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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칼럼1.'욕망은 부표처럼 움직인다 (박원갑).2.⑤심교언 교수. 미분양아파트.“할인보단 ‘소비자 친화적’ 단지 개발 우선”

Bonjour Kwon 2018. 4. 12. 08:30

2018.04.11

욕망은 부표처럼 이리저리 움직인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유명한 멜로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는 연인의 변심에 이런 말로 되뇌인다. 하지만 권태기에 접어든 연인은 묵묵부답일 뿐이다. 인간이 합리적이라면 변심은 없다. 사랑은 상대방을 주관적으로 ‘선호’하는 것이다. 사랑이 그렇듯 일상적인 삶에서도 선호는 불변이 아니라 가변적이다.

 

나는 아파트를 이용개념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주위 많은 사람들이 재테크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치자. 처음에는 나의 생각이 유지되겠지만 계속해서 독야청청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소속 집단의 사고에 쉽게 동조해버리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나만의 부동산과 삶에 대한 독특한 철학이 있지 않고서 말이다. 인간의 선호나 욕망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주위 상황에 의해서 수시로 바뀌는 가변적인 존재다. 아침부터 잘 때까지 마주치는 상품 소비 광고는 나의 선호나 욕망을 수시로 바꾸도록 부추긴다. 언론에서도 ‘당신의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라’는 그럴듯한 구호로 돈벌이 욕망을 자극한다.

 

지난 10년 동안 무주택자였던 대기업 임원 최인석(53)씨는 최근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사고 말았다. 그것도 전세 보증금을 안고 집을 사는 갭투자 방식이다. 그가 투자한 금액은 집값의 30%인 4억 정도에 불과했다. 최씨는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집을 살 생각이 없었다. 인구 고령화, 주택공급과잉, 금리상승 등으로 집값이 점차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집을 사더라도 기존 아파트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있는 분양을 받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의 예측과는 달리 집값이 급등하자 고심 끝에 집을 사기로 생각을 급히 바꾼 것이다. 최씨처럼 최근 강남권 아파트를 산 사람들은 고소득 무주택자들이 많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자는 “무주택자들이 불안심리가 극에 달하면서 사자로 돌변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갭투자로 아파트를 사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성수기인 겨울방학이사철에도 전세가 잘 나가지 않는 경우도 많다. 갭 투자는 시장에 전세를 공급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갭투자는 전세 지렛대를 활용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전형적인 투기적 행위다.

 

사실 처음부터 투기를 작정하고 부동산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드물다. 많은 경우 애초에는 이용 목적으로 접근했다가 여차 여차한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투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1830~1850년대 미국에서 농장 주인들은 처음에는 면화를 경작하기 위해 농지를 매입했지만 땅값이 오르자 생각이 달라졌다. 자본이득을 노리고 농장을 저장 잡힌 뒤 빚을 더 내 투기 대열에 뛰어들었다. 토지 시장이든, 아파트 시장이든 처음부터 끝까지 100% 실수요자란 없다. 현재까지만 실수요자인 것이다. 실수요자도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지 투기적 수요로 돌변할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주가가 폭등하기 시작하면 고배당주 투자자를 자처하던 사람도 성장주에 손을 댄다. 세상만사가 그렇듯 인간의 마음도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부표처럼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가 품고 있는 욕망은 가슴 저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욕망이 아닐 수 있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라캉이 “나의 욕망은 타자(다른 사람)의 욕망이다”이라고 말했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우리의 욕망에는 타자의 욕망이 깊숙이 개입되어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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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잔치는 끝났나]⑤심교언 교수“할인보단 ‘소비자 친화적’ 단지 개발 우선”

[인터뷰] “정부개입 능사 아냐… 미분양 신축 건설사에 패널티 부과도 방법”

정경진 기자 jungkj@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04.11

▲ 건국대학교 심교언 부동산학과 교수(사진=이코노믹 리뷰 노연주 기자)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굵직한 부동산 이슈가 있을 때마다 항상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건국대 부동산학과 심교언 교수다. 심교언 교수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미분양 시장에 대해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 가치가 떨어진 집값을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관건”이라면서 “현재 수도권 미분양·미입주 문제는 시장에서 소화가 될 수 있지만 건설사 및 지자체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건국대 해봉부동산학관에서 강의를 마치고 나온 심 교수에게서 올해 44만가구가 분양하는 가운데 점점 늘어나는 미분양·미입주 물량 해결 대책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동탄이나 김포, 평택을 중심으로 미입주 가구가 많아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공급 측면에서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물량이 많아서 미입주가 생기는 것이다. 결국 입지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의 대규모 개발은 항상 시장에 큰 충격을 주는데 현재 대거 미입주 발생이 예상되는 지역들이 바로 그 경우이다. 실제 동탄2신도시가 있는 화성시에는 올해에만 3만1776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평택은 3년간 적정 입주 물량 대비 4.8배가 입주한다.

 

수요자 입장에서 미입주가 발생하는 이유는 가격 대비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 금융위기 직후에도 미입주가 많아서 당시 20만호까지 갔었는데 당시 분양받고 입주 시점이 다 돼서 입주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특히 경기 남부권은 다주택자들이 투자를 한 경우가 많은데, 현 정부가 대출을 옥죄는 상황에서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다 보니 잔금을 내지 못해 입주를 못하는 경우부터, 향후 가격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에 입주를 포기하는 경우 등 다양하다. 특히 동탄2신도시는 투자수요가 많았던 곳인 만큼 역 근처는 현재도 인기가 높지만, 역에서 먼 단지들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서 역전세난을 겪고 있다.

 

 

 

-올해에만 44만가구가 입주하는 등 입주폭탄인 데다 미분양도 증가추세다. 경기권이 특히 미분양 위험지역으로 불리는데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방법은 사실 가격을 조정하는 수밖에 없다. 경제학의 수요·공급 그래프를 주택시장에 적용한다면, 현재 가격에서 수요자가 부족하다면 가격을 낮춰서 수요층을 넓히는 방법이다. 예컨대 4억원이면 사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도 3억원대라고 하면 구매할지를 고민한다.

 

문제는 가격을 어떤 방식으로 낮출 것인지다. 과거에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졌던 것이 바로 할인분양이다. 2014년 인천에서 할인분양 반대 시위 과정에서 한 명이 분신자살을 한 일도 있었다. 집값을 100% 다 주고 들어온 입주자들이 있는 반면 미분양이 나자 공사금 회수를 위해서 건설사에서 할인분양을 해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직접적인 할인분양 말고도 펀드 등을 통한 가격할인도 있었다. 대거 미분양이 난 단지를 대상으로 사모펀드에서 건설사로부터 40%가량 할인을 받아 매입한 뒤 해당 물건을 전세로 돌렸다. 이후 몇 년이 지나서 아파트값이 오르자 매매를 해서 배당이익을 챙기는 것이다. 하지만 집주인 입장에서는 이 역시 할인분양이나 마찬가지라서 갈등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 밖에 전세분양도 금융위기 이후 유행한 방법 중의 하나다. 분양가의 70%를 보증금 형태로 받고 전세로 공급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 매매를 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다만 분쟁 여지를 간과할 수가 없는 것이 시간이 지나서 반환하게 될 경우, 건설사가 수요자에게 과도한 원상회복의무를 부과한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예컨대 ‘분양 상태로 원상회복을 하라’고 할 경우 그곳에 살았던 세입자는 벽지마저 새로 교체해야 했다.

 

 

-가격을 조정할 경우 분쟁의 소지가 다분한데 다른 측면에서의 해결방안은 없는지?

 

►주변 환경을 이용해 입주율을 높이는 방법도 있다. 예컨대 동탄이나 평택은 새로 들어서는 단지가 많아서 교통부터 학교, 어린이집, 편의시설 등이 입주 초기에는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전세 세입자 입장에서는 살기 편리한 곳에 거주하려고 하지 굳이 거주여건이 불편한 곳에 살 이유가 없다. 입주폭탄이 문제가 되는 이유도 입주물량이 몰리면서 전세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역전세난이 발생한 것인데, 반대로 거주하기가 편리한 여건을 만든다면 상황은 지금과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것 역시 가격의 문제로 볼 수 있는데, 주택가격을 직접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입주자가 먼저 입주함으로써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보전해주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는 건설사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단지 활성화를 위해 단지 내 상가 임대료를 초창기에 저렴하게 제공해 입주민들의 생활 불편함을 감소시키고, 셔틀버스 등을 운행해 교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지자체에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학교를 조기에 개설하고 어린이집, 노인시설 등을 공격적으로 빠르게 공급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처럼 생활 불편함을 낮추고 소비자 부담이 없는 상태라면 신도시 등에서는 빈 집을 채우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해진다.

 

그러나 미입주 및 미분양이 문제가 됐을 때 건설사들이 주체적으로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지는 다소 의문이다. 최근 3년간 주택시장 훈풍으로 건설사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많아지면서, 미분양 해결을 위한 비용 지출보다는 소위 ‘버티기’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서는 미분양이 난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시장에서 흡수될 것이라고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공공택지 입찰에서 건설사 평가 시 단지활성 기여도를 측정해 감점 등을 부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 현재 미분양·미입주를 해결해야 된다고 보지는 않는지?

 

►금융위기 직후 전국 미분양 물량이 20만호에 이르렀을 당시 수도권과 지방 비중은 각각 절반 수준이었다. 이때는 미분양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번졌기 때문에 정부에서 부동산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지만, 현재 미분양 수치를 본다면 수도권은 전체 미분양 중 10% 수준에 불과하다. 지방은 정부의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지만 수도권은 그렇지 않다. 3~5년 내에 수도권에서 흡수가 가능하고 설령 가격하락이 있다고 해도 금융위기 등이 없다면 수도권 아파트 가격 역시 10% 하락 수준에 머무를 것이다.

 

미분양이 사회문제가 된다면 국가가 개입을 해야겠지만 지금은 그 수준이 아니다. 만약 집값이 하락해서 입주를 못해 미분양이 문제가 되니 국가가 개입해야 된다는 것은, 개인투자에 있어서 과연 정부가 어디까지 관여해야 하는 것인지까지 고민해야 한다.

 

또한 정부가 규제를 많이 하고 있다고 해도 집값이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한다면 경기부양책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집값이 하락한다는 것은 결국 개인의 자산가치가 감소하는 것이고 그 부분에 대한 손실 부분은 국가에서 부담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75세 노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이 집 한 채뿐인데, 그 집값이 5억원에서 2억원으로 하락한다면 노인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능력 역시 그만큼 감소하게 되고 이는 국가의 노인부담으로 이어진다.

 

 

-앞으로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동산 지역은 어디라고 생각하는지?

 

►특정 기업, 특정 산업에 의존해서 형성된 부동산 시장은 해당 산업이 흔들릴 때 버틸 지지대가 없다. 현재 거제도와 군산이 대표적인 예다. 조선업이 오랜 기간 경기 불황을 겪으면서 거제도 주택시장은 미분양 가구가 한 해 동안 625% 늘어났다. 군산은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1년간 인구가 2500명이 감소한 데다 아파트값 역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반도체 공장 배후 도시로 조성된 평택 역시 리스크가 높은 시장으로 볼 수 있다. 지금은 예측할 수 없지만 기업은 수익추구가 목적이기 때문에 이윤이 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공장을 폐쇄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같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지극히 낮지만 거제도나 군산 등의 사례가 있었던 만큼 유의할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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