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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탈원전에 빠져 탄소배출권 방치.원전 없이 온실가스 감축 불가능…꼬여버린 에너지정책. LNG발전 늘리다간 큰 낭패 볼수도

Bonjour Kwon 2017. 11. 14. 06:49

 

 

2017.11.13

3년치 할당량 못정해 500여 기업들 `발동동`

기재·환경부 공식사과

 

프랑스 영국 스워덴 등선진국들은 돌아서는데…

 

LNG 2030년 1위 발전원 된다는데… ◆

가격 비싼데다 전량 수입의존

 

◆ 탈원전에 발목잡힌 탄소배출권 ◆

 

정부가 기업들에 적용되는 탄소배출권 할당량을 제때 결정해주지 않아 기업들이 큰 혼선을 빚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환경부 등 관련 부처는 내년부터 3년간 적용될 탄소배출권 할당량을 지난 6월까지는 기업별로 확정해줬어야 하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급기야 연말까지로 일정을 미루면서 기업에 공식 사과까지 했다. 특히 정부가 탄소배출권 할당량을 확정하지 못한 이유가 탈원전 추이를 지켜보느라 정책 결정을 미뤘기 때문으로 밝혀져 빈축을 사고 있다.

 

13일 정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환경부는 지난 8일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열고 탄소배출권 2차 기본계획(2018~2020년)을 당초 예정보다 6개월 늦춰진 올해 말까지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당초 계획과는 달리 3년간 할당량이 아닌 내년도 1년간 할당치만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관계자는 이 간담회에서 "배출권 할당량 결정이 지체돼 사과드린다"며 공식 사죄의 뜻을 밝혔다.

 

정부의 이런 대응에 대해 업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배출권할당법)`에 따르면 정부는 기본계획이 시작되는 시기로부터 6개월 전에 구체적인 내용을 완성해 발표하도록 돼 있다. 정부가 법정 시한을 6개월이나 위반한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미 지난 6월 확정했어야 할 정부의 탄소배출권 2차 기본계획이 나오지 않아 관련된 산업계의 경영·투자 계획은 올스톱 상태"라고 울분을 터트렸다.

 

정부가 법정시한을 넘겨서까지 탄소배출권 할당량을 정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보다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등 성급한 에너지 정책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탈원전을 추진하고 기존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수정할 방침인데, 아직 큰 그림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하위 내용에 해당하는 배출권 할당문제를 결정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기재부는 올여름 나올 계획이었던 전력수급계획(2017~2031년)을 참고해서 탄소배출권 할당량을 조정할 계획이었으나 신 정부 출범으로 전력수급계획 발표가 연말로 미뤄지면서 덩달아 할당치 결정도 늦어진 것이다.

 

탄소배출권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정부가 각 기업에 연간 할당치를 배정하고 기업들은 상황에 맞게 시장에서 배출권을 거래하는 제도를 말한다. 삼성전자 등 국내 500여 개 기업은 정부가 정해준 탄소배출권 할당량을 기준으로 부족하면 다음연도 할당량에서 미리 당겨 쓰거나 할당량이 남아도는 다른 기업으로부터 구매해서 배출권 문제에 대응해왔다.

 

 우리나라 탄소배출권 시장 거래규모는 배출권제를 도입한 2015년 573억원, 2016년 1946억원, 2017년(1~10월) 4385억원으로 급성장 중이다.

 

 그러나 글로벌 탄소배출권 시장을 주도하는 유럽연합(EU)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이다. EU는 지난해 총 거래 규모가 260억유로(약 34조원)에 이른다. 미국과 일본은 배출권 시장에 본격 참가하고 있지 않지만 곧 중국이 참가하면 국제 탄소배출권 시장은 120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탄소배출권 담당 부처가 올 해 말 기획재정부에서 다시 환경부로 넘어가는 것도 할당량 결정을 지체한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다. 담당 부처가 바뀌는 과정에서 할당량 결정을 두고 기재부와 환경부 중 어느 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게 된 것이다. 사실 환경부로의 이전은 지난 7월 사실상 확정됐으나 이후 구체안을 두고 늦어지면서 할당량 결정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진 탓이 크다.

 

 탄소배출권은 지난해 6월 소관 부처가 환경부에서 기재부로 이전된 바 있다. 당시 탄소배출권은 환경뿐만 아니라 경제문제라는 인식하에 경제총괄부인 기재부가 맡게 됐다.

 

 탄소배출권의 할당량을 정하는 할당위원회의 위원장 역시 환경부 장관에서 기재부 장관으로 바뀌는 등 총괄·운영 체제가 바뀌었다.

 

 그러나 소관 부서가 이전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지난 5월 들어선 문재인정부는 탄소배출권을 환경부로 복원시키겠다고 선언하고 1년 전 상태로 되돌려놓았다. 이를 두고 환경 전문가들은 "탄소배출권과 같이 국제적인 이슈에 대해 1년 사이에 담당 부가 두 번이나 바뀌게 되면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이 지켜지기 어렵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정부개편안에 따르면 탄소배출권 총괄·운영은 환경부가 다시 맡지만 탄소배출권 할당을 결정하는 할당위원회는 기존대로 기재부 장관이 맡게 됐다. 환경부와 기재부 간 업무가 여전히 혼재돼 있어 향후 두 부(部)가 첨예하게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해 갈등 없이 협업을 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재부가 경제총괄 부서로서 탄소배출권이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는 반면 환경부는 경제 논리보다는 환경 보호에 방점을 두고 있어 서로 접근방식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재부는 탄소배출권 업무가 환경부로 이전되면서 기존 이 업무를 담당하던 기후경제과를 폐지하고 않고 유지시키되 탄소배출권 대신 미세먼지 등 새로운 환경 관련 업무를 맡도록 할 계획이다. 또 환경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정부 부처 간 조정 역할도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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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없이 온실가스 감축 불가능…꼬여버린 에너지정책

2017.11.4

 

탈원전 추진했던 선진국들은 돌아서는데…

 

◆ 탈원전에 발목잡힌 탄소배출권 ◆

 

 

최근 프랑스는 2025년까지 원전 비중을 50%로 줄이기로 한 기존의 원전 감축 계획을 조정하기로 했다. 원전 비중을 급격히 줄이는 동시에 탄소배출량 목표까지 달성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7일(현지시간) 니콜라 윌로 프랑스 환경장관은 현실과 직면한 정책집행자로서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원전 비중 감축 목표는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을 늘리지 않는 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며 "목표를 현실적으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전 강국인 프랑스는 지난 7월 58기 원자로 가운데 17기를 2025년까지 폐쇄한다는 로드맵을 마련했다.

 

하지만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탈석탄과 원전 감축 정책을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넉 달 만에 입장을 바꿨다.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정부도 사실 마찬가지 입장이다. 탈석탄과 탈원전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저탄소 에너지원인 원전을 포기하고 LNG 등 다른 화석연료를 늘리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도 주요국이 원전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온실가스 감축 때문이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에 따르면 원전은 1kwh당 12gCO2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석탄화력(820gCO2)이나 LNG(490gCO2)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배출량이 적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한국은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37%의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량을 줄이는 게 필수적이다. 2006년 기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26%를 발전 부문이 차지하고 있고 이 중 대부분은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로 인해 발생한 탄소다.

 

정권의 입맛대로 탈원전과 탈석탄을 마구잡이로 추진하면서 국가의 백년대계인 에너지 정책이 5년 단위로 널뛰기를 한다는 지적이 이 때문에 나온다. 탈원전 시나리오에 맞춰 미래의 전력 수요를 낮게 책정하는 등 정부 스스로 정책 신뢰도를 낮추고 있다는 얘기다.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사실상 원전을 LNG 발전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간헐성이 큰 신재생에너지의 기여도를 보수적으로 책정해 원전이 차지하던 발전 비중 대부분은 LNG 발전에 메우게 된다.

 

친환경·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을 꾀하면서 오히려 탄소배출이 늘어나는 역설에 직면했다. 원전을 활용하면서 에너지 전환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는 영국이 꼽힌다. 영국은 1990년대 원전 비중을 줄였다가 에너지 공급의 변동성이 커지자 2005년 원전 비중을 다시 높였다. 원전을 통한 안정적 전기 공급을 바탕으로 2000년대 석탄화력의 감축을 시작했고 2025년까지 탄소저감시설(CCS)이 없는 석탄화력발전소의 문을 모두 닫기로 했다.

 

탈원전을 추진하던 스웨덴도 기존 원전 폐기 정책을 번복한 나라 중 하나다. 스웨덴은 1980년 국민투표로 2020년까지 원전을 모두 없애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2010년 원전 폐기 법안을 뒤집었다. 2014년에는 과거 탈원전 공약을 내걸었던 사민당이 집권했지만 노후 원전을 멈추고 그 용지에 최대 10기의 신규 원전을 짓겠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탈원전은 바람직한 선택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제18회 세계지식포럼을 찾았던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에너지 전환 국면에서 환경적 지속 가능성, 에너지 안보, 경쟁력 등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해 에너지믹스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며 "탈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정책은 (전기요금 인상과 같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현명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IEA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급률은 19%로 주요국과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에너지 자급률은 1차 에너지 공급 중 국산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전량 수입하는 한국이 현 수준의 에너지 자급률을 유지하는 것은 원전 때문이다. 에너지 수급 상황이 비슷한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 계획을 가동하면서 자급률이 7%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여전히 원전 비중이 높은 스웨덴, 영국, 프랑스 등은 자급률 50%를 넘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탈원전 정책이 전시(戰時) 등 대내외 위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수급하는 능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원자력발전은 국내 보관 중인 원료 비축량이 비교적 많지만, 현 정부가 원전 대체 수단으로 고려하는 LNG는 보관이 어려워 자체 비축량이 적은 데다, 유사시 국제 정세의 영향을 받아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도 어렵기 때문이다.

 

 

LNG발전 늘리다간 큰 낭패 볼수도

최초입력 2017.11.13

가격 비싼데다 전량 수입의존

2025년 이후 공급부족 예상…중동에 목매는 상황 올수도

 

◆ 탈원전에 발목잡힌 탄소배출권 / 2030년 1위 발전원 된다는데… ◆

 

문재인정부는 탈원전·탈석탄 정책을 펼치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크게 높인다는 방침이지만 그 실상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땅이 좁고 산이 많은 한국 현실상 신재생에너지를 주 발전원으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LNG는 현재 석탄, 원자력에 이어 3위 발전원(작년 22.4%)이지만 문재인정부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2030년에는 1위 발전원(37%)으로 올라선다.

 

그러나 LNG는 발전단가가 원자력이나 석탄보다 훨씬 비싸고 전량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외부 요인에 따라 수급이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다. 북한에 막혀 사실상 `에너지 고립 섬`인 한국 현실에 해외 의존도가 높고 유가에 따라 가격이 출렁거리는 LNG를 주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럽은 파이프라인을 통해 LNG를 확보하지만 한국은 북한에 막혀 해상을 통해서만 LNG를 공급받을 수 있다"며 "만약 중동 지역에 전쟁이 벌어져 해상 봉쇄 등의 조치가 취해지면 LNG 공급이 단절될 수밖에 없고 큰 위기를 겪게 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LNG 발전단가는 석탄보다 30% 이상 비싸다. LNG 발전을 늘리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현재 유가가 2~3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LNG 가격이 안정적이지만 향후 유가가 오르게 되면 LNG 가격 동반 상승은 분명하다. 국책 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에 따라 LNG 발전 비용이 종전 대비 11조원 더 들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그나마 역사상 유가 저점인 작년 평균 유가(배럴당 43.4달러)를 적용한 것으로, 만약 유가가 70달러로 오른다고 하면 이보다 4조원이 더 들어간다. 문제는 이 같은 LNG 수급 불안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13일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2025년께 가스공사의 중장기 계약 중 상당 부분이 종료되는 것으로 예상돼 2025년 이후 국내 LNG 물량이 크게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부적으로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LNG 발전이 늘고 외부적으로는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신흥국의 LNG 수입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LNG 프로젝트는 가스전 개발, 액화플랜트 건설, 수송선 건조, 인수기지 건설 등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장기 LNG 판매 계약이 확정된 후 개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협상 개시부터 실제 도입까지 5~7년이 걸린다.

 

박 의원은 "현재 가스 도입이 특정 지역에 편중돼 있고 국제 시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단가에 도입하는 등 문제가 있다"며 "에너지 안보를 위해 공급 부족에 대응하는 한편 수입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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