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자원개발·물류 .캐나다

기후변화와 북극해의 변화’ (1) 북극해 항로 가능성 분석과 대응전략 2009년 07월 28

Bonjour Kwon 2013. 4. 16. 09:13

<북극해 변화에 따른 대응방안> 세미나가 6월 23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한국무역협회 공동 주최로 개최되었다. 세미나에서는 <북극환경 변화와 전망-강성호 박사 극지연구소> <일본 북극해 연구동향과 대응방안-마츠자와 박사 일본해상기술안전연구소> <북극해 관련법률과 정책과제-리우 후이롱  박사 중국 청도해양대> <북극해 선박운항과 조선기술 과제-엄항섭 박사 노르웨이선급> <북극해 변화에 따른 대응전략-황진회 팀장 해양수산개발원> 등 북극해 관련 다양한 주제발표가 있었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전세계적인 핫이슈로 등장해 있는 지금,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급변하고 있는 북극해를 둘러싼 환경, 항해권, 환경보호 문제는 북극해 관련국가들은 물론 전인류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KMI가 주최한 북극해 변화관련 세미나가 주목받은 이유이다.


이날 발표된 내용 가운데 북극해 관련 법률과 정책과제를 다룬 리우 후이롱 박사의 발표내용 전문과 북극해 항로의 가능성과 향후 과제와 대응을 다룬 황진회 팀장의 글을 실었다.    <편집자 주>

 

1. 해상화물운송시장의 성립조건
해상항로를 이용한 화물운송시장이 성립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구조건이 있다. 화물운송시장은 운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으로 여기서는 수요와 공급, 그리고 관련 제도, 인프라, 인력, 부대산업 등이 형성되어야 한다. 우선 해상화물운송시장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수송 수요, 즉 해상으로 수송할 수 있는 화물이 있어야 된다. 화물운송시장은 화물이 있어야 형성될 수 있는데, 선박으로 수송할 수 있는 정도의 물량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해상운송은 대량수송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대량의 화물이 있어야 선박의 투입이 가능하다.


현재 전 세계 공업 생산의 80%가 북위 30도 이북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고, 또한 세계의 주요 공업지역과 대도시들 역시 북극에서 6,000km 이내의 북반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북극해를 이용하는 국제간 물류이동은 엄청나게 증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1북극항로의 경우 아직 국제항로로 개발되지 않았고, 선박운항에도 여러가지 장애가 있지만 수송화물이 있다면 여러가지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과 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다음으로 해상화물운송시장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선박이 있어야 가능하다. 화물운송시장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수요와 함께 시장의 다른 한축을 이루는 공급이 있어야한다. 즉 서비스 공급을 담당하는 선박이 있어야 가능하다. 특히 북극항로를 운항하기 위해서는 얼음을 깨고 나갈 수 있는 특수선박이 요구된다.


한편 선박을 운항하기 위해서는 선장, 기관장, 항해사, 기관사, 도선사 등의 전문인력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한다. 모든 경제활동을 하는 시장에서는 인력이 있어야 하지만, 특히 북극항로와 같은 극한지역에서는 이 지역의 얼음, 기후, 풍향, 항로 등에 친숙한 경험많고 노련한 전문인력이 각 분야별로 있어야 가능하다. 참고로 북극항로 중 러시아 연안을 운항하기 위해서는 북극항로를 운항한 경험이 있는 선장이 승선해야 한다는 러시아 규정이 있다.


선박의 공급과 화물의 수요를 연결하는 인프라도 매우 중요한 화물운송시장의 구비 요건이다. 인프라 중 해상운송시장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해상항로가 있어야 하는데, 특히 북극에서는 매우 중요한 요건이다. 선박의 접안과 화물의 선적 및 하역을 담당할 수 있는 항만시설, 그리고 이들 작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장비도 필수적인 요건이다. 그리고 화물의 운송과 선박의 운항을 위해서는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 보험과 중재 등이 발달해야 하고, 유류 및 기타 선용품의 공급도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이 밖에도 해운의 안정적 발전과 질서를 위해 관련 법률과 규정 등 법률적 인프라도 조성되어야 한다. 특히 북극항로의 경우 극한지의 특수성이 고려된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통일된 규정이 요구된다. 끝으로 이상과 같은 조건을 만족하고 화물운송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수송의 경제성, 안정성, 신속성 등과 같은 편익이 있어야 한다.

 

2. 북극항로의 상업적 이용 가능성
1) 기본전제

북극항로가 상업적으로 이용되기 위해서는 경제성의 문제 이전에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환경적 요인으로 북극해의 항로가 선박이 운항 가능한 수준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여기서 이 문제는 향후 10-20년 이내에 선박이 운항가능하다는 전제를 두고 논의를 전개한다.


우선 정치외교적 요인으로 북극해 항로의 법적 성격이 명확하지 않고, 북극해항로 중 일부가 특정국가가 배타적으로 사용하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여기서 이 문제는 북극해의 환경적 요인과 함께 10-20년 이내에 해결될 것으로 간주한다. 다음으로 선박운항기술적 요인으로 북극해의 얼음이 상당히 없어지고 항로가 열렸다고 하더라도 북극해의 항로는 여전히 빙하가 움직이고 추운 날씨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기후 조건에서 운항할 수 있는 특수선박과 쇄빙선에 대한 연구와 기술개발이 계속되어야 하고, 이 문제는 향후 10년내 해결될 것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북극해 이용에 대한 환경단체들의 반대와 국제사회의 조치, 예를들면 개발을 중단하고 보존하자는 주장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자원개발로 이득을 보면 개발론자들의 힘을 막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즉 환경론자들의 북극해 보존의 논리를 개발론자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물리치고 중장기적으로 북극해는 몇몇 국가의 글로벌기업들에 의해 ‘신천지’로 개발될 것이다. 북극해의 주변 국가는 북극해 개발에 따른 이익과 보존이라는 명분 사이에서 궁극적으로는 경제적 이익을 향후 정책을 개발하고 준비할 것이다. 이 가운데 북극해 주변국가와 일찍부터 협력체계를 구축한 국가와 기업이 상당한 혜택을 누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2) 화물수요
(1) 벌크화물(석탄)
북극해 항로 이용가능성이 가장 높은 화물은 벌크화물이 될 수 있고, 특히 항로 개발 초기에는 이들 화물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벌크화물의 수송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우선 정기선에 비해 수송조건이 비교적 간단하고 특정화물만 적당히 있으면 선박이 투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북극해 주변, 특히 러시아 북부지방과 시베리아에는 벌크화물의 대명사인 석탄이 다량으로 매장되어 있어 향후 북극항로 개발시 직접적인 수송 수요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러시아 지역에는 석탄이 전세계 매장량의 19.0%에 해당하는 1,570억톤이 매장되어 있으나, 생산량은 전세계 생산량의 4.6%에 해당하는 1억 5,200만톤만 생산하고 있다.

 

(2) 천연가스
천연가스 물류시장은 주로 전용선박에 의한 해상운송에 의존하는 LNG(액화천연가스) 물류시장과 파이프라인을 포함한 육상물류체계에 의존하는 파이프라인 물류시장으로 대별된다. LNG 물류시장은 주로 생산지와 원거리의 수입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물류체계이며, 파이프라인 물류체계는 근거리의 인접국가 또는 육상물류가 가능한 경우에 주로 이용된다. 북극해항로를 이용할 수 있는 천연가스는 시베리아 등에서 생산되는 물량을 들 수 있다. 시베리아 지역에서는 북유럽으로 1,309억㎥, 남유럽으로 236억㎥가 수출되고 있다. 향후 시베리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 중 북극해 항로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물량은 LNG 선박을 통해 일본, 한국, 대만 등 LNG 3대 수입국으로 도입되는 화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동안 시베리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도입하기 위해 파이프라인이 오래 전부터 논의되었지만 매설 코스와 정치적 문제, 수송 안정성 담보 문제 등으로 계속 지연되고 있다.

 

(3) 석유류
석유류도 북극항로를 이용할 수 있는 주요 화물이다. 현재 구소련 시베리아 지역에서는 연간 원유 3억 1,130만톤, 석유제품류 9,350만톤을 수출하고 있다. 1일 수출량은 원유 623만 배럴, 제품류 195만 배럴에 달한다. 현재 석유류도 상당한 물량을 파이프 라인으로 수송하고 있으나, 주질유와 같이 파이프 라인으로 수송하지 못하는 물량도 엄청나다. 그리고 파이프라인이 경유하는 지역에서 정치적 갈등이 없어야 수송이 가능하다. 그 동안 우리나라 선사가 북극해 지역에서 탱커(VLCC급) 선박을 이용하여 남아공 희망봉을 돌아 수입한 경우도 있어 향후 북극해 항로가 개발될 경우 원유 등의 수입시 이 항로가 본격적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4) 컨테이너 화물
북극해 항로를 이용하는 화물은 앞에서 살펴본 석탄, 가스, 석유류 등이 우선대상이 될 수 있고, 컨테이너 화물도 중장기적으로 가능할 수 있다. 석탄, 가스, 석유류 등 시베리아에서 생산되는 화물은 북극해항로 개발시 이용 가능성이 높고 수송의 경제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컨테이너 화물은 시베리아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기에 대체 항로와 수송수단이 충분히 있다. 따라서 컨테이너 화물의 경우 철저히 경제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이 항로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나, 반면 경제성이 확보되면 가장 많은 물량이 나올 수 있다.


현재 컨테이너 화물은 세계3대 기간항로와 각 지역별 피더항로를 통해 이동되고 있다. 주요기간별 물동량을 살펴보면, 태평양항로에서는 약 2,000만 TEU가 이동되고 있으며, 대서양항로에서는 466만 TEU, 유럽-극동항로에서는 1,372만 TEU가 이동하고 있다. 북극해 항로 완전 개방시 컨테이너 화물 중 구주항로 화물이 가장 유리하고, 품목은 온도에 민간하지 않은 잡화, 의류 등을 우선 고려할 수 있다.

 

3) 선박의 공급 및 항만 인프라
현재 북동항로가 국제항로로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국가의 선박운항은 거의 없고 대부분 러시아 선사의 선박만 운항하고 있다. 현재 북극해 항로(북동항로)는 러시아 선사인 무르만스크해운회사(MSCO)에서 선박을 투입하여 운항하고 있다. 이 밖에 러시아의 중소선사도 선박운항을 하고 있으나 북동항로를 운항 중인 선박의 90% 이상은 MSCO의 선박에 해당한다. MSCO는 쇄빙선, 건화물선, 탱커 외에도 여객선 등을 투입하고 있다.
현재 북극해 항로(북동항로)에서 개발된 항만은 무르만스크를 비롯하여 약 72개의 항만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처리하는 항만은 무르만스크항만으로 연간 1,400만톤의 화물을 처리하고 있다(2008년 기준).

 

4) 북극해 운항관련 인력, 제도, 부대산업
북극해 선박 운항을 위해 러시아, 캐나다 등에서는 자격을 갖춘 선원의 승선이 요구된다. 현재 러시아는 Admiral Makarov State Maritime Academy에서 전문 교육 및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북극해 운항을 위해서는 보험 등 부대산업이 있어야 한다. 현재 북극해 운항선박은 30% 정도의 높은 보험료 부담하고 있다. 부대산업은 물동량 증가시 동시에 발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북극해 운항과 관련한 제도나 규정도 관련 국가에서마련하고 있다. 캐나다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Ice navigator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극항로 쇄빙선 도선 규정이 마련되어 있고, 북극항로 운항선박 구조, 장비, 용품 규칙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규정이 규제 위주로 운영되고 있고, 비즈니스 측면의  규정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러시아는 북극해 관련 법률이 가장 많은 국가이다. 러시아연방 해상선박운항규칙(General Rules of Navigation and Anchorage of Vessels at Sea Ports of the Russian Federation on Approaches to Them, 1993). 북극항로 운항규정(Regulations for Navigation on the Seaways of the Northern Sea Route, 1991), 북극항로운항 지침(Guide to Navigation through the Northern Sea Route, 1996), 북극항로 쇄빙선 도선 규정(Regulations for Icebreaker-Assisted Pilotage of Vessels on the Northern Sea Route, 1996), 북극항로운항선박 구조, 장비, 용품 규칙(Requirements for Design, Equipment and Supply of Vessels Navigating the Northern Sea Route, 1996) 등이 이에 해당한다.

 

5) 북극해 운항의 경제성
북극해 자원의 수송 경제성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천연가스의 경제성 여부이다. 천연가스는 파이프라인(PNG)과 선박(LNGC)으로 수송이 가능하다. 파이프라인 수송의 장점은 안정적 수송이 가능하고, 파이프라인 공사를 통해 대규모 토목/건설 사업의 유발도 있다. 그러나 파이프 라인은 정치적 이유로 차단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공급자 입장에선 판매처가 제한되어 LNG Spot 시장을 활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으로 판매할 것인가 LNG 방식으로 판매할 것인가의 선택은 자원개발업체의 선택사항이다.


최근 러시아 국영 가즈프롬 이사회는 다양한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LNG 운반선을 통한 가스 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동안 유럽 위주의 판매처 제한에 따른 판매 애로가 있었고, 특히 올해 유럽의 불경기로 1-4월에 판매량이 57% 감소했다. 그리고 극동으로 오는 PNG 수송 신규 사업이 계속 지연된 반면 극동지역에서 LNG 가스공장 건설이 조기 완성되었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현재 북극해 천연가스의 LNG 수송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가즈프롬 이사회에서 러시아 북부와 북극해 사이 야말반도의 천연가스를 이용한 LNG 공장 건설 가능성을 검토하도록 지시했고, PNG 수송 프로젝트 지연을 고려할 때 북극해 천연가스 조기 판매를 위해 LNG 수송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최근 천연가스의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중동 외 지역 가스전 탐사와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북한을 통과하는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만약 대북관계 등으로 북한 통과가 어려울 경우 LNG 도입도 추진할 예정이다. 그리고 삼척 제4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를 2015년까지 2조 7,398억원을 투자하여 건설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천연가스 판매가격이 동일한 경우를 전제로 북극해 LNG 가스 수송의 경제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해상항로거리 및 수송시간 측면에서는 북극해 천연가스 도입이 경제적이다. 선박속력 20노트를 전제로 할 때, 중동 오만-인천항은 5,709해상마일이고, 오만-통영은 5,613해상마일에 약 12일이 소요된다. 반면 러시아 Pevok-삼척항은 3,589해상마일에 7.5일이 소요될 뿐이다. 중장기적으로 러시아 북부 및 북극해의 내륙 인프라가 개선되면 북극해 천연가스 도입은 더욱 유리해 질 전망이다.  


원유는 파이프 라인보다 선박 수송을 많이 하고 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북극해 주변 유류의 수송조건은 천연가스와 같이 유리하다. UAE 두바이-울산은 5,950마일(NM)에 12.4일이 소요되고, UAE 두바이-여수는 5,871마일(NM)에 12.3일이 소요된다. 반면 러시아 Pevok-여수는 3,755마일(NM)에 7.8일, 러시아 Tiksi-여수는 4,528마일(NM)에 9.4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북극해의 인프라가 개선되고 수출이 본격화될 경우 중동산 유류수입보다 수송조건면에서 경제적이라 할 수 있다.


북극해 석탄의 수송경제성도 남아공과 호주 등에서 수입하는 석탄보다 수송거리 및 시간면에서 유리하다. 호주 뉴캐슬-한국 하동은 4,473마일(NM)에 9.3일이 소요되고 남아공 Durban-하동은 7,202마일(NM)에 15일이 소요된다. 반면 러시아 Pevok-하동은 3,772마일(NM)에 7.9일이 소요되고, 러시아 Tiksi-하동은 4,545마일(NM)에 9.5일이 소요된다. 따라서 러시아의 항만 시설과 생산성, 호주 항만의 체선 정도에 따라 경제성이 달리 나타날 것이지만, 수송거리와 시간 면에서 북극해 석탄 수송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컨테이너의 경우 우리나라 기존의 구주항로 컨테이너 화물을 북극항로로 대체할 경우 현재 상태에서는 거리 및 시간에서 부분적으로 유리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특수 선박 확보, 보험료 상승, 연료 소모 증대 등을 고려할 때 비용 측면에서 유리한 점은 아직 없다. 북극해항로 이용시 수송의 경제성은 시간,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하여 분석해야 하는데, 여기서는 단지 수송비와 시간에 미칠 수 있는 각 항목의 단가만을 비교한다. 수송거리는 북극해 항로가 유럽항로에 비해 30% 단축되고 이에 따라 수송시간은 2-3일 정도 줄어들 수 있다.


반면 북극해 항로를 운항하기 위해서는 특수선박이 투입되어야 하는데, 쇄빙선의 경우 선가가 일반 선박에 비해 30%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북극해를 운항하는 선박은 항로 여건상 연료소모가 20% 증가하고, 보험료도 30%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선원들에 대한 인건비는 다른 항로와 동일한 수준으로 지급되고 있다. 그러나 북극해의 얼음이 완전히 녹아 북극해 중앙으로 선박운항이 가능하다면 쇄빙선 사용도 없어지고 항로도 더욱 단축될 수 있어 경제성은 훨씬 좋아질 것이다.


따라서 북극해항로의 경제성은 항로의 단축에 따른 거리와 시간의 절감분과 특수항로 이용에 따라 증가하는 선가, 연료비, 보험료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하여 북극해항로의 비용절감분이 비용증가분을 상쇄한다면 경제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3. 전략과 과제
(1) 해운기업전략
첫째, 북극항로 선점 전략이다. 현재 북극항로를 많이 운항하는 선사는 러시아 무르만스크해운회사(MSCO)이고, 제3국의 해운회사는 아직 북동항로를 진입하지 않은 상태이다. 북극항로 운항이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선결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치적 문제가 해결되어도 모든 국가/선사에 항로가 개방될 가능성은 낮다. 북극항로가 개방되어도 조건부 개방으로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향후 북극항로는 ① 연안국 여부, ② 환경 및 안전기준, ③ 운항경험 등에 따라 참여 형태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기업이 북극항로를 참여하기 위해서는 다음 조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준비하여야 한다.


먼저 북극해 연안국 선사와 MOU를 체결하거나 합작선사 설립을 통해 연안국 기준을 통과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환경 및 안전기준에 대비하여 유럽 선진국 기준에 맞게 운항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내부 운항규정에 반영해야 한다. 다음으로 북극해 운항경험을 갖기 위해 북극해 연안국의 쇄빙선 공동운항을 위한 인력 파견 및 영입,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이 밖에도 선사에서는 북극해 개방에 대비해 중장기 관점에서 투자하고 기후변화 대책팀(T/F)을 구성하여 운영해야 한다.


둘째, 공동진출전략이다. 북극항로의 화물은 당분간 북극해 주변에서 개발되는 에너지 자원 등 원자재가 대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에너지 자원의 개발은 이미 대부분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BP 등)이 선점하고 있고, 운송권도 이들 회사에서 대부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해운물류기업이 운송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기업과 합작 투자를 하거나, 운송권 입찰을 통해 확보해야 한다. 즉 북극해의 자원 수송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기업과 공동 투자를 통한 수송권 확보가 가장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석유공사, 가스공사, 무역상사 등 국내 에너지 개발업체와 북극해 자원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국내 참여기업의 지분 확보를 통해 진출할 필요가 있다. 국내외 해운물류기업의 컨소시엄 구성도 필요하다. 특히 해운물류기업이 단독으로 진출이 어려울 경우 국내외 해운물류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셋째, 현지화 전략이다. 북극해는 연안국에 따라 운항기준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으로 제3국의 시장진출보다 현지기업의 시장진출이 유리한 상황이다. 즉 해운물류기업은 현지화를 통한 시장 진출이 현실적으로 유리한 실정이다. 특히 북극해 운항을 위한 선원인력 확보, 해로정보시스템 등을 위해서도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 현지화 전략을 추진할 때 대상지역은 북극해 연안국인 러시아, 캐나다, 미국, 노르웨이 등이고, 대상분야는 해운기업, 항만운영회사, 내륙운수업체 등을 고려할 수 있고, 진출방식은 합작기업, 합영기업, 현지 단독법인 등을 들 수 있다.

 

(2) 해운물류기업의 과제
첫째, 북극해 항로의 상업적 이용 대책 수립이다. 북극해 항로의 운항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되기에 이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대응이 필요하다. 북극해항로는 이미 러시아에서 100여년 전부터 소규모로 운항을 했고 최근에는 선박운항 횟수와 선대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북극해 북동항로는 여러 가지 규제로 인해 외국선박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이고 관련 법률에 대한 분석도 매우 미비한 상황이다. 따라서 북극해 항로의 개방에 대비한 러시아의 규제내용 파악, 관련법률 분석, 운항기술 개발, 선원교육, 러시아와의 협력체제 구축 등을 위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둘째, 북극항로 운항을 위한 적격선박 개발이다. 북극항로 개방에 대비한 적격선박(경제선형) 개발을 통해 북극해 운항시장 선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조선업체와 공동 개발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 북극해 운항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셋째, 북극항로 운항을 위한 선원 훈련 프로그램 개발 및 국제협력 강화이다. 북극해는 얼음과 추위 등의 환경적인 요인과 더불어 통신, 해도, 항해기술 등의 측면에서도 개발의 여지가 많은 상태이다. 따라서 북극해를 운항할 수 있는 선원을 교육하고 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한 선원교육훈련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선원 훈련 프로그램은 극한지역 운항경험을 가진 러시아, 캐나다, 노르웨이 등의 국가와 협력하여 개발하고 이를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넷째, 북극해 항로에 대한 경제성 분석 및 운항 시뮬레이션 개발이 필요하다. 북극해 항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상업적인 베이스의 민간선사 참여가 많아야 하고, 또한 현재 국내항로에 머물러 있는 항로를 국제항로로 확대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북극해 항로 이용을 위한 화물별, 선종별, 항로별 경제성을 분석하고 타당성을 입증해야 한다. 또한 북극항로 운항을 예측할 수 있는 운항 시뮬레이션 개발도 필요하다.


다섯째, 북극해 항만 개발을 위한 투자 타당성 분석이다. 무르만스크 항만을 비롯한 북극해 항만은 북극항로 개발에 대비하여 자체적으로 다양한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나 재원, 마케팅, 항만운영 노하우 등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의 북극해 항만 투자를 위한 사전 타당성 연구가 필요하다.


여섯째, 선화주 협력 및 선사 경쟁력 제고이다. 석유공사 등에서는 북극해 유류 수입에 대비한 중장기 대책을 수립하고, 특히 우리나라 수입시 국내 해운기업의 수송시장 참여를 보장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해운기업에서는 북극해 원유 시장 수송을 위한 선박, 운항기술, 선원인력 등을 확보하고, 현지 개발업체 및 해운기업과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3) 정부차원의 과제
첫째, 국제협력 강화를 통한 전 지구적 대책 개발에 동참해야 한다. 북극해 정책은 개발과 보전으로 양분될 수 있다. 북극해 개발과 이용이 가능해도 연안국이 아닌 주변국의 참여는 제한적일 수 있다. 북극해 변화에 대비하여 우리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북극해 기초 연구 확대, 관련 국제위원회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자원확보 등과 같은 북극해의 상업적 이용만 강조하고, 환경변화 대책을 소홀히 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입장은 축소될 수 밖에 없다.


둘째, 북극해 관련 기초 연구 확대를 통한 우리나라 입지 강화이다. 북극은 지구의 환경 문제를 예측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지구의 온난화, CO2 발생량, 공해, 생물 다양성 문제 등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지구촌의 경보 장치 역할을 하는 북극해 연구 가능을 강화하고 미래의 기후 여건에 대비해야 한다.


셋째, 북극해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설립이 필요하다. 최근 북극해에 대한 관심 증가로 다양한 부처에서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고 있으나, 북극해 정책방향(공감대) 부족으로 정책 충돌문제, 정책 사각 및 중복문제 등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중장기 북극 정책을 수립하고 이에 맞게 추진할 수 있는 컨토롤 타워가 필요하다.

 

4. 결  론
최근 북극해의 상업적 이용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는 기후 온난화에 따라 북극해의 얼음이 급속도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북극해는 겨울철(11월부터 4월 사이)에는 바렌츠해의 일부를 제외하면 전역이 얼음으로 뒤덮어 있다. 반면 여름철에는 해빙은 융해되고 해빙역의 넓이와 강도는 급속히 감소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북극해의 얼음이 여름철 뿐만 겨울철에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북극해의 얼음이 녹고 선박이 운할 수 있는 시기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구 온난화와 함께 진행되는 북극해의 얼음 해빙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흔히 만년빙으로 불리는 북극의 얼음이 지구 온난화로 점차 작아진다는 그 동안의 연구는 계속 있었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북극해에서 가장 오래되고 두꺼운 빙하가 지난 해 2월 이후 1년 동안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250만㎢만 남았다고 하여 충격을 주고 있다. 실제 북극해에는 2년 이상의 다년빙이 그 동안 40%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2008년 들어 다년빙이 30% 미만으로 급속하게 줄어들었다고 NASA 국립 설빙자료센터(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가 밝히고 있다.


문제는 북극해 얼음이 녹아 선박이 운항할 수 있는 시기가 되어도 모든 국가의 선박이 조건없이 다닐 수 있는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데 있다. 연안국 여부, 환경 및 안정기준, 운항경험 등의 기준을 내세워 선박 운항을 통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 해운기업의 과제는 여기에 있다. 운항을 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을 때 그 자격을 구비하고 있어야 한다. 정부는 민간의 이러한 준비를 지원하고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 해운물류기업이 유리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음양으로 지원이 필요하다. 북극해 해빙이라는 기후변화가 우리에게 또다른 재앙이 되지 않도록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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