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29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중국 자본유출 통제·싱가포르 국부펀드 투자자산 다각화 맞물려 역전 ]
싱가포르가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 국가 중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가 됐다. 중국 당국이 자본유출을 막는 동안 싱가포르는 해외자산 다각화에 서두르면서다.
29일 블룸버그 통신이 인용한 리얼캐피탈어낼러틱스 및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싱가포르의 미 상업용 부동산 거래액은 95억4000만달러(약 10조1700억원)로 한해 전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투자액은 59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두 국가의 투자액은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역전됐다.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미 상업용 부동산에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이며, 전세계적으로도 캐나다, 프랑스에 이어 세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자본유출 억제를 계속하며 해외 투자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중국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2016년 173억달러에서 거의 3분의 1로 급감했다. 중 당국은 해외로의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중국 기업의 해외자산 투자를 직·간접적으로 단속해 왔다.
반면 싱가포르에선 투자자산 다각화의 일환으로 미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부펀드 싱가포르투자공사(GCI)의 미 부동산 투자가 늘었다. 거래액 기준 지난해 싱가포르의 미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4분의 3이 GCI에 의해 이뤄졌다.
대표적으로 GCI는 지난해 미 부동산 투자신탁인 모노그램 레지덴셜 트러스트를 44억달러에 인수했고, 도이체방크의 미국 본사가 있는 맨해튼의 대형 건물 지분 95%를 9억8800만달러에 사들였다.
GIC와 함께 싱가포르의 부동산개발업체, 부동산신탁사, 물류 기업들도 부동산 매입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전세계적으로도 40% 증가한 284억달러로, 이전 최대였던 2015년 액수를 상회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프리야란잔 쿠마르 아시아태평양 부문 책임자는 "싱가포르가 미국 부동산 시장의 아시아 투자처 중 최대규모를 계속해서 유지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물류 창고, 학생 기숙사 등의 용도로 투자자금이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동산 기업 CBRE의 이본느 슈 아시아태평양 대표 역시 "유사한 추이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며 "싱가포르의 기관투자자들은 해외 자산을 다각화하려는 추세이고 중국은 자본 통제를 유지하는 기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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