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양판점,대형슈퍼/롯데쇼핑

롯데마트-롯데슈퍼 글로벌 공동 소싱한다.비용 절감…아마존 진출등에도 대비

Bonjour Kwon 2017. 9. 12. 06:46

 

2017.09.12

해외구매·조달작업 통합해 협상력 높이고 비용 절감…아마존 진출등에도 대비

상품 차별화 위한 성장전략…사업부문간 시너지 노려

 

■ 내달 `글로벌소싱본부` 출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가 글로벌소싱본부를 통합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사업 개편을 추진한다. 아마존 등 초대형 해외 유통기업이 한국 진출을 타진하고 모바일, 온라인쇼핑 시장이 약진하는 등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서 보다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1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대형마트 사업을 하는 롯데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을 하는 롯데슈퍼는 글로벌 소싱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르면 다음달 `글로벌소싱본부`를 출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소싱 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하면 그룹 유통 BU 내에서 유통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등 중장기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의 `글로벌소싱본부`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가 각자 진행하던 해외 상품 구매와 조달작업을 하나의 조직에서 진두지휘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본부에서 해외 제품을 일괄 구매해 슈퍼와 마트로 공급해주는 방식이 유력하다.

 

롯데그룹은 이제까지는 롯데쇼핑 법인 내에서 롯데마트와 롯데슈퍼가 각각 대표이사를 두고 사업부문 간 간섭 없이 책임경영을 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이번에 신설하는 글로벌소싱본부는 슈퍼와 마트라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롯데`의 브랜드 파워를 극대화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현재 두 사업부가 갖고 있는 국내 점포는 2017년 현재 롯데마트(120개)와 롯데슈퍼(465개)로 총 585개에 달한다. 지금은 롯데마트와 롯데슈퍼가 해외에서 같은 제품을 수입하더라도 마트와 슈퍼에서 따로 계약을 맺지만, 글로벌 소싱을 통합하면 원가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해외 물품을 들여올 때 마트와 슈퍼의 전체 수요만큼 대량 구매하면 구매력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 국내에 수입되지 않은 상품을 처음으로 들여올 때도 마트와 슈퍼가 공동으로 사들일 경우 협상에서 유리해진다.

 

그룹 측은 올해 말레이시아와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가공식품을 시작으로 내년 나이키, 폴로, 토미힐피거 등 미국 브랜드의 의류제품에 이르기까지 공동 소싱 품목을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업계 경쟁사인 이마트 운영 방식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마트는 (주)이마트가 대형마트인 이마트 외 수입상품 등 특정 상품을 대량 구매해 할인 판매하는 트레이더스, 이마트 자체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노브랜드, 체험형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카테고리 킬러) 사업을 총괄한다. 이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업 중 하나가 이마트 트레이더스다. 모바일·온라인 시장이 성장하고, 출점 제한 등 유통 관련 규제로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해외 상품을 중점적으로 판매하는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꾸준히 성장해왔다.

 

코스트코가 독점해 온 대단량 수입 가공식품과 신선식품 등에서 차별화된 제품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였다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 트레이더스 매출은 31.7% 증가해 같은 기간 이마트 할인점 매출 증가 폭(3.2%)의 10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자랑했다. 대형마트 출점이 거의 없다시피한 올해도 트레이더스는 지난달 24일 스타필드 고양점에 오픈했고, 이르면 연내 김포와 군포에 매장을 낸다. 내년에는 월계와 위례에 점포를 추가해 16개 점포를 확보할 예정이다.

 

성장이 정체된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에서도 구매력을 키워 해외 상품, 새로운 상품에 대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아마존 등 해외 유통기업의 국내 진출을 앞두고 글로벌 시장에서 롯데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도 글로벌소싱본부 출범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국내외 유통업체들이 무한 경쟁을 벌이는 유통 환경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 바잉파워를 늘리겠다는 의미"라며 "소비자에게 더 좋은 상품을 더 싸게 공급하는 방안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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