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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롯데’ 시동, 신동빈 회장의 4가지 과제.1.호텔롯데 상장.2.중국 사업 운영 .3.신세계 대결구도와 이커머스 4. 경영권 비리 문제

Bonjour Kwon 2017. 10. 27. 07:55

 

2017.10.27

▲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는 롯데 신동빈 회장. 출처= 롯데그룹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롯데그룹(이하 롯데)에게 2017년은 여러 가지 면에서 ‘변화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8월에는 40년간 머물렀던 그룹 본사 사옥을 소공동에서 롯데월드타워가 있는 잠실로 이전했다. 지난 12일에는 약 3년의 준비 끝에 주요 계열사들을 통합한 지주회사 설립을 완료했다. ‘형제의 난’으로 불리던 경영권 분쟁도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 지주사 설립 직전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들의 주식을 매각하면서 사실상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렇게 롯데는 신동빈 회장과 지주사를 그룹 운영의 중심으로 위치시키며 한동안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정리하고 '이전과 다른' 새로운 롯데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에게는 여전히 그룹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할 아주 '심각한' 고민들이 남아있다.

 

 

첫 번째 고민, 호텔롯데 상장

 

롯데의 관광·레저 사업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증시 상장은 지주사 전환과 더불어 지난해 롯데의 가장 중요한 화두였다. 호텔롯데는 롯데면세점, 롯데호텔, 롯데월드 등 관광 사업 계열사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외로는 롯데물산,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등 건설·제조업체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즉, 유통이나 식품 사업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그룹 내 주요 사업들을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이지만, 놀랍게도 호텔롯데 지분 중 신동빈 회장의 지분은 없다.

호텔롯데 지분의 96.7%는 일본 롯데홀딩스(19.1%), L투자회사(72.7%,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분 100% 보유), 일본의 제지회사인 광윤사(5.5%)가 보유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롯데가 한국 기업인가 일본기업인가에 대한 논란의 중심에도 호텔롯데가 있었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호텔롯데의 증시 상장으로 국내 자본이 들어간 지분 비율을 30~40%까지 확보하려 했으나 그룹에 대한 검찰수사와 더불어 비리 연루로 인한 대외 여론 악화로 실패했다.

 

올해 지주사 전환으로 한 숨 돌린 롯데가 다시 호텔롯데를 돌아봤을 때의 상황은 이전보다 더 나빠졌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냉각된 중국과의 관계는 호텔롯데의 관광산업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7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2326억원) 영업이익 대비 97% 감소라는 ‘놀라운’ 실적을 마주한다.

 

이에 대해 롯데지주 황각규 대표이사는 “지주회사 설립이 그랬듯 호텔롯데 상장도 그룹이 추구하는 투명한 경영을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목표지만, 대내외 상황을 고려해 절대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지주회사 중심 경영 체계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영업정지를 당한 중국 베이징의 한 롯데마트. 출처= 뉴시스

 

두 번째 고민, 중국 사업 운영

 

한반도 사드 배치는 롯데의 많은 것을 앗아갔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중국에 진출한 롯데마트였다. 112곳의 중국 롯데마트 중 87곳이 중국 정부에 의해 영업정지를 당했다. 신격호 회장 때부터 중요하게 여겼던 중국 마트 사업을 어떻게든 지켜내기 위해 그룹은 3000~4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수차례 투자하며 백방으로 애를 썼다. 그러나 결국 롯데는 계속 누적되는 적자와 언제 해소될지 모르는 양국의 긴장을 고려해 중국 롯데마트의 매각을 결정한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문제다. 중국에 진출한 롯데의 계열사는 롯데마트를 포함해 24개다. 중국 정부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다른 계열사들의 정상 운영도 어려워진다.

이전까지 신동빈 회장은 공식 석상에서 “중국 사업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는 입장을 지속 표명해왔다. 그러나 롯데마트 매각 결정으로 조금은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손에 잡고 있기에는 너무 버거운, 그러나 버릴 수 없는 중국 사업의 운영 방향은 신 회장이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다.

 

 

\세 번째 고민, 신세계 대결구도와 이커머스

 

 

국내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롯데와 신세계 두 기업의 경쟁은 최고 경영자들의 자존심 대결로도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신세계가 피코크·노브랜드 등 이마트 PB(자체브랜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온라인몰 SSG.com, 간편결제 시스템 SSG 페이를 앞세워 치고 나오자 롯데는 롯데마트 PB 온리프라이스, 프리미엄 PB 초이스엘, 롯데아울렛, 엘페이(L.pay)로 응수했다.

그런가하면 이커머스 사업 진출을 두고 롯데와 신세계는 SK플래닛의 오픈마켓 11번가 인수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김태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업체가 가장 많은 부분에서 경쟁하고 있는 유통 영역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이커머스”라면서 “글로벌 유통업계의 구조가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유통업계를 이끄는 업체들에게 이커머스는 반드시 확보하고 있어야 할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고양점 오픈 기념식에서 정용진 부회장의 “올해 안으로 (이커머스 영역에서) 모두를 놀라게 할 만한 소식을 전할 것”이라고 했다. 롯데는 지난 9일 인도네시아 재계 2위 살림그룹과 합작법인 '인도롯데'를 설립하고 현지 온라인쇼핑몰 ‘롯데아이몰’을 오픈하며 인도네시아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며 서로 한 방씩 살짝 주고받았다. 신동빈 회장이 해결해야 할 세 번째 과제는 이커머스 진출 전략이다.

 

네 번째 고민, 경영권 비리 문제

 

다른 어떤 문제보다도 롯데의 대외 이미지에 가장 악영향을 미쳤던 것은 ‘끝없이 나오는’ 경영진, 계열사들의 비리였다. 현재 신동빈 회장은 총수일가 급여 부당지급, 롯데피에스넷 관련 배임, 주식 고가매도 혐의로 매주 재판을 받고 있다.

▲ 제 3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롯데 신동빈 회장. 출처= 뉴시스

이 외에도 롯데는 롯데월드 타워 건립 허가와 이명박 정권의 연관,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 정비사업 건설업자 선정에서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롯데건설 등 각종 비리 의혹을 지적받고 있다.

지주사 설립이 기업 이미지 개선과 투명한 경영구조를 이루기 위한 첫 단추였다면 이것을 마무리 짓는 것은 비리의 청산이다. 이것이 바로 신동빈 회장의 네 번째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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