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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문여는 특급호텔 객실 절반공실..5성급 연내 100곳 .올해 서울만 특급호텔 13오픈 .기대했던 유커 41% 격감 "사업 접는 곳 나올 것"

Bonjour Kwon 2017. 8. 2. 08:45

 

 

 

2017-08-02

“특급호텔 가운데 문 닫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

 

올해 초 한 특급호텔 경영진에게 올라온 보고 내용이다. 공급 과잉 때문에 특급호텔이 사업을 접을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담겨 있었다. 이 경고가 현실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 새로 문을 여는 특급(4~5성급) 호텔만 용산 노보텔, 강남 르메르디앙서울 등 13개에 달한다. 이들이 문을 열면 전국에 특급호텔은 100곳을 넘어서게 된다. 전국 호텔 객실은 2015년을 기준으로 10만 개를 넘어섰다.

 

올해 문을 여는 호텔은 대부분 작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 ‘관광숙박시설 확충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허가받은 업체들이다. 정부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자 부족한 숙박시설을 늘리기 위해 2012년 특별법을 제정했다. 호텔시설 용적률과 건축물 높이, 주차장 시설 기준 등을 완화했다.

 

관광객 증가를 예상하고 앞다퉈 호텔사업에 뛰어든 업체들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은 작년보다 136만 명 줄었다. 일본 관광객 등은 소폭 증가했지만 한국을 찾은 중국인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157만 명)나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것은 3성급 이하 호텔이지만 특급호텔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한 4성급 호텔 관계자는 “중국인 이용객 비중이 높지 않아 사드 이슈와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작년까지 70~80%를 유지하던 객실 가동률이 올해 50~60%로 뚝 떨어졌다”며 “중국인이 주로 찾던 근처 호텔들이 객실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춰 이용객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급호텔 중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클럽&스파와 여의도 콘래드호텔, 골든튤립M명동 등이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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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반토막 났는데…올해에만 서울 특급호텔 13곳 문 열어

 

2017-08-01

호텔 빈 객실이 늘고 있다

 

불 꺼진 호텔 객실…면세점과 동병상련

 

관광숙박특별법 따라 용적률·주차장 등 완화

신규 호텔 2020년까지 서울서 30곳 쏟아져

4성급 객실 가동률 50%대 그쳐…할인 경쟁

< 호텔 4개 들어설 용산 드래곤시티 >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가 막바지 공사를 하고 있다. 오는 10월 문을 여는 이곳에는 이비스 계열 4~5성급 호텔이 4개 들어선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 호텔 4개 들어설 용산 드래곤시티 >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가 막바지 공사를 하고 있다. 오는 10월 문을 여는 이곳에는 이비스 계열 4~5성급 호텔이 4개 들어선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서울 용산에 가면 ‘엎어진 ㄹ자’ 모양의 큰 빌딩을 볼 수 있다. 자산개발업체 서부티엔디가 개발한 국내 최대 관광호텔 ‘서울드래곤시티’다. 오는 10월 문을 여는 이 건물에는 이비스 계열 호텔 체인인 노보텔, 노보텔스위트, 그랜드머큐어, 이비스스타일 등 4개 호텔이 들어선다. 이들 호텔이 운영하는 객실만 1700여 개에 달한다.

 

하반기 서울에 새로 여는 호텔은 더 있다. 다음달에는 강남구 봉은사로에 르메르디앙서울이 문을 열고, 10월에는 서울 을지로에 노보텔호텔이 개장한다. 서울 홍대입구역 근처에는 아주호텔, L7 홍대, 켄트인호텔 세 곳이 하반기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L7강남과 마곡메리어트도 올해 문을 열 예정이다. 상반기 개장한 시그니엘서울과 알로프트명동까지 더하면 올해에만 서울에 특급호텔이 13곳 늘어나게 된다.

 

한 해 서울시내에 특급호텔이 10곳 이상 생긴 것은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2010년을 빼고는 올해가 유일하다.

 

 

 

◆호텔 과잉공급 불러온 특별법

 

업계에서는 신규 호텔이 갑자기 쏟아지는 이유가 2012년 7월 도입된 ‘관광숙박시설 확충에 관한 특별법’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급증하자 숙박시설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 법을 작년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했다. 용적률, 건축물 높이, 주차장 등의 기준을 완화해줘 호텔 허가를 받기 쉬워졌다. 2015년과 지난해 이 법에 따라 새로 허가를 받은 호텔이 30개 정도.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이들 호텔이 순차적으로 문을 열게 된다”고 설명했다. 당장 내년에도 마포애경타운호텔, 포포인츠바이쉐라톤회현이 문을 열 예정이다. 2019년에는 하얏트안다즈, 2020년에는 페어몬트호텔여의도, 리츠칼튼, 르메르디앙신촌이 개장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허가를 받을 때 예상한 것과 달리 문을 열 때가 되자 호텔 주요 소비층인 외국인 관광객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상반기 방한 외국인은 675만2005명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6.7% 감소했다. 2013년 수준이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은 381만6756명으로 41% 급감했다. 올해 6월 기준 서울시에서 영업 중인 호텔은 373개다. 외국인 관광객 수가 비슷했던 2013년 서울시내 호텔 수가 195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호텔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동 부근에만 호텔 88곳이 몰려 있는데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자 공실률이 40% 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호텔이 흑자를 내려면 객실을 60% 이상 가동해야 한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너도나도 뛰어들었다가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자 고전하는 면세점업계와 상황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호텔 사업을 정리하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호텔현대를 2000억원에 매각했고, 작년 삼부토건도 벨레상스서울(옛 르네상스호텔)을 브이에스엘 코리아에 매각했다.

 

◆해외 진출 등으로 살 길 모색

 

호텔이 이미 과잉공급 상태지만 신규 호텔은 계속 생겨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서울시가 ‘관광숙박시설 확충에 관한 특별법’을 올해 시 조례로 다시 도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사업 적자를 감수하고 호텔을 짓는 건설사들도 공급과잉을 부추기고 있다. 건설사들은 호텔사업으로 수익을 올리기보다 부지 자산가치를 높이기 위해 호텔을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 호텔이 들어서면 땅값이 뛰고, 자금이 필요할 때 비싼 값에 매각하기 좋다는 이유다. 2015년 제주에 문을 연 A호텔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다른 호텔과 달리 건물 외관을 거의 꾸미지 않고 사무 빌딩처럼 건축했다. 프로모션 등 숙박객을 유치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 제주 호텔업계에서는 부지 소유주인 건설업체가 땅값을 올리기 위해 호텔을 지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급 호텔들은 침구류, 식기 등 자체브랜드(PB)를 개발해 상품을 판매하는 등 투숙객 감소로 인한 수익을 보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해외에도 나가고 있다. 임피리얼팰리스는 한국인이 많이 찾는 필리핀 팔라우에 리조트를 짓고 있다. 신라호텔도 베트남 하노이와 다낭에 비즈니스호텔인 신라스테이를 운영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롯데호텔은 9월 미얀마에 ‘롯데호텔 양곤’을 열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중국 옌타이·선양에 호텔을 개장할 예정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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