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8
국내 증권가를 중심으로 진행해온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사업과 관련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며 자금 조달의 기준이 되는 런던 은행 간 대출 금리(리보)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 고점 논란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지난해와 올해,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미국 센트릭하얏트호텔 지분(에쿼티) 투자를 진행했다. 총 인수금액은 2500억원이다. KB증권의 미국 센트릭하얏트호텔 지분(에쿼티) 투자의 경우 1400억원으로 현지 은행 대출(Loan)로 충당하고 600억원은 우선주 공모펀드로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미 항공우주국빌딩을 4000억원, 올해 1월 미국 워싱턴DC 센티널2빙딩 2000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도 1월 라스베이거스 코스모폴리탄 호텔에 메자닌 형태로 1064억원을 투자했으며
신한금융지주의 통합 글로벌&그룹 투자은행(GIB)도 지난해 말 미국 뉴욕 원월드와이드플라자의 메자닌 채권을 약 2000억원에 매입했다.
이 가운데 지난 21일, 미국 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IB업계를 중심으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 수익률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탄탄한 국내 부동산금융사업과 비교하면, 보여주기식 쇼잉(Showing)에 그치고 있다는 무용론까지 지적된다.
우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배당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2019년까지 장기적으로 6회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시장금리에 내년 금리 인상 횟수가 반영된다면 미국 국채 수익률은 추가 상승압력 가능성이 커진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부동산 투자 시 금리 상승은 국채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져, 채권 투자 대비 부동산 투자가 지닌 배당 매력을 반감시킨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금리 인상과 더불어 진행되는 Fed의 자산 축소와 단기 국채 공급확대로 리보금리는 2008년 11월 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개월 만기 달러화 리보는 23일(현지시각) 기준 전장대비 0.598bp(1bp=0.01%) 오른 2.29155%로 집계됐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선순위 40%, 에쿼티 30%, 메자닌 30%로 투자했을 경우, 기준금리 인상 시 변동금리로 선순위 조달금리가 올라가면 나머지 에쿼티 부분 배당액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도 부담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지수인 무디스(Moodys)/RCA CPPI 지수는 올해 2월 말 기준, 미국 부동산 버블 붕괴 사태 직전인 2007년 중순 수치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 7년 동안 상업용 부동산의 평균 배당 수익률 4.2%를 추가하면 7년간 총 투자수익률은 이미 100%를 넘어섰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투자건은 국내와 달리 불완전하고, 통제하기가 어려운 시장으로 투자가 쇼잉하기는 쉬워도 돈은 안된다”며 “딜 성사뿐만 아니라 금융구조화 작업 등등 수익성 면에서 국내 부동산금융 시장에 한참 못 미친다”고 말했다.
임성엽기자 starlea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