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24
신세계그룹이 국내 중견가구 업체 `까사미아`를 인수하고 약 20조원 규모의 홈퍼니싱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24일 까사미아를 18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인수 지분은 창업주인 이현구 회장(69)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 92%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 계약은 급성장하고 있는 홈퍼니싱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가구 분야를 강화하고자 하는 신세계와 가업승계를 택하기보다는 기업이 더 커나가기를 바라는 까사미아 창업 오너 일가의 생각이 맞아떨어져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이번 인수 검토는 신세계백화점이 단독으로 추진해 그룹 내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을 만큼 비밀리에 진행됐다. 신세계는 가정용 가구 중심인 까사미아를 인수하면서 5년간 직원 고용을 승계할 예정이다. 다만 까사미아 계열사인 특판용 가구 중심의 까사미아우피아와 라까사호텔, 까사스토리지는 창업주인 이 회장이 계속 운영한다.
1982년 설립된 까사미아는 가정용 가구를 비롯해 소품, 패브릭 등 토털 홈인테리어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2016년에는 매출액 121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가구업체 중 매출 규모로는 업계 1위인 한샘, 현대리바트, 퍼시스 등에 이어 6위다. 창업주인 이 회장이 47.83%(2017년 4월 기준)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다.
신세계의 까사미아 인수로 인해 국내 대형 유통 3사가 모두 홈퍼니싱 시장에 진출하게 됨으로써 가구업계 판도에 상당한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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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멈춘 백화점 `20조 홈퍼니싱`서 돌파구
최초입력 2018.01.24
■ 신세계, 까사미아 전격 인수
신세계가 중견 가구업체 까사미아를 전격 인수함에 따라 약 20조원에 이르는 홈퍼니싱(집 꾸미기) 시장이 대형 유통업체의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가구, 인테리어, 생활소품 등을 포함하는 홈퍼니싱 사업은 유통업계의 미래 먹거리다. 홈퍼니싱은 집을 의미하는 `홈`과 꾸민다는 뜻의 `퍼니싱`을 합성한 단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인수하는 까사미아 지분은 창업주인 이현구 회장(69)과 특수관계인 지분 92%로 1800억원에 달한다. 까사미아는 지난해 말부터 이 회장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조심스럽게 매각 작업을 진행해왔다. 최근 이 회장의 건강은 회복됐지만 가업승계보다는 창업한 회사의 더 큰 성장을 위해 결국 신세계에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반드시 오너 일가가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해 고민이 컸던 것으로 안다"며 "고객과 직원들을 위해 회사가 더 크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결단을 내린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에 신세계가 인수하는 부문은 가정용 가구를 판매하는 까사미아이며 계열사인 까사미아우피아(특판용 가구), 라까사호텔, 까사스토리지는 계속 이 회장 오너가에서 경영한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까사미아 인수 전부터 리빙 사업에 투자해왔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0년 이마트로부터 `자연주의` 브랜드를 넘겨받아 자주(JAJU)로 리뉴얼하고 연매출 2100억원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키웠다. 스타필드 고양에서는 기존 가구 브랜드처럼 시공 서비스도 시범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정 사장은 직접 제품 디자인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는 등 `자주`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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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가 까사미아를 인수하면서 백화점은 홈퍼니싱 분야에서 확실한 콘텐츠를 선점하고, 까사미아는 유통 판로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 까사미아는 현재 압구정, 잠실, 분당 등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21개)와 용산아이파크, 부산, 대구 등 전국에 대리점(50개) 체제를 갖추고 있지만 백화점 매장은 1개에 불과하다. 신세계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이유다. 까사미아는 가구 브랜드인 까사미아 외에 키즈브랜드 `까사미아 키즈 주니어`, 온라인 홈쇼핑 전용 브랜드 `까사온`, 프리미엄 화이트 베딩 전문 브랜드 `까사블랑`, 실속형 브랜드 `데일리 까사미아`, 뉴질랜드 리빙 소품 브랜드 `시타 디자인`을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의 까사미아 인수로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대형 유통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홈퍼니싱 시장은 2008년 약 7조원 수준에서 2015년 12조5000억원으로 8년 만에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조사 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2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주력 사업인 패션 매출이 줄어 고전 중인 대형 유통사들은 홈퍼니싱을 돌파구로 보고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리빙 부문 매출 신장률이 2015년에는 4.9% 늘었지만, 2016년에는 19.9%, 작년에는 23.1%로 매년 급성장을 기록했다. 백화점 전체 매출이 제자리걸음하는 상황에도 리빙 쪽만 유독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20·30대 젊은 층이 다른 소비를 줄이는 대신 `집 꾸미기`에 투자하면서 새로운 고객이 계속 유입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리바트를 500억원에 인수하면서 직접 홈퍼니싱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리바트를 인수한 이후 2012년 매출 5049억원이었던 회사가 2016년 기준 7356억원, 영업이익 422억원의 업계 2위로 커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리바트 1조원 매출 달성을 위해 작년 미국 홈퍼니싱 기업인 윌리엄스소노마를 단독으로 들여오기도 했다. 또 지난해 현대리바트와 현대H&S를 합병해 매출 1조3000억원 규모로 덩치를 키웠다.
롯데그룹은 직접 가구 시장에 뛰어드는 대신 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와 손을 잡았다. 광명점과 고양점에 롯데아울렛이 이케아와 함께 점포를 냈다. 롯데아울렛 광명점은 이케아 영향으로 다른 롯데아울렛 지점보다 지난해 20대 고객의 매출 신장률이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케아의 주 고객층인 30대 이하의 집객 효과가 상당한 것이다. 이케아는 2020년까지 기흥·부산·계룡 등에 추가로 4곳을 출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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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 총괄사장 "까사미아 매출 1조 메가 브랜드로"
2018.01.24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사진)이 가구업체 `까사미아`를 품고 신성장동력인 `홈 퍼니싱` 분야 강화에 나섰다.
24일 신세계는 1837억원으로 까사미아 주식 681만3441주를 취득했다. 전체 지분 중 92.4%에 해당한다.
신세계의 까사미아 인수는 2015년 정 총괄사장의 책임경영이 본격화한 이후 처음 성사된 인수·합병(M&A)이다. 36년 역사를 자랑하는 까사미아는 2016년 기준 매출 1220억원, 영업이익 93억원의 실적을 올린 탄탄한 기업이다.
정 총괄사장은 까사미아를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울 방침이다. 1200억원대인 매출 규모를 5년 안에 4500억원까지 끌어올리고, 2028년에는 매출 1조원대 메가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가두 상권 중심으로 위치한 72개 매장도 5년 내 160여 개까지 2배 이상 늘린다. 전국 13개 백화점과 그룹의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판매 채널을 늘리고, 로드숍을 적극적으로 확대한다. 신규 매장 성격은 `플래그십` `로드숍` `숍인숍` 세 가지로 세분해 상권 규모별로 출점 전략을 짠다.
외형 확장뿐만 아니라 사업 영역도 다각화한다. 단순한 가구 브랜드를 넘어 `토털 홈 인테리어 브랜드`로 육성한다. 이를 위해 가정용 가구 중심의 기업·소비자 거래(B2C) 사업 형태에 △홈 인테리어 △기업 간 거래(B2B) 사업 △브랜드 비즈니스 분야를 추가할 계획이다.
신세계 측은 이번 까사미아 인수로 신세계그룹 내 제조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보브, 스튜디오 톰보이, 코모도 등 패션 분야와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 등 뷰티 분야 제조사업을 보유하고 있었다. 까사미아를 통해 홈 퍼니싱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