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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차이나 프로젝트 팀' 외 이도네시아사업 TF 해체...中사업 처리 집중. 중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는 총 24개.식품, 호텔시네마등 4조원투입

Bonjour Kwon 2017. 11. 2. 16:13

2017/11/02

 

롯데그룹이 최근 롯데지주 출범에 맞춰 옴니채널, 인도네시아 사업 등을 담당하던 태스크포스(TF)를 해체하고 중국 관련 사안을 전담하는 ‘C(China) 프로젝트 태스크포스(이하 C팀)’만을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컨트롤타워인 가치경영실(구 정책본부 비전전략실) 산하에 그룹 차원 핵심 사업을 조율하는 TF를 필요할 때마다 한시적으로 만들어 운영해 왔다. 한국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봉합 이후 롯데의 중국 사업방향이 주목되는 상황에서 그룹 내 유일한 TF인 ‘C팀’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2일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최근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가치경영실 산하에 운영하던 여러 TF를 정리하고 중국 관련 문제를 전담하는 ‘C 프로젝트팀’만 남겨놨다”며 “사드 문제를 담당하는 C팀은 상하이 헤드쿼터(HQ)와 본사간 소통을 도우며 중국 현안을 정리해 수시로 (그룹 상층부에)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C팀에는 롯데마트를 비롯한 계열사의 중국 전문 인력들이 파견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사드 사태 초반 중국에 관한 깊숙한 스터디(연구)가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큰 이슈를 맞게 돼 적절한 대응을 못 했다는 내부적 반성이 있었다”며 “C팀에 그룹 내부 중국 전문가들이 배치돼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O(옴니채널)·I(인도네시아) 등 주요 ‘알파벳’ TF 정리... 중국 프로젝트만 남겨놔

 

C팀은 사드 문제로 롯데마트 등 중국 내 계열사 사업이 본격적인 위기를 맞은 지난 6월 만들어졌다. 현재 롯데마트 중국 점포 매각 등 중국 사업 현안과 관련해 중국 상하이 롯데 헤드쿼터와 한국 본사간 조율 역할을 맡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 출범 이전 경영혁신실(구 정책본부) 산하에 여러 프로젝트 TF를 운영해 왔다. 이들 TF는 알파벳 이니셜을 딴 명칭으로 불렸다. 옴니채널 부서는 ‘O(Omni channel) TF’, 인도네시아 사업 관련 부서는 ‘I(Indonesia) TF’, 이커머스 관련 부서는 ‘E(E-commerce) TF’로 불리는 식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기존 TF 인력은 관련 업무를 계속하고 있지만 지주사가 출범하면서 관련 부서와 계열사로 자연스럽게 흡수됐다”며 “중국 사안이 시급한 만큼 C팀을 올해말까지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오른쪽)과 회담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롯데그룹 제공

지난해 5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오른쪽)과 회담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롯데그룹 제공

 

TF로 운영했던 옴니채널 구축, 인도네시아 진출 등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의 미래 전략 핵심 사업으로 꼽는 분야다. 롯데는 지난해 해외 매출의 15%가량을 인도네시아에서 거뒀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는 여러 계열사가 얽히는 핵심 사업을 그룹 차원 TF 운영으로 조율해 왔다”며 “사드 이슈로 롯데가 큰 타격을 입었고, 문제가 여러 계열사에 걸쳐 있는 만큼 지주사 내 TF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한중 관계 정상화 국면 들어섰지만…사드 봉합 이후 중국 사업 처리 중요한 시점

 

한국과 중국 관계가 지난달 31일 양국 관계 정상화 합의문 발표로 해빙 무드를 보이고 있지만 롯데그룹으로선 롯데마트 중국 점포 매각 등 주요 현안이 남아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마트 중국 점포 매각건은 이미 진전돼온 사항으로 (한중관계 개선과) 상관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올해 내 매각할 계획”라고 밝혔다. 롯데가 C팀 운영 기간을 올해 12월 31일까지로 정한 것 또한 연내 중국 내 롯데마트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사로 해석된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롯데마트의 중국 내 112개(슈퍼마켓 13개 포함) 점포 중 87개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롯데마트는 올해 두차례에 걸쳐 수천억원의 자금을 중국 법인에 긴급 수혈했지만 결국 중국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중국 점포 전체 매각을 추진 중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중국 매출이 작년보다 1조2250억원(73.1%) 줄어든 45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2008년 8월 1일 중국 베이징의 최대 번화가 왕푸징 거리에 문을 연 롯데백화점 중국 1호점. 롯데백화점은 중국 내 5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조선일보DB

 

현재 중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는 총 24개다. 롯데마트 등 유통사를 비롯해 롯데제과 등 식품, 호텔 시네마 등 서비스, 화학 등 중후장대 분야까지 다양하다. 각각 3조원과 1조원이 투입된 선양(瀋陽)과 청두(成都) 복합단지도 포기할 수 없는 대형 사업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중국 시장에서 전면 철수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옵션으로, 이제 사드 이후의 롯데를 고민해야 할 시점”며 “롯데가 중국 내에서 좋은 이미지는 아니더라도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게 된 만큼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