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7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하면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펀드 상품 수익률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해외 리츠 재간접 상품의 경우 모든 상품이 마이너스 수익률로 전환하는 등 수익률 악화가 심화되는 추세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형 펀드 중 글로벌 리츠 재간접 상품 11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5.61%로 집계됐다.
글로벌 리츠 재간접 상품의 1년 수익률 평균은 2~3%대였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하면서 최근 수익률이 뚝 떨어졌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20~21일(현지시간)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진행하고 정책금리를 1.50∼1.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북미 글로벌리츠 재간접 상품인 ‘미래에셋TIGERMSCIUS리츠부동산상장지수투자신탁(파생형)’은 -8.63%까지 떨어졌다. 3년 기준 수익률은 -0.15%로 양호했지만, 1년 수익률은 -4.67%로 낮아졌고 올해 들어 -8%대로 급속히 고꾸라졌다.
이 상품의 경우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상 미국 투자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미국 금리 인상과 더불어 최근 미국의 증시 하락 또한 수익률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금리 인상과 더불어 무역전쟁 우려에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3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1.77%)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2.10%), 나스닥 지수(-2.43%) 모두 전일 대비 큰 폭으로 내렸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하락폭은 더욱 크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지난해 말(2만4719.22) 대비 5% 가량 떨어졌으며, S&P는 같은 기간 3.2% 하락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뉴욕 증시 하락으로 인해 수익률이 나빠지자, 설정액 규모도 줄어드는 추세다.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내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글로벌 리츠 재간접 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달에만 30억원 이상이 빠져나갔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펀드는 저금리 시기에 유리한 투자자산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외 부동산 자산 투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관련 펀드 상품은 연 5∼6%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해왔다.
특히 부동산 상품의 대출채권에 투자하거나 임대료로 수익을 내는 ‘리츠 상품’은 금리인상에 직격탄을 맞는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출채권 이자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해외 리츠 상품의 경우에는 글로벌 달러 약세로 인한 영향도 피해갈 수 없다.
문제는 해외 부동산 펀드 설정액이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대폭 늘어났다는 점이다. 지난해 29일 기준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약 3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해외 부동산 펀드에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해외 부동산 펀드 비중은 전체 부동산 펀드의 절반을 처음 넘어서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저금리 기조에 따라 해외 부동산 펀드 설정액이 대폭 커졌는데, 이제 금리 인상기로 접어든 만큼 관련 리스크를 확인해봐야 한다”며 “오히려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장기 수익률이 좋을 수 있다. 특히 부동산 펀드의 경우 5∼10년 이상의 장기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단기 수익률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샛별기자 byul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