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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용 스테이크에 와인까지…이젠 `미코노미`나자신 중시하는 1인가구 증가.ㅈ축·수산물, 소용량 주류 등장…펫·고령층 겨냥 제품도 확대

Bonjour Kwon 2018. 2. 27. 07:31

2018.2.27

나자신 중시하는 1인가구 증가

단순한 소포장 제품 넘어서 축·수산물, 소용량 주류 등장…펫·고령층 겨냥 제품도 확대

 

■ 편의점 GS25 상품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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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GS25 상품전시회에서 가맹점주들이 반려동물 상품 전시 공간 앞에서 담당 MD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충우 기자]

#냉동식품 코너에서 1인분짜리 호주산 블랙앵거스 스테이크를 장바구니에 담는다. 바로 옆 와인 진열대에서는 그날 따서 한 번에 마실 수 있는 반병짜리 크기의 '하프와인'을 집었다.

 

혼자만의 근사한 정찬거리로 충분하지만 왠지 아쉬운 마음에 냉장 진열된 문어 숙회를 만지작거려 본다. 그래도 다이어트 걱정에 마음을 다잡고 내일 아침 출근 전에 간단히 먹을 식사를 고르기로 한다.

 

선택은 집에서 만들기 번거로운 요리 '에그베네딕트'를 담은 샐러드다.

 

대형마트에서 거창하게 장을 보는 모습이 아니다. 앞으로 퇴근길 집 앞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될 '편의점 장보기' 풍경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2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상품전시회를 열고 편의점 소비 트렌드 변화에 발맞춘 올해 신상품 전략을 공개했다.

 

올해로 19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편의점 최신 동향과 올해 신제품 정보를 전국 1만2500여 개 가맹점과 공유하는 자리다. 경영주 2만여 명과 국내외 협력업체 250여 개가 한자리에 모여 GS25의 비전을 공유하고 상생·동반성장을 도모하는 업계 최대 규모의 전시 행사다.

 

GS25는 이날 다음달 고객에게 선보일 신제품부터 연내 도입을 앞두고 있는 새로운 서비스에 이르는 '히든 카드'를 대거 공개했다.

 

그동안 편의점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축·수산물이 대표적이다. GS리테일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편의점 냉동식품 코너에 1인분용으로 포장한 호주산 스테이크용 소고기와 양념·채소를 함께 담은 문어·골뱅이·새우 초무침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냉장 유통하는 문어·소라 숙회 등도 출시한다. 모두 대형마트에서나 볼 수 있던 상품이다.

 

박성재 GS리테일 MD지원팀장은 "그간 편의점에서 과일이나 농산물 등 식재료는 유통했지만 축산물이나 생선은 유통하지 못할 거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며 "편견을 깨고 진공포장 등으로 신선한 유통을 가능하게 해 편의점을 먹거리 생활의 기본 플랫폼으로 만들 방침"이라고 말했다.

 

상품 다변화의 초점은 올해 새로운 소비 분위기로 떠오르는 '미코노미(Me+Economy)' 트렌드에 맞췄다. GS25는 소규격·소용량 상품 등으로 대표됐던 '1코노미(1인 가구+Economy)' 트렌드가 소비자 자신을 더욱 중시하는 미코노미로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의 세분화한 취향을 만족시키는 커스터마이징이 필수라는 판단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미코노미를 겨냥한 다양한 상품을 실제로 만나볼 수 있었다. 체중 조절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맛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용량과 열량을 줄인 도시락 등 상품이 대거 등장했다. 지난해 전년 대비 179.7%의 증가율을 보이며 폭발적 인기를 끈 샐러드 제품군에서는 한층 고급화한 제품이 등장했다.

 

혼술·홈술족을 노린 주류 제품은 한층 세분화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먼저 유명 와이너리의 와인을 저렴하게 선보이면서도 혼자 먹기 부담스럽지 않게 용량을 절반으로 줄인 하프와인 종류가 확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 신장률 354%를 기록한 사케는 일본 현지에서 유명한 브랜드 제품들을 가져와 매력을 높였다.

 

박 팀장은 "단순히 싸서 만족스러운 게 아니라 제품 본연의 가치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해외여행으로 익숙해진 외국 브랜드 상품을 국내 실정에 맞게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관련 상품이나 고령층 소비자를 위한 실버 상품이 전면에 전시된 것도 변화다. GS25는 가맹점 인근의 수요 특성에 맞춰 반려동물 간식, 배변용 패드, 모래 등 관련 상품 구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국내 인구가 고령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요실금 패드, 건강 관리용품, 건강기능식품 등도 출시하기로 했다.

 

기존 인기 상품인 가정간편식(HMR), 조리면, 디저트 상품은 종류를 더욱 늘린다. 파스타, 볶음면 등 전자레인지로 1분 만에 만들어 즐길 수 있는 조리면은 올해 30여 종을 확충해 총 90여 종의 상품을 보유한다는 계획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자동 조리기계다. 지금은 단순히 라면만 끓일 수 있는 수준이지만 추후 어묵탕, 라볶이, 순대볶음 등을 매장에서 조리할 수 있도록 관련 상품을 늘릴 예정이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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