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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부진 vs 롯데 장선윤. 4성급 호텔 부문서 경쟁구도…공격적 확장에 라인업 강화 응수

Bonjour Kwon 2017. 10. 25. 09:48

 

 

재벌家 여자전쟁…삼성 이부진 vs 롯데 장선윤

[격돌! 상생의 맞수<64>]-호텔신라 vs 호텔롯데

4성급 호텔 부문서 경쟁구도…공격적 확장에 라인업 강화 응수

2017-10-13

 

그동안 재벌가의 여성들은 경영보단 그룹 내 미술관 운영 또는 공익재단 운영 등에 치중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하지만 점차 성(性) 구분의 경계가 낮아지면서 기업 경영 전면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다. 호텔사업은 재벌가 여성들의 참여가 두드러지는 분야 중 하나다. 삼성가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롯데가의 장선윤 호텔롯데 전무가 대표적이다. 최근 국내 숙박업계에서는 4성급 호텔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두 사람은 해당 분야를 주도하는 인물로 나란히 꼽혀 더욱 조명을 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장선윤 호텔롯데 전무의 최근 경영 행보를 비교·분석해 봤다.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장선윤 호텔롯데 전무는 삼성그룹·롯데그룹 창업주 3세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각 그룹의 호텔사업을 견인하고 있는 두 사람은 최근 호텔업계의 트렌드인 4성급 호텔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장충동 신라호텔(사진 왼쪽)과 소공동 롯데호텔 ⓒ스카이데일리

국내 숙박업계의 4성급 호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재벌가 여성들의 경쟁 구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분야의 영역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주인공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장선윤 롯데호텔 전무다.

두 사람은 삼성그룹·롯데그룹 창업주의 손녀딸이라는 점, 호텔사업 부문에서 발군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점 등 다수의 공통점을 지녔다. 관련업계는 물론 재계 전반에 걸쳐 두 사람의 행보를 비교 평가하는 시각이 주를 이루는 배경이다.

신격호 총애 장선윤, 모친 신영자 구속 시점에 맞춰 승진 및 경영보폭 확대

장 전무는 지난 2015년 호텔롯데 경영일선에 복귀했으며 올해 초 단행된 임원인사를 통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장 전무의 승진은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되던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모친이 큰 악재에 휩싸인 가운데 이뤄진 딸의 승진인사를 두고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장 전무의 경영능력이 그만큼 뛰어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장 전무는 호텔롯데의 세컨드 브랜드격인 비즈니스호텔 확장과 부티끄호텔 ‘L7(엘세븐)’ 개관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부티끄호텔은 규모는 작지만 독특하고 개성있는 건축 디자인과 인테리어, 운영 콘셉트, 서비스 등으로 기존 대형 호텔들과 차별화를 이룬 호텔을 말한다. 디자이너스호텔, 콘셉트 호텔로 대신 불리기도 한다.

호텔롯데는 유명 패션디자이너 정구호를 비롯해 미디어 아티스트 토드 홀로우백, 하진영 파라스코프 대표, 사진작가 사이다 등 유명 아티스트들을 ‘L7 브랜드 개발’에 참여시켰다. 장 전무는 해외사업에 대한 감각을 바탕으로 ‘L7’ 개관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에비뉴엘관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전력이 ‘L7’ 개관 주도까지 이어진 것으로 평가됐다.

‘L7’ 호텔은 장 전무의 경영 노하우가 그대로 묻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7’ 호텔은 오는 12월 선릉역 인근에 추가 오픈이 예정돼 있다. 내년 2월에는 젊음의 거리로 불리는 홍대지역에도 ‘L7홍대’가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해외사업에 대한 가능성 또한 열려있다는 것이 호텔롯데 측 설명이다. 이곳 관계자는 “롯데시티호텔의 경우 확장계획이 없지만 L7의 경우 해외진출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고 설명했다.

 

▲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는 최근 4성급 호텔 부문에서 총성 없는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화문 신라스테이, 명동 롯데시티호텔, 명동 L7, 장선윤 호텔롯데 전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스카이데일리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장 전무는 1997년 롯데면세점에 입사해 2003년 호텔롯데 팀장으로 승진했다. 이어 2005년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관 설립준비를 주도하는 가운데 명품 루이비통 입점을 성공시키며 조부 신격호 명예회장의 총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그는 롯데쇼핑 해외명품담당 겸 본점에비뉴엘담당 이사로 승진했지만 2012년 결혼과 함께 잠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2014년 롯데복지장학재단에 파견돼 모친을 돕다가 2015년 호텔롯데 경영에 복귀했다.

삼성家 장녀 이부진, 비즈니스호텔 분야 영역확대 박차…2년 새 9개 오픈 공격적 경영

숙박업계 등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중국인관광객 감소의 여파로 인해 면세점 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비즈니스호텔체인 계열사 ‘신라스테이’가 수익원으로 자리 잡으며 실적을 방어해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부진의 승부수’라 불리는 신라스테이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신라호텔은 지난 2013년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첫 선을 보인 후 공격적인 출점을 감행했다. 특히 2015년부터 현재까지 최근 3년간 무려 전국적으로 9개의 신라스테이를 추가 출점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라스테이는 이 기간 동안 △2014년 매출액 64억원, 영업손실 8억원, 당기순손실 7억원 △2015년 매출액 322억원, 영업손실 33억원, 당기순손실 29억원 △지난해 매출액 606억원, 영업이익 5억원, 당기순이익 5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이 사장은 신라스테이를 호텔신라 내 사업부로 발족시키지 않고 별도 법인을 신설해 운영할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사장의 측근이자 호텔사업에 정통한 박성우 호텔신라 상무를 신라스테이 대표이사로 앉힌 것 역시 사업 확장에 대한 이 사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호텔신라는 비즈니스호텔 사업 부문에서는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규모 측면에서는 선발주자인 호텔롯데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09년 마포에서 문을 연 롯데시티호텔은 국내외 8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신라스테이는 지난 4월 오픈한 해운대까지 합치면 전국 11개다. 내년 하반기 베트남 2곳에 오픈이 예정돼 있어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신라스테이가 공격적인 확장에도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꼽힌다. 신라스테이 관계자는 “‘신라’라는 고급호텔 브랜드 이미지 대비 저렴한 가격에 호텔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라스테이는 전형적인 비즈니스호텔을 넘어서 레저형 호텔로 정체성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 오픈한 해운대가 대표적인 예다. 예전 비즈니스호텔이 비즈니스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호텔이 아닌 관광지역에 호텔을 세워 관광객들의 수요도 흡수하겠다는 복안이다.

내년 오픈이 예정된 베트남 지역도 비슷한 사례다. 휴양지 다낭에 신라스테이를 개관하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수익창출을 위한 부대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신라스테이 법인등기에 따르면 지난 3월 △환전업 △예식장업 △수영장업 △목욕탕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추가 등기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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