트레스 강도가 높은 금융 분야에서 그가 맡은 바 임무를 잘 감당해내며 삶의 여유와 품격을 지켜낼 수 있었던 데는 문학의 역할이 컸을 터.
진실하면서도 소박한 글로 쓰인 저자의 인생 자취가 명시들과 한데 어우러져 이 책의 풍격(風格)을 더해주고 있다.
▲ 김병효.
박승덕 기자(bluesky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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