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H. 처치(Allan H. Church)
제이 A. 콩거(Jay A. Co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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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로서 새로운 팀을 맡아 이끌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인계받은 팀원들의 재능을 평가해 등급을 나누는 것이다. 이때 적어도 3가지 면에 중점을 둔다. 첫째: 역량. 각 팀원이 자기 업무에 맞는 역량을 갖췄나? 둘째: 동기. 각 팀원이 업무에 필요한 추진력과 새로운 기술을 익히려는 의지를 갖고 있나? 셋째: 대인관계 기술. 상사는 물론이고 팀원들과 건설적인 사내 관계를 맺을 수 있나? 이 3가지 기준을 뛰어넘는 직원은 A급, 고성과자다. 실력은 있지만 아주 특출하지 않은 직원은 B급이다. 언급한 기준을 하나 이상 충족하지 못하는 직원은 C급, 저성과자다.
팀을 맡은 초기에는 업무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거나, 계속해서 마감에 늦고 요구사항을 못 따라가는 저성과자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저성과자는 기대치의 40~50%밖에 못해낼 수 있다. 일이 늦고, 업무 처리를 제대로 못한 이유를 다른 사람이나 외부 요인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더 정확하게 지시와 기대사항을 말해 주지 않았다면서 당신을 비난할지도 모른다.
가장 좋은 성과를 낸 팀원에게 관심을 쏟기 십상이지만, 저성과자를 등한시하면 게으른 관리자가 될 뿐이다. 많은 관리자들과 일하면서 우리는, 저성과자의 성과를 개선하고 팀 내 역할을 강화하는 일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들이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저성과자는 뛰어난 인재가 승진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로막는다. 그러면 뛰어난 인재들은 리더로서 당신의 능력을 의심할 것이다. “왜 우리 팀장은 수준 낮고 의욕 없는 저 사람들을 그냥 내버려 두지? 대인관계 기술도 형편없고, 세세하게 업무도 못 챙기는데? 내가 이 사람 밑에서 얼마나 의욕을 잃고 일하는지 안 보이나?”
그렇다면 저성과자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보통은 ‘해고’를 답으로 내놓는다. 하지만 개중에는 활기를 되찾고 일할 방법이 있지 않을까? C급 직원을 B급, 심지어 A급으로 올라서도록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이들을 개인적으로 성장시켜서 당신이 더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저성과자들의 역량과 동기를 더 엄격하게 테스트하는 일부터 시작해야하지 않을까?
저성과자라고 다 같지 않다
저성과자는 크게 3가지 유형이 있다. 당신의 할 일은 이중 어떤 유형과 일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첫 번째 유형은 자기 역량을 넘어서는 자리까지 승진한 경우다. 이는 “조직의 상위 직급은 무능한 인물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면서 관료제의 병리현상을 지적한 경영학자 로런스 피터의 주장, 즉 ‘피터의 법칙the Peter Principle’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 유형은 현재 맡은 일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 당신은 팀에서 첫 번째 유형을 내보내야 한다. 어쩌면 부담이 덜한 직위나 사내 다른 일을 맡으면 잘 지낼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냥 조직을 떠나는 것도 정답일 수 있다. 두 번째 유형은 역량을 보유했지만 여러 이유로 동기 부여가 안 된 경우다. 당신은 코칭을 통해 이들을 다시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거나, 더 적합한 업무가 있는지 찾아야 한다. 3번째 유형은 곧 살펴보겠다.
저성과자에게 능력이 부족한지, 동기가 부족한지, 또는 둘 다 부족한지 정확히 알 수 없으면 답답할 것이다. 하지만 주요 임무에 걸맞은 역량을 실제로 갖췄는지 평가하면 된다. 저성과자들에게 어려운 과제를 주고, 단기간에 구체적이면서 정량화할 수 있는 결과를 내게 하라. 마감일과 측정 기준을 명확히 밝히면, 업무의 진전도와 결과물의 질을 측정할 수 있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늘 이렇게 물어라. “목표를 이루려면 어떤 자원이 필요한가?” 이들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은 모두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당신의 지도가 아니라 이들의 역량이 모자란다는 사실이 뚜렷해진다. 결과물을 앞에 두고도 변명으로 일관한다면 배우려는 자세를 갖추지 않았다는 뜻이다. 십중팔구 내보내야 한다.
충분한 동기가 있는지 평가하려면, 저성과자에게 무엇이 동기를 부여하는지 무엇이 부여하지 않는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라. 이들이 적절한 질문을 하는지 집중하라. 자기 능력과 경험을 넘어 학습을 요하는 업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면밀히 관찰하라.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기 위해 업무에 전념하는가? 추가로 노력하고 피드백을 지속해서 받고 싶어 하는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가?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주위 사람에게 각종 정보와 권고, 가르침을 듣고 통합해내려고 하는가?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다면, 그는 당신의 코칭을 기꺼이 따를 의욕 넘치는 직원이라는 뜻이다. ‘아니요’라면, 왜 의욕이 부족한지 근원을 살펴야 한다.
동기 부족 문제를 몇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이를테면 어떤 사람은 주어진 일과 보유한 기술이나 관심사가 어긋나서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 많은 일을 맡았는데, 그 일이 개인적으로 흥미가 없거나 자기 능력을 넘어선다면 자연스레 의욕을 잃을 것이다. 그렇다면 관리자로서 당신은 그가 현재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배우려는 의지가 있는지, 아니면 보유한 기술에 맞춰 다른 역할을 줘야 하는지 가늠해야 한다.
저성과자를 만나면 맡은 일에 의욕이 있는지, 가능하다면 무엇을 바꾸고 싶고 왜 그런지, 현상 유지를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며 왜 그런지 물어라. 할 수 있다면 무엇을 제일 하고 싶은지 물어라. 팀을 이끄는 게 처음이라면, 이들에게 어떻게 팀과 업무를 재구성하고 싶은지 물어라. 일련의 답변을 통해 이들의 기술과 역량이 맡은 업무와 잘 들어맞는지 파악할 수 있다. 많은 경우 저성과자들은, 자신이 잘 하고 즐길 수 있는 업무를 맡으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딜레마는 이들이 싫어하거나 할 수 없는 일을 누구에게 주느냐다.
그런데 팀원들이 의욕을 잃는 이유가 또 있다. 바로 당신이다. 부하직원들이 당신과 스타일이 안맞는다고 느끼거나, 단순히 자신에게 투자하지 않는다고 여기면 업무를 수행하기 힘들어할 것이다. 관리자로서 당신은 뒤로 한 발 물러나, 혹시 내가 직원들의 부진한 실적에 한 몫하고 있지는 않나 돌아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당신은 직원들에게 기대하는 바를 충분히 전달하지 않았을 수 있다. 헌신이란 무엇이고 동기 부여는 이러이러해야 한다며 고지식한 견해를 강요하고 있을 수도 있다. 저성과자를 가까이 두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일은 당신과 직원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3번째 유형에 속하는 저성과자를 보자. 좋은 성과를 내기 때문에 보통은 C급으로 분류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대인관계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저성과자다. 이들은 인간관계를 희생해 가면서 목표를 달성한다.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려 들거나, 냉담하거나, 폭력적이거나, 이기적이거나, 오만하다. 타인의 일을 방해하고, 공을 가로챌 수도 있다. 코칭과 멘토링을 받으면 관심 있는 체하지만 절대로 따르지 않는다. 직속 부하와 동료를 깔아뭉갤지라도, 힘으로 밀어붙이며 일하기를 즐긴다.
이 부류가 보여주는 뛰어난 성과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장기적으로 이런 부류는 궤도에서 이탈하고, 당신 역시 휘말릴 수 있다. 적어도 당신이 팀을 관리하는 능력에 타격을 준다.
이런 부류의 사람이 있다는 느낌이 온다면, 팀원들에게 물어보라. 팀원들이 하는 말에 최대한 집중하라. 동료를 직접 비판하는 일이라 주저할지도 모른다. 즉흥적으로 튀어나온 말이나 완곡하게 돌려 표현한 비아냥이 있는지 잘 듣고, 기저에 인간관계에서 발생한 갈등이 있는지 찾아라. 이를테면 회의에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거나 프로젝트에 기여한 바도 없는데, 최종 프레젠테이션 날에는 나타났다는 말을 할 수가 있다. 회의에서 직속 부하나 동료를 어떻게 대하는지 주의 깊게 보라. 퉁명스럽게 반응하는가, 아니면 몰인정하게 구는가? 다른 사람의 업무를 공공연하게 비판하거나 깎아내리는가? 다같이 한 일을 가로채 자신의 공으로 삼는가?
이 부류에 속하는 저성과자를 개선하고 싶다면, 곧바로 적용 할 수 있는 피드백을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이들의 행동과 당신이 관찰한 인간관계에 나타난 부정적 결과 사이에 구체적인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끌어내야 한다. 이 저성과자들이 보여야 할 적절한 대인 행동은 무엇이며, 당장 그만둬야 할 부적절한 행동은 무엇인지 정확하게 설명하라. 달리 행동하지 않는다면 커리어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솔직히 말하라. 지금처럼 계속 행동한다면 일이나 승진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하라.
어렵지만 결정하라
앞서 우리는 저성과자를 초반부터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저성과자의 업무수행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데 방해되는 요소가 있다. 바로 저성과자와의 개인 관계다. 새로운 팀을 맡을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팀원들에게 호감을 얻고 싶다는 문제가 있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낮은 성과를 내는 저성과자가 전 동료이거나, 심지어 친구이거나, 사내 영향력 있는 사람과 친구일 수 있다. 아니면 근속기간이 길고 충성스러운 직원일 수도 있다. 이런 직원들의 실적을 관리하고 팀에 맞게 조정하는 일은 감정적으로 매우 힘들다. 지인이나 고마운 사람을 훈육하거나 심지어 해고하는 일은 고되다.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고위관리자 수천 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이 중 19%만이 회사의 저성과자 관리가 빠르고 효율적이었다고 답했다. ‘우리도 저성과자를 너무 성급하게 처리했다’고 말한 리더를 한 명도 떠올릴 수 없다. 보통은 행동하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고, 제 기량을 보이겠지 기대하면서 너무 많은 기회를 준 점을 후회했다. 모두 해고로 끝났다.
저성과자가 역량과 동기가 부족해서 눈에 띄는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 결국 마지막에는 이들을 내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해고는 관리자의 의무 가운데 가장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리더라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좋든 싫든 저성과자를 해고하는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당신의 일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 당신이 평가한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저성과자를 솔직하게 대해야 한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상사의 지원을 받고, 인사과에 계속 보고해서 당신이 정당한 과정을 밟고 있음을 공고히 하라.
무엇을 하든 저성과자가 새로운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 않는 한 다른 부서로 보내지 말라. 저성과자를 다른 관리자에게 떠넘기면 리더로서 당신의 명성에 큰 흠이 날 것이다.
최고의 조언은 다음과 같다. 처음부터 저성과자에게 집중하라. 역량, 동기, 대인관계 기술 가운데 무엇이 문제인지, 아니면 전부 다 문제인지 파악하라. 코칭과 기회를 계속 제공해서 적절한 기간 안에 이들의 반전을 이끌어내라. 그에 대한 당신의 태도를 고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라. 그래도 일정 기간 안에 바뀌지 않는다면, 내보내라.
번역: 노이재 / 에디팅: 조영주
제이 A. 콩거(Jay A. Conger)는 클레어몬트 매케나대(Claremont McKenna College) 헨리 R. 크래비스 리더십연구소 연구교수다.
앨런 H. 처치(Allan H. Church)박사는 식음료업체 펩시코 글로벌인재평가개발 (Global Talent Assessment and Development)의 수석 부사장이자, 미국 산업조직심리학회(Society for Industrial-Organizational Psychology) 회원이다.