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국제자산신탁등)

부동산신탁업 지각 변동…1분기 은행계열 급성장.책임준공형 상품 힘입어 약진…중소 신탁사, 매각설 등 위기감대형 금융사 중심 재편" 우려.

Bonjour Kwon 2018. 5. 3. 07:22

 

2018.05.02

 

금융위는 하반기 추가인가 착수…"대형 금융사 중심 재편" 우려에 "규모, 합리적 결정"…1~2개 될듯

 

 

금융위원회가 2일 부동산 신탁사 신규 인가를 3분기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금융위는 금융권 진입규제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신탁사 추가 인가 절차를 밟기 위해 `금융산업 경쟁도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시장 경쟁도를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평가위원회가 업계 우려와 시장 현황을 진단할 `공론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이르면 올해 3분기에 인가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신탁업계 내에서는 "업계 구조가 대형 금융사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금융권의 시장 진출을 경계하고 있다.

 

이미 대형 은행 계열 부동산 신탁사들은 1분기 수주 실적 순위에서 상위권에 진입하며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력과 규모에서 밀리는 중소 부동산 신탁사들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초 정부 당국이 추가 인가를 언급한 후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미래에셋대우, KTB투자증권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업계에 따르면 11개 부동산 신탁사 중 중위권에 머물고 있던 KB부동산신탁은 올해 1분기 수주 실적에서 1위를 꿰찼다. 기존 선두권인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을 넘어섰다. 하나자산신탁도 3위 자리를 차지했다. 두 회사 모두 은행 지주가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대형 은행 계열 신탁사들이 급성장한 이유는 지난해부터 활성화된 `책임준공형 관리 신탁` 상품 때문이다. 특정 현장을 준공 때까지 책임지고 관리하는 상품으로, 신탁사의 리스크가 증가하는 반면 일반 관리형보다 수수료가 최대 10배를 웃돈다. 책임준공 신탁이 2016년 처음 등장했을 당시 시장 규모는 207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804억원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중소 신탁사에 이 상품은 `그림의 떡`이다.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크니 시행사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하려는 금융회사는 신용등급이 높은 신탁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KB부동산 신용등급은 `A2+`로 업계 `맏형` 격인 한국토지신탁 신용등급 `A2`보다 높다.

 

이런 가운데 일부 중소 부동산 신탁사의 매각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형 금융사가 기존 신탁사 인수를 통해 시장에 진출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한 것이다. 우리은행 등이 신탁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소 신탁사 관계자는 "지방 등 부동산시장도 악화되고 있으니 신탁사 추가 인가는 시장 분위기를 본 후 진행해도 늦지 않다"고 호소했다.

 

업계 우려에 대해 이날 금융위 관계자는 "인가 규모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하겠다"며 "오히려 시장 전체를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부동산 신탁사 관계자들과 회의하는 자리에서 금융 당국 담당자는 추가 인가 규모가 1~2개사 수준일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금융위 측은 "아직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김강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