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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시간·근무장소 마음대로! `일벌레` 日기업, 유연근무 봇물.일정부가 '일하는 방식 개혁' 적극 추진

Bonjour Kwon 2018. 2. 23. 06:07

2018.02.22

 

세븐일레븐 1만명 자율출근, 후지쓰 전 직원들 원격근로

업무 생산성 향상시키고 구인난 뚫을 전략으로 활용

 

장시간 노동으로 악명이 높은 일본 기업들이 근로시간과 공간을 파괴하는 새로운 근로 형태 실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직원 각자의 생활에 맞춘 근무제도를 도입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다양해지는 직원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가뜩이나 어려운 인재 확보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한몫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앤아이가 전체 근로자 중 30%에 해당하는 1만명을 대상으로 시차출근제를 도입한다고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밝혔다. 시차출근제란 출근시간을 직원이 각자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유연근무제의 일종이다.

 

1일 근로시간은 동일하지만 각자 사정에 맞춰 오전 8시, 9시, 10시 세 가지 옵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아침 일찍 회의가 있다면 출근 시간을 앞당기고, 오전에 자녀 학교에 일이 있다면 시간을 늦추는 식이다. 출퇴근 시간 조정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싶지만 지난해 여름부터 진행한 시험 운영에서 직원들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확대 도입하기로 했다. 올해 중 이 같은 시차출근제를 도입할 일본 기업은 1000개에 달할 전망이다.

 

세븐앤아이가 '시간'에 융통성을 뒀다면 히타치는 '장소'에 변화를 줘 '위성사무실'을 늘리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마련한 위성사무실을 현재의 3배 수준인 900석 규모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직원이 많이 사는 주택가가 사무실이 있는 도심부에서 멀어 발생하는 어려움을 줄여보자는 취지다. 코니카미놀타에서는 영업사원을 위한 위성사무실을 늘리기로 했다. 거래처에 갔다가 회사로 복귀하는 수고를 덜어주자는 것이다. 후지쓰에서도 지난해부터 전 직원 3만5000명을 대상으로 원격근로를 허용했다.

 

맥주회사 기린에서는 퇴근부터 다음날 출근까지 최소 시간을 강제하는 '인터벌제도'를 2월부터 본격 도입했다. 가령 자정까지 야근을 하고 퇴근했다면 다음날 11시 이전에는 출근해서는 안 된다. 빠질 수 없는 회의 등으로 11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출근하면 해당일 근무시간을 줄인다. 만년 2등에서 벗어나겠다며 발버둥 치는 기린맥주 특성상 영업 압박이 심해 제한을 두지 않으면 한없이 근무시간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주택 건설 업체인 다이와하우스는 건설 현장에 휴일제를 도입한다. 오는 4월부터 모든 현장에서 매주 토요일과 월 1회 일요일 휴무를 도입한다. 2021년 4월부터는 한발 더 나아가 모든 건설 현장에서 토·일요일은 무조건 쉬게 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대신 현장에서 로봇 활용을 늘리는 방식으로 공기 지연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일하는 방식 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기업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일하는 방식 개혁의 한 축으로 도입을 추진해온 재량노동제 도입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재량노동제는 초과 근무 시 일한 시간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월별로 정액의 수당만을 지급하는 제도다. 수당을 더 벌기 위해 불필요하게 일하는 시간을 늘리는 관행을 없애자는 취지다.

 

지난달 국회 답변 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재량근무제 장점을 설명하며 "제도 도입에 따라 근무시간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줄었다는 데이터도 있다"고 말해 논란이 커졌다.

 

이 발언을 두고 데이터 출처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조사가 잘못 이뤄진 것이 드러나 아베 총리는 물론 담당인 후생노동상까지 사죄했다. 비판이 커지자 후생노동성은 재량노동제 도입 시점을 당초 계획보다 1년 늦춰 2020년 4월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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