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

트럼프감세효과. SPC법인세율현행 39.6%->15%로인하.국내큰손, 美부동산투자봇물.한투증권 내년초 워싱턴.센티널2빌딩 2000억원에 매입.5년 연7~8%

Bonjour Kwon 2017. 12. 27. 08:04

2017.12.27

 

미국 부동산을 찾는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타면서 미국 부동산 수요가 늘고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믿음이 투자의 촉발제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감세 정책 기조로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 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투자 동기가 됐다.

 

 

하나자산운용이 투자한 LA의 드림웍스 글로벌 본사 빌딩. /하나자산운용 제공

 

미래에셋운용이 지난 6월 출시한 미국 애틀랜타 부동산 펀드는 자금 모집 1주일 만에 1470억원을 끌어모았다. 이 상품은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신축 건물에 투자하는데, 운용사가 자금을 모아 건물을 사들이고 임차인에게 임대료를 받아 수익을 내는 구조다. 만기가 7년 6개월로 길지만 연 6%의 임대료 배당을 기대하는 시중 자금이 몰렸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드림웍스(DreamWorks) 글로벌 본사 빌딩에 투자하는 ‘하나미국LA부동산 펀드’를 출시했다.

 

6개동으로 이뤄진 드림웍스 오피스 캠퍼스에 투자하는 이 상품의 투자 기간은 5년이고 예상 수익률은 연 6%대다. 드림웍스가 2015년부터 2035년까지 장기 임차 중인 글로벌 본사 빌딩은 월트디즈니, 워너브러더스, NBC유니버설 등 전세계 주요 미디어 제작사가 밀집한 LA 미디어제작지구(Media District)에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다음달 초 미국 워싱턴DC 부도심에 있는 센티널2빌딩 매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매입 예정가격은 2000억원. 투자기간은 5년 정도로 기대 수익은 연 7~8% 년ㄴ수준이다. 이 빌딩은 2013년 준공한 지하 4층~지상 12층, 연면적 2만5900㎡짜리 업무용 빌딩으로 미국 연방정부와 워싱턴DC 지방 정부 부처들이 입주해 있다.

 

미국 부동산 대출 상품에 투자하는 기관도 등장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은 이달 초 미국 부동산 대출펀드인 CMTG에 1억6000만달러(약 1748억원)를 투자했다. 미국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맥 부동산그룹(Mack Real Estate Group)이 운용하는 CMTG는 미국 주요 대도시 부동산에 선순위 대출을 한 다음 이 대출을 구조화해 수익을 낸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은 앞으로 4년 반 동안 연평균 8% 이상의 수익률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와 미국 경제 회복, 트럼프 정부의 감세 기조가 맞물린 지금이 미국 부동산 투자 적기로 보고 있다.

 

특히 앞으로 10년간 1조5000억달러(약 1620조원) 감세를 골자로 한 미국 행정부의 감세안이 미국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법인세율을 대폭 낮추는 내용을 담은 트럼프 정부의 감세안은 최근 미국 국회를 통과했다.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은 대부분 주식회사가 아닌 도관회사(Pass-through business)로 설립∙운영되기 때문에 법인세 감면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 감세안에 따르면 도관회사에 대한 법인세율은 현행 39.6%에서 15%로 내려간다. 통상 주식회사에 대해 미국 과세당국은 기업의 이익 대한 세금(법인세)과 주주들의 배당 소득에 따른 세금(소득세)을 두 번 물린다. 하지만 주로 도관회사로 사업을 영위하는 헤지펀드와 부동산 개발업체의 경우 주주나 투자자의 소득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된다.

 

미국 부동산 시장 전망도 긍정적인 편이다. 글로벌 부동산투자 전문 운용사인 라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LaSalle Investment Management)는 미국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고 고용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미국 부동산을 찾는 수요가 내년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자크 고든 라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글로벌 리서치 전략 책임자는 “순풍에 돛을 단 듯 미국 경제가 내년에도 ‘골디락스(Goldilocks·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고 딱 좋다는 뜻. 물가 상승 우려 없이 성장세가 계속되는 시황)’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온혜선 기자 onlyyo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