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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조 글로벌 물산업 화학업계 이목집중.롯데케미칼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서 분리막(RO:Reverse Osmosis 역삼투압막) 생산 공장 착공

Bonjour Kwon 2017. 10. 5. 12:00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10일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서 분리막 생산 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3만2261㎡(약 9758평)부지에 들어설 이 공장에는 총 500억원이 투입되며 내년 5월에 완공되면 연간 55만㎡ 규모의 분리막이 만들어진다. 이는 하루 22만톤의 하·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롯데케미칼은 중장기적으로 분리막 생산 능력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과 LG화학(051910)등 국내외 화학사들이 물 정화 필터 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워터 마켓(Global Water Market)에 따르면 플랜트 등을 포함한 세계 수처리 시장 규모는 올해 총 880조원으로 추산됐다. 이 시장은 연평균 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0년에는 940조원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 LG화학·롯데케미칼,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외 공략

 

LG화학은 지난 6월 수처리 전문 기업 메티토가 이집트 엘 갈라라와 포트 사이드에 건설하는 해수담수화 공장의 역삼투압 필터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이 공장은 하루 약 100만명에게 담수를 공급할 예정이다. 담수화시설로는 이집트 최대 규모다. 당시 수주전이 치열했지만 LG화학은 염분 제거와 에너지 절감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수주에 성공했다. LG화학은 작년 6월 중동 오만에서도 대규모 필터 공급 건을 수주한 바 있다.

 

수처리 필터는 크게 해수담수화용, 산업용, 가정용으로 분류된다. 이 중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해수담수화용 역삼투 필터의 경우 다우케미칼, 도레이케미칼, 니토덴코 등 3~4개 회사가 장악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조5000억원 규모였던 역삼투(RO) 멤브레인(membrane·막) 필터 시장은 2020년 2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051910)은 기초소재와 복합물질, 고분자 합성기술 분야의 강점을 살려 해외 경쟁사들을 추격하고 있다. LG화학은 수처리 방식 중에서 가장 미세한 불순물까지 정제해 고(高)순도의 물을 만들어내는 역삼투 분리막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이 필터는 농도 차이가 있는 용액에 높은 압력을 가해 물 분자만 미세한 막을 통과시켜 물을 정화하는 소재다. LG화학의 RO필터는 염분을 99.85%까지 제거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로 평가된다.

 

2011년 분리막 제조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한 롯데케미칼(011170)은 2015년 2월 삼성SDI의 멤브레인 수처리 사업을 인수하면서 발판을 다졌다. 롯데케미칼의 수처리 기술은 LG화학과 달리 미세한 실인 ‘중공사(Hollow Fiber)’를 수없이 교차시킨 뒤 그 사이로 물을 통과시켜 불순물을 거르는 방식이다. 중공사 방식은 초미세 물질을 걸러내지는 못하지만 정제 속도가 빨라 많은 양의 정제수를 만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롯데케미칼은 수처리 시장에서 다량의 액체를 빠르게 정제하는 중공사막 멤브레인 분야에서 입지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효성도 필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해 제품인증을 획득한 ‘AMC(아세틸화 메틸셀룰로스) 멤브레인 필터’ 관련 제품을 올해 내놓았다. AMC 소재는 기존 소재보다 내오염성(오염에 잘 견디는 성질)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국, 인도가 최대 격전지

 

RO와 같은 필터 시장은 미국과 일본, 유럽 국가들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다우, 일본의 니토, 도레이, 독일의 랑세스 등이 RO 시장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한국 기업과 이들 기업의 격전지는 중국과 인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약 20%인 반면, 중국의 수자원(먹거나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물)은 전 세계의 7% 수준이어서 산업화, 도시화와 맞물려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최근 진행 중인 친환경 프로젝트의 약 60%가 수처리 관련 프로젝트이며, 해수담화필터 시장 규모는 약 12~18억 위안(약 2063억원~3095억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미 다국적 기업들이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의 성장도 본격화하고 있다"며 "최근 사드 배치에 따른 무역 보복 조치도 국내 기업들의 진출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는 중국 못지 않게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인구의 약 20%만 상수를 공급받고 있을 정도로 심각한 물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14년에 향후 20년간 수자원 인프라에 8조루피(160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해 전 세계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 GE는 방갈로르, 뭄바이, 하이데라바드, 델리, 첸나이 등 7개 도시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방갈로르에 있는 연구소에서 수처리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인도 수처리 시장은 아직 미성숙해 기술력보다는 가격이 더 중요하게 평가된다”며 “국내 업체들의 경우 인지도가 낮은 편이라서 효과적인 브랜드 홍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